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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기자 Oct 12. 2021

사람 잡는 다슬기

매년 여름이면 저를 긴장시키는 존재가 있습니다. 손가락보다도 작은 존재, 바로 다슬기입니다. 예, 다슬기탕, 다슬기국에 넣어 먹는 그 다슬기입니다.


제가 지역근무하며 접한 사망자 가운데 가장 많은 수가 매년 여름 강이나 하천에서 다슬기를 잡다가 발생합니다. 의외시라고요? 인터넷에서 '다슬기'와 '사망'를 섞어 검색해보세요. 매년 끊임없이 발생합니다. 제가 있는 지역에서만 매해 최소 10명가량은 목숨을 잃습니다. 


뉴스 하나 볼까요? 한 지역 언론에 실린 기사입니다. 매년 다슬기 채취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네요. 


http://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079746


오늘도 하천 사망자가 발생해 소방서에 전화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시골기자인데요. xx 사망자는 사인이 뭔가요?
다슬기 잡다가 변을 당하신 거예요.
아...


혹시 다슬기를 어떻게 잡는지 아시나요? 다슬기 잡이에 나선 사람들은 수경을 쓴 채 물 속에 머리를 넣고 천천히 이동하며 다슬기를 잡습니다. 이렇게 물 속에 온 정신이 팔리다보니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고, 물 속 이끼에 발을 헛디디기도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심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갑자기 깊은 곳으로 빠지는 겁니다. 당황한 마음에 팔다리를 흔들어보지만 마음이 급해지며 쉽게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그나마 젊은 분들이야 계속 헤엄치다 나올 수도 있겠지만, 나이 든 분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실제로 다슬기 사망자는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층입니다.


올 여름 다슬기 잡이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아무쪼록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 말씀드립니다. 수영 금지 구역 등엔 들어가지 마시고, 깊은 곳에는 가지 마세요. 해가 떨어지면 물 밖으로 꼭 나오시고요. 


다슬기 사망 기사, 이제 더는 쓰고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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