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도저히 안 되겠대."
•••.
"나도 더 이상 힘들어. 나 몇 달 전부터... ... 있어"
???
그녀가 약을 먹고 있다고 했다. 응? 무슨 약?
"병원 다니고 있어.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서... "
나 때문에 그녀가 힘들어한다. 나는 몰랐었다. 아니 모른척했던 것 같다. 알았으면 내가 버틸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안 좋은 상황은 버티면 더 좋아질 줄 알았다. 계속 머리를 굴리며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고민했지만 머리가 아프고 용기가 없어 결과가 두려워 계속 시간이 지나가면 해결해 줄 수 있을까 기대하면서 시간이 지나갔다.
그리고 내가 힘든 것만 생각했다. 앞에서는 말로 그녀를 위로했지만, 그와 동시에 뒤에서는 버티기 위해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내 마음만 보살피기 위해 나를 다독이기에 바빴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위태로워지는 것 같아질수록 나는 나에 대해 더 집착하고 그녀는 사라져 갔다.... 그녀의 병원 발언에 다시 그녀가 내 세계에 등장했다.
위기가 올 때 성벽을 치고 각종 전투 전략을 짜봐도, 실제 행동에 옮기지 않는 한 진짜 전투에 뛰어들지 않는 한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을 텐데.. 혼자 섀도복싱만 하던 나는 뒤에서 지켜보던 코치에게 뒤통수를 탁 맞았다.
이제서야 그녀가 보였다. 나 때문에 힘들었던 그녀가. 애써 괜찮은 척했던. 오히려 나를 더 걱정해 주었던 그녀가... 로맨스 드라마의 여주인공,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역할이 아닌 진짜 나처럼 아팠던, 눈물 흘리던, 밤에 잠 못 자서 뒤척이던 그녀는 이야기 속에 있지 않았고 내 눈앞에 내가 만질 수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나라는 인간은 나를 너무 사랑했던 이기적인 나는 사랑을 그녀를, 상대방을 좋아하는 마음의 크기라고 착각을 했던 나는 그녀를 몇 년 동안 좋.아.했다. 나라는 존재를 좋아해 주고 챙겨주고 긍정해 주고 마음을 써 준 그녀가 고맙기도 해서 더 좋.아.했다. 그러나 나는 그녀를 사.랑.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녀를 사랑했으면 그녀가 그렇게 아팠던 것을 몰랐을 리가 없다. 그녀를 사랑했으면 내가 아픈 만큼 그녀의 아픔에 대해 이토록 관심이 없었을 리가 없다. 관심이 있었다면 같이 아팠을 거고, 상처를 확인하고 핥아주었을 것이다.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야 그녀를 사랑하지 못했던 것을 깨달았다. 그녀에게 그 사랑을 조금이라도 보여줄 수 없게 되어서 너무너무 마음 아프고 미안하다. 다시 만나게 되면 그녀를 이번에는 사랑할 수 있을까.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