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 마이너스 영점오호
나의 옆 반지하 방은 샛문을 통과해 내 방을 지나 조금 더 안쪽으로 가면 나온다. 내 방에서 3미터 앞 왼쪽으로 꺾어지는 곳에는 한 번에 한 명만 입장할 수 있을 정도 되는 5칸짜리 짧은 계단이 있다. 이 계단을 내려가면 바로 앞에 문이 있다.
이 방은 지금 내가 사는 곳보다 5만 원이나 저렴한 월세의 매물로 나왔었고 사실 처음에 내가 살던 곳이다. 그러나 내가 비단 하루 만에 옆방으로 건너오게 된 어떤 이유가 있었다.
평수도 더 넓었던 그 방이 왜 지금의 내 방보다도 싸게 나온 건지는 아마 이 생물의 존재 때문일지 모른다. 입주 첫날밤이었다. 새벽에 화장실을 가기 위해 반쯤 뜬 눈의 몽롱한 기분으로 일어나 흐릿한 문턱을 지나 왼편 화장실 문을 열고 새로 구입하여놓은 하늘색 슬리퍼를 신은 순간이었다.
자취방 마이너스 영점오호
4화로 이어집니다 written by. journey_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