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 지연
나는 성격이 급하다. 우리 기준으로 매우 느리다고 말하는 유럽에 가서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었다. 생각은 늘 '이렇게 빨리 갈 필요가 있나?'로 가득 차 있지만 몸과 마음은 늘 뚝딱을 원했다. 이런 급한 성격으로 인해 놓치고 지나가는 것들이 많았다.
공항 가는 길에 대한항공에서 카카오톡, 어플, 이메일을 통해 알림이 왔다. 비행기 지연이라고. 사람들이 이제 알림에 얼마나 무심해졌는지 느껴졌다. 동시에 내가 놓질까봐 3가지 경로로 알림을 줘서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만약 한 가지 경로로만 알림이 왔다면 읽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지연이 또 한 번의 지연으로 인해 점점 마음이 차분해졌다.
공항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려고 하는데, 사람이 없었다. 내 기억에 인천공항 체크인 카운터는 각 칸 마다 직원들이 앉아 있었는데, 이제는 한 줄에 1~4명이 끝이다. 나머지는 키오스크를 이용해야 한다. 심지어 가방도 내가 직접 해야 한다. 서비스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5년 뒤면 어떤 모습일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항상 우리를 설레게 만드는 전광판. 하지만 내 마음은 아직 의심 중이었다. 비행기가 지였된 덕분에 공항에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나는 간단하게 도넛을 먹었다. 도넛을 먹으면서 면세점을 구경했다. 면세점을 구경하면서 인천공항이,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전통적인 것이 없어지고 있다고 느꼈다. 많이 아쉬웠다.
핸드폰 배터리를 충전하면서 기다렸다. 드디어 탑승한다는 방송이 나왔고 나머지 충전은 비행기에서 할 생각이었다. 드디어 탑승이라니... 계속 불안했고, 이게 맞는 건가라는 의심이 컸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마음 한편에 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 내 진짜 모습으로 믿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왜냐하면 나는 가기로 마음 먹었는까...
to be continued... ... ... ...
Q10: Who was I?
A10: 겁먹은 아이
Q11: What did Ido?
A10: 내 마음 속 긍정적인 것을 믿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