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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져니박 Feb 02. 2024

상상은 현실이 된다

<역설계> 속 원하는 것을 이루는, 마음속 리허설의 힘

생각만 하던 것을, 현실로 이루어준다면

계획대로 되는 게 없다. 너무 추워, 너무 바빠, 너무 졸려... 핑계는 홍수처럼 불어나서, 아슬아슬하게 서 있던 계획을 단숨에 무너뜨려버린다. 그도 그럴 것이 정반대의 핑계도 성립하기 때문이다. 너무 더워서, 너무 힘이 넘치고 시간이 남아 돌아서, 미리 사놓은 인강을 듣지 않고, 짜 놓은 운동을 가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필라테스는 왜 계속 가게 되는 것일까? 미리 계획한 것도 어그러지는 판에, 계획 없이 생각만 하던 것을 이루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라테스는 운동과 재활 치료 목적으로 창시되었다. 필라테스를 하면 자세가 교정되고, 체형이 잡히고, 만성적인 통증이 낫는다.


필라테스는 독일의 조셉 필라테스(Joseph Hubertus Pilates)가 1차 세계대전 중에 운동과 재활 치료, 정신 수련을 위해 창시한 운동 (중략) 잘못된 자세가 교정되고, 체지방량이 낮아지며 근질량이 증가되어 균형 잡힌 몸매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중략) 파워 필라테스를 즐기는 남성들은 다이어트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관절 상태가 개선되고 근력이 향상되어 현대인의 고질병인 어깨와 허리 통증 등의 만성 통증이 호전되는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대한스포츠의학회 <몸과 마음의 건강 챙기는 ‘필라테스’, 도전해 볼까요?> 중 일부


그리고 자연스럽게 (성장판이 닫힌 이 나이에) 키가 커진다. 십몇 분 만에 뭉친 근육이 이완되고, 척추 마디마디가 바로 서서, 수업 시작할 때보다 키가 미세하지만 눈에 보이게 커진 나를 발견했을 때. 그때의 놀라움, 동시에 찾아오는 반성의 시간. 키가 커질 수 있단 가능성은 운동을 가는 좋은 동기부여가 되었다.


출처 : Unsplash 의 sippakorn yamkasikorn



척추를 세워요? 아뇨, 키 커어지세요!

체험 수업을 포함하면, 여태까지 예닐곱 명의 필라테스 선생님을 만나보았다. 용어나 기구는 동일하지만 그것을 설명하고, 시범을 보이고, 회원에게 피드백을 줄 때의 말투나 제스처는 다 달랐다.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하나의 피드백만은 제외였다. 몸풀기 루틴 때 '키 커지세요~'라고 한다. '척추를 바로 세우세요' 하지 않고.

강사 A : (회원의 정수리보다 몇 cm 위 허공에 손을 대고) 자 여기까지~ 키 쭉 커지세요~
강사 B : (눈을 감고, 꿈꾸는 듯한 목소리로) 키 커지는 상상을 해보세요, 천장까지 키 커어어지세요~


그 자리에서 키가 커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키가 커진다는' 상상, 그것도 어디까지 키 커지라는 구체적인 주문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필라테스 왕초보도 그 상상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목, 등, 허리 움츠리고 뒤틀렸던 곳을 펴고자 하는 장력이 생기고, 숨도 아주 깊이 들이쉬게 되는 것이다.


왜 OO쌤도 다른 필라테스 선생님들이랑 똑같이, '키 커지세요'라 하세요,라고 물어본 적은 없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체력장에서 신장 잴 때 키 1~2cm 키워보겠다고, 심호흡하고 몸을 바로 세웠던 경험을 상기시키기 위함일까?


출처 : Unsplash 의 Victoria Strukovskaya



(성공하는) 상상도 현실이 된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 브라질의 전설 축구선수 펠레, 복싱 헤비급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 등 수많은 운동선수들은 훈련 시간이 아닐 때에도 훈련을 한다. 마음속으로 리허설을 하는 것이다. 그냥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구체적으로 경기를 하듯이, 몸을 쓰며 그려내는 것이다.  


나는 어떤 유니폼을 입었는지, 상대가 어떻게 접근해 오며, 나는 어떻게 공격을 막아낼 것인지.
경기에 나서며 스스로 무엇을 다짐할 것이며, 도착한 경기장의 모습, 관중의 응원과 열기.    


론 프리드먼 저 <역설계>에서는 '마음속 시뮬레이션'은 멘탈 관리 정도가 아닌 실제 성공률을 높이는 척도라고 설명한다. 보통의 훈련뿐 아니라 '이미지 트레이닝을 함께 활용하는 선수는 연습량을 절반으로 줄이고도(p263)'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고된 신체훈련보다 시간이나 힘을 절약하고서도, 실제 심장과 호흡, 근육은 활성화된 것.
 

나는 운동선수는 아니지만, '키 커지는' 마음속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면서, 점점 리허설 시간은 짧아지고, 효과는 빨라진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출퇴근 길에도, 필라테스하면서 '키 커졌던' 상황만 생각해도 즉시 휴대폰 본다고 쑥 나왔던 목도, 춥다고 웅크렸던 등도 곧게 펴게 된다. 호흡도 천천히 가다듬게 된다.


마음속 리허설의 효과는 운동경기뿐 아니라
면접, 입시, 발표 등 여러 가지 도전을 성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2024 갑진년 새해를 맞이하어 조금 더 다양하게,

원하는 것들을 이루는, 성공하는 상상을

구체적으로, 반복해서 해보려고 한다. 파이팅!


출처 : Unsplash 의 Chaos Soccer Gear

져니박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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