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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퍼 Jul 28. 2021

하루에 30분, 나를 위한 시간.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아무 생각이 없다. 회사에서 모든 에너지를 사용하다 보니 집에 돌아오면 아무 생각 없이 핸드폰을 바라만 본다. 한자리에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다 보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은 머릿속으로 알고 있는데 몸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조용히 침대에 기대어 앉으면 그날은 모든 일은 뒤로 미뤄두고 몇 시간을 그 자리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나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는 것 같았다. 계획은 공들여 세워두고 다시는 열어보지 않을 새해 다이어리처럼. 


사라진 의욕을 찾기 위해 동기 부여 영상을 보지만 그때뿐이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었다. 이런 쳇바퀴 같은 삶에 신물이 날 때쯤 유투버 김유진 변호사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 30분, 나에게 주는 선물 나를 위한 시간. '  


난 빠르게 달리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뛰는 스타일이었다. 열심히 뛴다는 것은 참 위험한 것 같다.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달리지만 이게 맞는 길인지 아닌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열심히 달리기만 한다. 

일정관리 어플을 보면 미팅, 약속, 예약 등 다양한 일정들이 가득하지만 그중 나를 위한 일정은 오직 단 하나 생일 밖에 없었다. 



그것도 내가 직접 설정한 것이 아니라 핸드폰에서 자동으로 내 생일을 체크해 두었다. 자기 자신에게 30분이라도 자유시간을 줘야 한다라는 말에 그동안 풀지 못했던 문제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 


단 30분 만이라도 나에게 시간을 준다면 오후에 어떤 급한 일정이 생겨도 시간을 빼앗긴다거나, 아깝다고 생

각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동안 고생했어, 힘들었지?라고 위로해 주는 것 같았다. 만약 30분이라도 나에게 시간을 준다면 퇴근하고 멍하니 있어도 죄책감에 사로 잡힐 일도, 갑자기 일정이 생겨도 내 시간을 뻇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다. 


영상을 보고 난 다음날, 아침 기상 시간 오전 5시 30분.


오랜만에 아침 일찍 일어나려 하니 온몸이 격하게 싫증을 낸다. 다시 눕고 싶다는 생각이 들 찰나 화장실로 달려가 찬물로 세수하고 책을 읽었다.  언제 샀는지 기억나지 않은 메밀차 한잔 마시며 재즈 노래를 듣고 아침까지 챙겨 먹었다. 


항상 급하게 나갈 채비를 했는데 오늘은 여유롭게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갔다. 아침 햇살이 이렇게 포근했구나, 이것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나에게 여유를 주지 않았던 자신에게 미안했다. 


오늘부터 나에게 여유를 주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미라클 모닝, 나에게도 조그마한 기적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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