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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퍼 Oct 08. 2021

화이자 2차 접종을 맞고 나서 든 생각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해도 어디가 더 저렴하고 빨리 배송되는지 알아보는데 백신은 얼마나 더 꼼꼼하게 알아봤을까? 하루 종일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을지 얀센을 맞을지 모더나를 맞을지 고민의 연속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SNS에서 백신 부작용으로 인해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소식을 들으면 이걸 굳이 맞아야 되나 생각도 들었다. 


맞아도 죽고 안 맞아도 죽는다면 백신을 맞아야 될 필요성이 있을까? 과장된 정보 속에 진실을 가려내기 어려웠다. 백신을 투여받은 사람 대비 부작용 확률은 1퍼센트 미만이라고 하지만 그 작은 확률 속에 내가 포함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분이었다.  


그렇게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러 드디어 백신을 맞기로 결정했다. 호주 정부에서 화이자 백신을 나이 제한 없이 맞을 수 있게 되면서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화이자 백신을 신청했다. 가뜩이나 인터넷이 느린데 백신 접종 예약으로 웹사이트가 먹통 되어 다음날 오전 7시에 예약을 해야 했다. 


오전 7시가 됨과 동시에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먹통이었다. 한 시간 동안 새로고침을 눌러도 접속할 수 없어서 백신 접종 센터에 찾아갔다. 예약하지 않은 사람들은 기다임의 연속이었다. 미리 예약한 사람들이 갑자기 취소하거나 방문하지 않을 경우 예약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백신 투여 기회가 오다 보니 직접 찾아가도 맞을 수 있을지 없을지 미지수였다. 


 하염없이 기다리다 접종 장소에 도착한 지 네 시간 만에 백신을 맞았다. 흰색 벽, 간이 주사실, 대기 의자를 보자 백신 접종 센터 내부는 영화 속에 나오는 세트장 같았다. 주변을 둘러보다 방역복을 입은 분들이 곳곳에 배치되어있는데 얼굴에 피곤함이 찌들어있었다. 이곳에서 고생하는 분들의 모습을 보고 세트장 갔다고 생각했던 내 모습이 참 부끄러웠다. 


특정 알레르기가 있는지, 심장 질환이 있는지 등등 사항들을 확인하고 나서 화이자 1차 접종은 끝이 났다.  걱정을 너무 많이 해서 일까? 집에 와서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핸드폰을 손에 떼지 않고 있었는데 근육통 말고 는 따로 증상이 없었다.  


문제는 2차 접종 때였다. 아픔을 바람의 세기로 정의하자면  1차 접종은 지나가는 바람이라면  2차 접종은 태풍이었다. SNS에 2차 접종 후 팔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아팠다며 원피스 백신 짤을 카톡 프로필 사진으로 해두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왜 그런 짤이 돌아다녔는지 알 것 같다. 


백신을 맞은 당일 저녁 갑자기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불안한 마음에 파나돌을 복용하고 잠이 들었는데 자다 깨다를 여러 번 반복하다 하루를 지새웠다. 다행히 열은 떨어졌지만 팔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조금만 힘을 주어도 가슴까지 통증이 번졌다. 잠을 자다가 잠결에 왼쪽으로 몸을 돌렸는데 통증 때문에 잠을 여러 번 깼다. 


가뜩이나 속도 메스끄럽고 두통도 있는데 잠까지 제대로 못 자니 신경이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졌다. 건강 상태가 걱정이 된 친구는 며칠 먹을 수 있도록 야채죽을 만들어주었다. 타지에서 아프면 서럽다는 말이 이래서 나오는 걸까?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연락할까 말까를 반복하다 가족 프로필 사진을 보고 아픈 걸 알면 걱정할까 봐 핸드폰을 꺼버렸다. 


잠이 보약이라며 항상 잠을 잘 자야 된다고 아버지가 항상 이야기하셨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약 먹고 15시간 정도 잔날 왼팔의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팔도 어깨 높이 이상 올릴 수 있었다. 

우려한 것과 다르게 2차 백신은 끝이 났다. 


이번에 백신을 맞으면서 운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을 잘하지 않았는데 건강을 잃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이제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된다면 나의 미래를 위해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다들 2차 접종 잘 맞길 바라며 의료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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