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하지 않아도 그 어떤 색보다 자연스럽고 석류를 머금은듯한 입술
찌든 삶의 자국을 찾아볼 수 없는 싱그러운 눈웃음
뒷걸음질보다 전력 질주가 어울리던 그 시절
어미 품속에 숨어있는 아기새가 첫 날갯짓을 위해
높은 곳에서 지면을 내다보며 첫 시련이 느꼈을 때
뒷걸음질 쳐도 그 아기새에게는 내일이 있었다.
지금은 첫 시련을 언제 겪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적어도 내일보다 오늘이 소중하다는 것을
한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학교 끝나고 자주 가던 번화가도 이제는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시기라는 걸 알려주었다.
서서히 밖으로 밀려나는 심정이 이런 걸까?
가끔 어른들이 왜 이런 번화가에 있는 걸까 의문이 들었는데 그들도 아직은 청춘이라 생각했겠지?
늙음에도 미학이 있다는데 난 아직도 벚꽃을 보고도 미소 짓는 봄이다.
이제는 왜 엄마가 나이 들기 전에 사진 하나라도 더 찍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지 알 것 같다.
나의 청춘은 아직도 그대로인데 미련만 많아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