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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퍼 Sep 19. 2020

Ep 47. 갑자기? 시드니? 2탄

새벽에 화장실을 몇 번을 왔다 갔다 한지 모르겠다. 체크인 하기 2시간 전 겨우 눈을 붙였다.  전날 기름진 음식을 먹고 바로 잤더니 탈이 났나 보다. 하필 이런 날에 탈이 나서 고생하는지, 결국 조식은 구경도 못하고 체크아웃했다.  여행할 때 상비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낀다. 꼭 중요한 순간에 집에 두고 와서 필요할 때 사용도 못해보는 것 같다. 숙소 근처에 있던 공원을 기점으로 오페라하우스까지 걸어갔다가 달링하버로 넘어오기로 했다. 


첫 번째로 간 곳은 하이드 공원(Hyde Park)이었다. 이곳에는 시드니에서 유명하다는 세인트 메리 대성당(St Mary's Cathedral) 이 있었다. 이곳은 멜버른의 칼튼 가든을 연상시키는 공간이었다.  멜버른과 마찬가지로 공원에 오면 여유로운 사람 들으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잔디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 ' 

' 날씨가 좋아서 선탠 하는 사람들'

' 아이들과 놀아주는 부모님들 '

' 나 같은 여행자들 '




공원을 따라 위로 올라가자 로열 보타닉 가든(Royal Botanic Garden Sydney)이 나왔다. 전날 먹구름이 심해서 날씨가 흐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맑아서 좋았다 그 덕분인지 가든은 한층 더 초록 초록해 보였다. 얼마 만에 휴식다운 휴식을 즐겨보는지 공원을 걷기만 해도 힐링되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을 따라 걷다 식물원을 발견했다. 내부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지만 다양한 식충식물들을 볼 수 있었다. 평소 보았던 파리지옥, 끈끈이주걱 도 있었도 생전 처음 본 식물들도 있었다. 내부는 습도 조절을 위해 가습기를 계속 틀어둔 상태인데 내부 열은 빠져나가지 못하다 보니 사우나에 온 느낌이었다. 





식물원에서 10분 정도 걸었을까? 달링하버와 함께 오페라 하우스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 길을 걸으면서 다시 한번 호주의 햇빛이 얼마나 강렬한지 다시 한번 느꼈다. 나무 한 포기도 없는 아스팔트 위를 걸으며 낭만적이기만 할 것 같던 길이 뜨거운 햇빛으로 인해 지욱 불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가끔 구름이 햇빛을 가리고 지나갈 때마다 다음 구름은 언제 오는 걸까 미리 확인하기도 했다. 

지역 주민 분들은 나시티에 반바지를 입고 뛰어가는 데 이 더운 날에 따가운 햇빛을 받으며 뛰는 모습을 보고 존경스러웠다.

 

오페라 하우스 하우스는 생각보다 아무것도 없었다. 주변에 카페, 레스토랑 거리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도착했을 때 사람들도 몇 번 사진만 찍고 돌아가기 급급했다. 혹시나 주변에 다른 볼거리가 있을까 하여 주변 한 바퀴를 돌아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도 살면서 한 번쯤은 오페라 하우스를 보고 싶었는데 소원 취를 했다. 결국 5분 정도 둘러보고 밥을 먹으러 갔다. 





하버를 따라 내려가다 구글에서 맛있다는 레스토랑을 발견했다.  탈이 나서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투어를 하다 보니 기진맥진했는데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다행히 예약 없이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수 있었다. 모스카토 한잔을 마시며 주변을 구경하는데 여행객들로 붐비는 곳이어서 그럴까?  시끌벅적하고 활기찼다.

이곳에서 운 좋게 대학교 친구 윤 스터를 만났다.  어찌나 반갑던지 술 한잔 하고 싶었는데  친구도 선약이 있었고 나 또한 친구들과 여행을 온 것이기 때문에 다음번을 기약하며 인사만 마치고 헤어졌다. 


분위기 때문일까?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피시 앤 칩스였는데 이곳에서 먹으니 더 맛있었다. 



Eastbank Cafe.bar.pizzeria / 61-69 Macquarie St, Sydney NSW 2000



레스토랑 바로 옆  페리 정류장인 서큘러키(Circular Quay)가 있었다. 페리를 타고 숙소 근처까지 이동하고 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이외에도 관람차, 아쿠아리움, 달링하버 맛집 등을 투어 했다. 하루 시간을 알차게 사용하고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 

 

여행을 계획한 친구들에게 너무나 고마웠다. 친구들이 이렇게 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는 동안 멜버른을 제외하고 한 곳도 못 돌아다녔을 것 같다.  비행기에서 결국 모두 곯아떨어지고 튤라 마린 공항에 도착하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피곤함과 동시에 다음날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에 괴로웠지만 친구들이 이렇게 나를 위해 배려해주는 것을 보고 감동받았다. 


그리고 한국에서 만나게 되면 앞으로 여행루트는 나에게 맡기라고 이야기했다. 






Sydney Harbour Bridge  / 시드니 하버 브릿지
Darling Harbour Woodward Water Feature
Darling Harbour Woodward Water Fe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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