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이퍼 Oct 10. 2020

Ep3. 혼자보단 여럿이  

집을 알아보러 다니면서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다.  가령 인스펙션 장소에 도착했더니 집을 보여주는 사람이 열쇠를 사무실에 두고 와서 시간을 허비하거나 집을 내놓은 세입자가 늦잠을 자게 되어 40명의 사람이 밖에서 기다리다 지쳐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중 가장 짜증 나는 상황은 일정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연락을 주지 않거나 약속 시간 한 시간 전에 연락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사람이 하는 일이니 무슨 급한일이 생길 수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보니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부동산에서 모든 날자에 인스펙션 예약을 받고 난 후 인스펙션 당일날 신청자가 적은 날은 일정 취소 후 부동산 일정에 맞춰 움직일 것을 요구하는 메일을 보낸다.  

이럴 거면 예약 시스템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출근 시간까지 미뤄가며 인스펙션을 보러 갔더니 예약이 취소되어 빌딩을 서성이다 다시 출근하면  그날 하루 시작은 스트레스를 잔뜩 받은 채 시작했다. 



회사원들은 대부분 주말에 쉬기 때문에  인스펙션은 토요일에 몰려있었다. 외노자 신분인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었다. 일하는 곳은 주로 주말에 바쁘기 때문에 아무리 관심 있는 집이어도 토요일 인스펙션이 잡히면 아쉬움을 뒤로 한채 출근해야 했다. 


비대면으로도 집을 구할 수 있는 한국과 달리 호주는 집을 렌트할 경우 무조건 한 번은 그 집을 보아야 다. 그것이 호주 렌트 법이라고 한다. 

깐깐한 곳은 인스펙션을 보고 난 후 부동산에서 출석 체크 후 이메일로 특정 코드를 발송해준다. 그 코드는 집 렌트 신청할 때 적어야 하는 코드 이기 때문에 신청자는 인스펙션을 어떻게든 봐야 하는 구조였다. 


인스펙션을 보다 보면 경로가 겹치는 사람들이 있다. 나와 비슷한 조건의 집을 알아보다 보니 이곳저곳에서 의도치 않는 곳에서 만난다.  서로 자주 보다 보니 농담도 주고받는 선의의 경쟁자도 생겼다.   

그러던 어느 날 인스펙션을 보던 중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인스펙션을 굳이 내가 보지 않아도 신청할 수 있다고 한다. 부동산에서 신분증을 확인하는 것도 아니고 부동산 측에서도 친구 대신 왔다고 이야기하면 알아서 체크해준다고 한다. 선의의 경쟁자는  이런 방법으로 단기간에 주변 집들을 알아보고 알짜베기 들만 다시 한번 본인이 방문해보고 있다고 한다.


대리로 볼 수 있었으면 나도 그렇게 했었을 텐데 개인 정보를 적어서 무조건 내가 직접 봐야 한다는 생각밖에 었다. 왜 한번 물어볼 생각을 안 해봤을까?  이 사실을 알고 난 뒤 여유 시간이 있는 친구들에게 부탁하여 인스펙션을 대신 가줄 것을 부탁했다. 왜 진작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친구 덕분에 집을 알아보는 동안 많은 도움을 받았다. 두세 명이서 집을 보다 보니 그동안 일정이 맞지 않아 보지 못했던 집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점을 알았다면 반년 동안 생고생을 하지 않았을 텐데 호주에 있는 동안 새로운 것을 배웠다 


혹시 주변에 시간이 남는 친구들이 있거나 앞으로 같이 살게 될 친구가 있다면 인스펙션을 부탁해서 최대한 많은 집을 보고 난 후 그중 마음에 드는 집을 다시 고르자. 어떻게든 집을 알아보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는 것이 좋다. 

 한국은 집을 보고 마음에 들면 바로 계약을 할 수 있지만 호주는  집을 보여줄 때 사람들을 모집하여 집을 볼 사람들을 구하고 난 후 집을 보면 신청서를 제출한다. 부동산에서 1차적으로 서류 검토 후 집주인에게 보 내부면 2차로 집주인이 서류 검토 후 마음에 드는 사람과 계약하는 시스템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집 한집 정성 들여서 보기보다 빠르게 집을 알아보고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다면 신청서를 제출하자. 신청서가 집주인에게 까지 가는데 시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집주인이 나를 선택할 확률도 낮기 때문에  다른 곳에도 신청서를 제출한다면 뽑힐 확률이 조금 더 늘어난다. 

앞으로 집을 렌트하게 되면 은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기간 주변에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지 미리미리 확인하고 양애를 구하는 것이 좋다.

그럼 내가 반년 동안 고생했던 것들보다 더 빠르게 집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Ep2. 렌트 계획 세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