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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퍼 Nov 15. 2020

#15 이웃의 중요성

발코니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여유를 즐기고 있는데 어디선가 시끌벅적한 소리가 난다면 오늘은 언제까지 저렇게 시끄러울까 생각합니다. 비트 소리에 맞춰 거실에 미세한 진동이 느껴지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했다.

집만 렌트하면 모든 게 수월하게 풀릴 줄 알았지만 계약서에 이름이 올라가는 순간 주변 이웃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갖가지 소음들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시도 때도 없이 우는 애기, 주인이 출근하면 벌써 그리운지 하루 종일 낑낑대는 반려동물, 집에서 장사를 하는지 매일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집이 있었다. 아기가 울면 애기 엄마는 얼마나 스트레스받을지,  하루 종일 주인만 기다리는 반려동물을 생각하면 측 운하기 까지 하지만 바로 옆에 사는 집은 한계치를 벗어났다. 


항상 밤만 되면 시끌벅적 소란스럽더니 새벽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허다했다. 몇 번 옆집을 찾아갈까 고민도 했지만 어련히 조용해지겠지 생각하며 귀를 막고 이미 달아나 버린 잠을 달래며 다시 잠을 청한적이 많았다. 

결국 밤새 잠을 자지 못하고 출근하던 날 옆집 사람들과 엘리베이터를 같이 사용하게 되었다. 조용히 그들의 대화를 듣다가 옆집이 에이비앤비인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은 투숙객은 벨튀를 하던 사람이었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려고 할 찰나 인터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무시하려고 했지만 계속해서 인터폰이 울린 탓에 신경 쓰여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옆집 사람들이었다. 호주 아파트의 경우 입구,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려면 건물 카드키를 이용해야 했다. 그 카드는 본인이 살고 있는 층만 이용할 수 있으며 카드키가 없으면 빌딩 안으로,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 없는 구조였다.  옆집 사람들은 잠시 술을 사러 나왔는데 열쇠는 없고 집에 있는 사람들과 연락이 되지 않아 무작위로 본인이 살고 있는 층 사람들에게  인터폰을 걸었나 보다. 


미안하다며 혹시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냐는 말에 무시할까 고민했지만 추운 겨울이었기에 못 이긴 척 로비에서 옆집까지 그들을 데려다주었다. 호의를 베풀면 호구로 보는 건 호주나 한국이나 똑같은 것 같다. 새벽에 다시 인터폰이 울리고 똑같은 패턴으로 부탁을 하지 않는가? 이번에는 친구들에게 연락하라고 이야기하니 온갖 욕설을 퍼붓더니 인터폰을 계속 울려대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 복도 곳곳애 떨어져 있는 마리화나를 보며 어제 상대하지 않은걸 참 다행으로 생각되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문제가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이 사람들은 잊히지 않는다. 나중에 주변 지인들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하니 경찰이나 건물 시큐리티한테 왜 연락하지 않았냐며 호주는 법으로 밤 12시가 넘어가서 소음을 발생시키면 신고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점을 알았다면 바로 신고했을 텐데 이미 이사 오고 난 후에 알아서 아쉬웠다. 그들에게는 하루의 추억일 분이지만 그 같은 건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매번 이런 문제에 직면하다 보니 이만저만 스트레스가 쌓였던 것 같다.    혹시라도 소음으로 고민한다면 빌딩 매니저에게 이런 부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건물 시큐리티 번호가 있는지 물어보고 오후 시간대 건물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면 경찰에 소음 문제로 신고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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