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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본주늬 Feb 25. 2022

유소유 #08 주식 책 추천 좀 해주세요

마음 속 깊이 새길 만한 3가지 주옥 같은 투자계 명대사

학교에서 정규 교육을 받으며 자란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울 때 가장 먼저 책을 찾는다. 스타강사가 추천하는 개념서, 문제집, 모의고사를 풀면 수능 만점이라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투자 세계로 넘어와서 또 속는다. 책은 훌륭한 선생님이지만 고수가 추천한 책 몇 권만 읽고 달인이 되는 건 욕심이다. 주식 책 추천을 해달라는 사람에게 '서점에서 아무 책이나 10권만 읽어보라'고 한다. 그런데 10권도 스스로 못 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위해 3명의 위대한 주식 투자자의 책을 2권씩 준비했다. 많이 읽을 자신이 없으면 최소한 아래 나오는 6권을 읽고 대가들이 남긴 투자계 명대사를 마음 속 깊이 새기자.



1. 피터 린치, 꽃을 뽑아내고 잡초에 물을 주지 마라.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워런 버핏만큼, 아니 어쩌면 워런 버핏보다 더 사랑받는 투자자가 있다. 바로 피델리티 자산운용사의 마젤란 펀드를 13년 동안 이끌며 단 한 차례의 마이너스도 기록하지 않은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다. 피터 린치는 일상에서 투자 기회를 발견했다. 아내가 입는 옷, 딸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 본인이 머리를 자르는 미용실 등 그는 하루 종일 주식 생각 뿐이었다. 내가 피터 린치를 좋아하는 이유는 주식 투자에 입문하는 사람들도 이해하기 쉬운 설명, 중간중간에 피식 웃게 만드는 위트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최고의 펀드매니저가 알려주는 '투자 팁'이 궁금하다면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이기는 투자>를 읽기 바란다.



피터 린치의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개인투자자도 기관투자자 못지않게 훌륭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가 공개한 투자의 비밀은 바로 ‘시간’이다. 피터 린치는 대부분 3년에서 4년 된 주식에서 수익을 냈다고 말한다. 주식 투자로 큰 돈을 벌기 위해서는 남들이 외면할 때 미리 들어가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서 기다려야 한다. 씨앗을 심어 꽃이 피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꽃(기업)이 피어나는 동안 옆에는 잡초(소음)가 무성하게 자란다. 피터 린치의 명대사처럼 '꽃을 뽑아내고 잡초에 물을 주면 안 되며' 소음을 차단하고 기업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것을 기다려야 한다.



피터 린치의 책을 활용하는 방법으로는 '투자 논리 작성'이 있다. 예를 들어 '리오프닝 기대감에 항공주를 매수했다' 혹은'금리인상 사이클에 은행주를 매수했다'처럼 자다가도 누가 물어보면 답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지만 확실한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피터 린치는 주식을 산 이유를 알고 있다면 언제 팔아야 할지는 저절로 알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가장 실현가능성이 크고 기대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집중투자 해야 한다. 핀터 린치는 엄청나게 많은 기업과 산업을 분석했지만, 본업이 있는 개인투자자는 그럴 수 없다. 매번 새로운 주식만 쫓아다니는 투자자에게 그는 이렇게 일침을 날릴 것이다. '가장 좋은 주식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다.'



2. 앙드레 코스톨라니, 주식과 바보 중 누가 더 많은가. 


미국에 피터 린치가 있다면 유럽에는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있다. 피터 린치가 기관투자자였다면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대표적인 개인투자자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상이 떠들썩한 요즘, 그의 이름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세계 대전을 경험한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전쟁이 일어나도 주식 시장은 열릴 것이며, 오히려 전쟁이 실제로 일어나면 주가는 오를 것'이라는 다소 허무맹랑한 주장을 했다. 그리고 수십 년이 지나 전쟁이 발생했고, '페따 꼼쁠리'는 이번에도 들어맞을 가능성이 크다. 주식으로 돈방석에도 앉아보고 알거지로도 살아본 '투자 썰'이 궁금하다면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투자는 심리게임이다>를 읽기 바란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투자 논리를 세우는 기준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그가 제시한 시장의 비밀은 '수급'이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달걀 모형'을 제시하며 시장이 악재에도 더 이상 하락하지 않는 때가 저점이고 반대로 시장이 호재에도 더 이상 상승하지 않는 때가 고점이라고 말한다. 성공적인 주식 투자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반대로 움직여야 한다. 시장에는 소신파와 부화뇌동파가 있다. 소신파(주식)은 적고 무겁지만 부화뇌동파(바보)는 많고 가볍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명대사처럼 '시장에 주식과 바보 중 누가 더 많은지' 살펴보면 매수 시점과 매도 시점이 보인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책을 활용하는 방법으로는 '시장 동향 확인'이 있다. 매일 뉴스를 꼼꼼하게 분석하라는 게 아니라 전체 증시와 관심 종목의 가격과 거래량의 변화를 꾸준히 지켜보라는 것이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내일 시장은 모르지만 오늘은 알 수 있으며 대부분 사람들은 이조차 모른다고 했다. 손실 난 계좌를 보고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시 시장과 거리를 둘 필요가 있지만,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투자를 시작한 이래로 수십 년 동안 시장을 떠나지 않고 시장과 함께 호흡했다. 요즘 시장이 어렵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투자자에게 그는 이렇게 일침을 날릴 것이다. '주식 시장은 항상 불투명했으며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주식 시장이 아닐 것이다.'



3. 워런 버핏, 완전 빗나가는 것보다 대충 맞히는 게 낫다.


나는 어릴 적부터 세계 1위 부자는 빌 게이츠, 세계 2위 부자는 워런 버핏이라고 듣고 자랐다. 그런데 문득 왜 학교에서는 세계 1위와 2위 부자를 탄생시킨 사업과 투자를 가르치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다. 오히려 사업과 투자는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으로 경고하고 저주한다. 워런 버핏은 위대한 투자자이면서 동시에 위대한 사업가이기도 하다. 그가 직접 쓴 책은 없지만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엮은 <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 <워런 버핏 바이블>이란 책으로 출간됐다.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주식 투자로 역대 최고 부자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 일 년에 한 번 쓰는 글 정도는 반드시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워런 버핏의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워런 버핏'이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의 책을 읽을 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밑줄을 긋거나 형광펜을 칠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등장하는 명대사에 책이 금방 지저분해질 것이다. 공포와 탐욕, 가격과 가치의 차이, 경제적해자와 안전마진의 중요성, 레버리지와 제로의 위험성, 특유의 유머와 센스, 오마하의 현인다운 지혜와 겸손 중에서 어떤 내용을 소개할지 고민하다가 포기했다. 그냥 직접 읽어보기 바란다. 나는 워런 버핏의 주옥 같은 명대사를 필사해서 집안 곳곳에 붙여놓는데 오늘도 '정확하게 맞히려다 완전히 빗나가는 것보다 대충이라도 맞히는 편이 낫다'는 문장을 읽고 과감하게 주식을 샀다.



워런 버핏의 책을 활용하는 방법으로는 '투자 원칙 정립'이 있다. 워런 버핏을 존경하지만 '제2의 워런 버핏'을 꿈꾸지 말라고 당부한다. 워런 버핏은 사업이 단순하고 경제성이 우수하고 경영진이 유능하고 가격이 합리적인 기업에만 투자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주식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제 2의 워런 버핏이 아니라 고집스러울 정도로 자기만의 철학이 있는 사람이다. 워런 버핏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임을 증명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부화뇌동하는 투자자에게 그는 이렇게 일침을 날릴 것이다. '수익을 위해 기준을 완화하는 행위는 유효 기간이 지난 치즈를 먹는 것이다.'



검색창에 '주식 책 추천'을 치면 오늘 소개한 3명의 투자자의 책 6권은 단골 손님처럼 등장한다. 따라서 책 제목과 저자 소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책을 추천하는 이유와 활용하는 방법까지 전하고 싶었다. 서점에는 자극적인 제목과 트렌디한 소재로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도 있지만, 유행을 타지 않고 꾸준히 읽히는 스테디셀러가 있다. 우리는 후자를 고전이라고 부른다. 주식 투자자는 베스트셀러보다 스테디셀러와 친해야 한다. 워런 버핏이 주식 투자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아는가? 이른 나이부터 투자를 시작해서 중간에 투자를 멈추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늦은 나이까지 '죽지 않고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다음 편 예고>

유소유 #09 삼성전자, 지금 사도 될까요 (3/4 발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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