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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본주늬 Mar 11. 2022

유소유 #10 내가 투자자가 될 상인가

투자에 어울리는 사람들의 3가지 성향

재능과 노력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에 관한 오래된 논쟁이 있다. 여전히 의견이 통일되지 않았다는 말은 둘 다 중요하다는 뜻일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재능으로 타고나야 되는 것도 있고 노력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것도 있다. 투자에도 이를 똑같이 적용해본다면 나는 투자자로서의 성향은 어느 정도 타고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투자 전략이나 기술은 누구나 배우면 따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은 스스로 얼마나 타고난 투자자인지 점검해보는 3가지 성향을 마련했다. 단, 과학적으로 증명된 이론은 아니니 재미로 읽고 얼마든지 반박해주길 바란다. 나도 타고난 성향에 상관없이 모두가 훌륭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싶다.



1. 몸뚱아리 유지비가 저렴하다.


투자자가 될 가능성이 높으려면 '몸뚱아리 유지비'가 저렴해야 한다. 차마다 연비가 다르듯 최소 생활을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개인마다 다르다. 그런데 몸뚱아리 유지비가 비싸면 투자자로서 두각을 드러낼 기회조차 없다. 복권을 긁어보지도 못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명품가방, 감성카페, 인테리어를 포기하지 못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신체를 가리기만 하면 되고, 끼니를 떼우기만 하면 되고, 수면을 취하기만 하면 된다. 극단적인 비교이긴 하지만 누가 투자 여력이 더 크겠는가? 투자자는 현재의 가짜 부자보다 미래의 진짜 부자를 꿈꾼다. 마치 지금 마시멜로 먹는 것을 참으면 나중에 배로 받을 수 있다는 아이같은 마음으로 말이다.



현금을 들고 있으면 바보라는 말이 있다. 인플레이션이란 도둑이 지갑을 털어가기 때문에 현금을 놀게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분명 맞는 말이다. 다만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한다. 축구에서 아무리 지고 있더라도 제대로 빌드업을 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공격하면 빈틈을 더 많이 내주어 참패로 이어진다. 투자도 축구와 똑같다. 뒷문부터 확실하게 잠그고 차분하게 하나씩 준비해야 한다. 다만 투자는 평생 끝나지 않는 경기라는 점이 다르다. 인플레이션도 울고 갈 정도로 몸뚱아리 유지비를 줄이면서 준비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 저축만으로 부자가 될 수는 없지만 저축하지 않고 부자가 되는 방법은 없다.



몸뚱아리 유지비를 낮추고 싶다면 계획이 필수다. 견물생심이라 하지 않던가. 사람은 필요없던 물건도 보는 순간 갖고 싶어진다. 그리고 마케팅이라는 마법에 이끌려 불과 10분 전까지 인생에서 한번도 필요하다고 생각지 않았던 물건을 사며 합리화를 시작한다. 하지만 막상 사고 나서 며칠이 지나면 구매 직전의 흥분은 사라지고 남는 건 애물단지 뿐이다. 특히 가구처럼 큰 물건은 한번 들어오면 내보내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따라서 투자자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본인이 어느 수준까지 몸뚱아리 유지비를 줄일 수 있는지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없으면 없는대로 살지'라는 마인드가 장착될 때까지 노력하길 바란다.



2. 경제적 악력이 강하다. 


보다 훌륭한 투자자로 성장하려면 '경제적 악력'이 강해야 한다. 학창시절 체력검사에서 악력이 강한 친구들은 대체적으로 손이 크고 측정기를 손에서 놓치지 않았다. 투자자 또한 수중에 들어오는 돈을 꽉 움켜쥐고 놓치지 않아야 한다. 경제적 악력은 단순히 돈을 아끼고 모으는 것보다 한 차원 높은 개념으로, 아끼고 모은 돈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투자 능력이다. '투자(投資)'의 한자 뜻풀이를 보면 '재물을 던지다'라고 되어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많은 돈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키우는 한편 돈과 바꿀 수 있는 가치 있는 자산을 찾는다. 즉, 경제적 악력은 얼마 만큼의 돈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인지 투자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라고 볼 수 있다.



경제적 악력이 강한 사람은 몸뚱아리 비용이 저렴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좋은 투자처가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다른 곳에 지출되는 돈이 너무나도 아깝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나는 한 가지 추가해 투자 세상은 가진 만큼 더 보인다고 표현한다. 많은 투자처가 레이더에 잡힐수록, 그리고 포착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돈이 많을수록 투자자는 흥분된다. 몸뚱아리 유지비가 높고 경제적 악력이 약한 사람들은 한푼이라도 아끼고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하는 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이 보는 세상과 투자자들이 보는 세상은 완전히 다르다. 투자자는 금방 사라지는 음식보다 오래 남아있는 주식을 좋아한다. 



경제적 악력을 기르고 싶다면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짜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유명한 포트폴리오를 따라하는 것도 좋지만 주식, 채권, 금, 달러, 부동산, 암호화폐 등 다양한 자산을 얼마만큼의 비중으로 배분할지 고민하는 경험 자체가 투자자로서 성장하는 데 엄청난 밑거름이 된다. 그리고 나처럼 주식 비중을 항상 70% 이상 유지하는 투자자라면 어떤 기업에게 나의 미래를 맡길지 고민하면서 사업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도 있다. 가진 돈이 수십, 수백만 원이라고 해도 좌절하지 말자. 작은 돈을 먼저 굴려본 사람이 나중에 큰 돈도 굴릴 줄 안다. 시드머니가 작을 때는 실력을 키우는 것에, 시드머니가 커지면 자산을 지키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



3. 부의 전용차선을 달린다.


진정한 투자자의 반열에 이른 사람들은 '부의 전용차선'을 달려야 한다.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등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은 무수히 많다. 그리고 주식 안에서도 성장주에 올인하는 스타일, 적당히 분산하는 스타일이 있고 부동산 안에서도 경매 물건을 싸게 낙찰받는 스타일, 여러 채에 전세 끼고 갭 투자를 과감하게 하는 스타일이 있다. 투자자들은 서로 다른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부'라는 단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각자만의 부의 전용차선에서 액셀을 밟고 있다. 그래서 진정한 투자자는 다른 투자자의 방법을 부정하거나 비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두 부의 전용차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에 서로 방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말고 마이웨이를 가라고 조언한다. 투자도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고 본인에게 맞는 자산과 전략을 깨달은 이후에는 단순화가 필요하다. 자산배분도 좋고, 성장주 올라타기도 좋고, 아파트 갭 투자도 좋고, 할 수만 있다면 선물옵션 트레이더도 좋다. 가장 중요한 건 잠시 부침이 있더라도 믿음을 갖고 중도에 전략을 바꾸지 않는 것이다. 야구에서 돌직구가 최대 강점인 투수가 홈런을 맞았다고 변화구를 던지기 시작하면 스텝이 꼬이기 시작한다. 어떤 자산도 매일 오르지는 못하고 어떤 전략도 항상 통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라. 단기적인 이슈에 휘둘려 계속 엇박자를 타다가 부의 외곽도로로 빠질 수 있다.



부의 전용차선을 달리고 싶다면 목표 지점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 목표가 두루뭉술하면 생각이 복잡해지고 중간에 자꾸 주변을 기웃거리다가 옆길로 새서 늦게 도착하거나 도착하지 못한다. 변칙과 예외를 익히는 건 그 다음의 일이다. 한 가지 팁을 보태자면 부의 전용차선에 목표지점까지 안내하는 깃발을 여러 개 꽂아두는 게 좋다. 끝점을 100억 원으로 잡고 50억 원, 10억 원, 5억 원, 1억 원 등 거꾸로 세워도 좋고 반대로 시작점을 1억 원으로 잡고 5억 원, 10억 원, 50억 원, 100억 원으로 세워도 좋다. 중요한 건 본인이 달리고 있는 차로의 끝에 부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고 완주하는 것이다.



투자에 정답은 없지만 오답은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오답은 절약하지 않고 낭비하는 것이다. 두 번째 오답은 공부를 하는 대신 요령을 피우는 것이다. 세 번째 오답은 기다리지 못하고 휘둘리는 것이다. 절약, 공부, 기다림 모두 '인내'라는 씨앗을 심어 '수익'이라는 결실을 맺는 행위다. 투자 마인드가 부족하고 가난에 허덕이는 사람일수록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 사이가 심리적으로 멀다는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반대로 투자자는 지금 이 순간의 나와 30년 후의 나 사이가 매우 가깝다. 거울 속에 비친 당신의 상을 보아라. 30년 후 모습이 그려지는가? 과연 그는 나에게 감사할까?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미래로 선물을 보내는 투자자가 맞다.



<다음 편 예고>

유소유 #11 금이 아닌 '지금'을 봐라 (3/18 발행 예정)

투자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3가지 마음가짐


지금은 시장이 어려워.


지금 들어가도 되나?


지금 아니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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