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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본주늬 May 27. 2022

유소유 #21 들어보긴 했는데 솔직히 잘 몰라요

의외로 헷갈리는 3가지 주식 투자 용어

지식의 저주라는 게 있다. 어떤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그 사실을 모른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비슷한 현상으로 어떤 용어를 한번 듣고 난 후에는 마치 본인이 그 개념을 확실하게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누군가 정확한 개념을 물어보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주식 투자에서도 워낙 고유명사처럼 많이 쓰이다보니 막상 특정 단어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정확하게 짚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또한 단어의 뜻은 알더라도 그 단어와 관련된 개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오늘은 의외로 헷갈리는 3가지 주식 투자 용어를 짚어가며 투자에서 주의할 점을 정리해보았다.



1. 증시와 지수.


먼저 묻겠다. '증시'가 무엇인가? '네이버증시', '뉴욕증시', '증시폭락' 등 증시는 뉴스에서 매일 등장하는 용어지만 증시가 무엇의 줄임말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증시는 '증권시장'의 줄임말이다. 그렇다면 '증권'은 무엇인가? 여기부터 완전히 꼬인다. 증권이란 증거가 되는 문서나 서류를 의미하는데 특히 특정 재산권을 증거화한 서류를 유가증권, 다른 말로 '주식'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묻겠다. '주식'이 무엇인가? 주식은 주주의 출자에 대해 교부하는 유가증권으로 쉽게 말하자면 기업체 일부에 대한 재산권이며, 증권의 일종이다. 주식을 비롯해 채권이나 펀드 등 금융상품에 대한 증권을 사고파는 곳을 증권시장, 즉 증시라고 부른다.



최근 증시가 폭락하고 있다는 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증권시장이 폭락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증시폭락은 엄밀히 말하면 증권시장의 지수가 폭락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는 또 지수가 궁금해져야 한다. '지수'란 무엇인가? 지수를 정의하자면 다소 복잡해지기 때문에 쉽게 요약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지수는 데이터의 평균이라고 할 수 있다. 평균을 계산하기 위한 기준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고, 가중치로 마음대로 부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우지수30은 미국 증시에 있는 기업 30개를 추려 절대주가를 기준으로 평균을 낸 지수인 반면 S&P500은 미국 증시에 있는 기업 500개를 골라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평균을 낸 지수다.



이제는 증시와 지수를 설명할 수 있겠는가? 앞으로 증시와 지수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떠올리기 바란다. 증시는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 지수는 '사람들의 체온 차트'라고 생각하자. 뉴욕증시는 사람들이 주식을 사고파는 뉴욕의 거리, 증시 쇼크는 시장 안의 사람들이 주식을 던지려고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그리고 지수 상승은 누군가는 뜨거워지고 누군가는 차가워졌지만 전체적으로는 따뜻해졌다고 해석하면 된다. 좋은 물건, 즉 좋은 기업의 주식을 들고 있는 사람이라면 증시 쇼크는 사람들이 광기를 일으키는 것일 뿐 아무 의미가 없다. 오히려 누군가 패닉에 빠져 버리고 도망간 주식을 싸게 주워담을 기회가 된다.



2. 시총과 주가.


한때 나를 굉장히 당황스럽게 했던 몇 가지 질문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6만원이고 현대차는 18만원이니까 현대차가 삼성전자보다 3배 비싼 게 아니냐는 어머니의 질문이었다. 그리고 기업은행 1주의 가격이 1만 원도 채 안 되니까 이런 주식이 싼 주식이 아니냐는 친구의 질문이었다. 시총, 즉 시가총액이라는 개념을 알고 있던 나는 지식의 저주에 빠져 주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시총과 주가, 그리고 절대주가와 상대주가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다. 이제는 왜 그들이 이런 질문을 했는지 조금 이해되기도 하고, 어떻게 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수십만 개의 작은 벽돌로 지어진 초대형 건물과 3개의 큰 바위로 지어진 고인돌을 떠올려보라. 어떤 것이 더 거대한가? 당연히 전자다. 극단적인 비유지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은지 알 것이다. 시총은 전체 건축물의 크기이고, 주가는 건축물을 구성하고 있는 돌의 크기이다.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돌의 속성이다. 워런 버핏은 모조 다이아몬드 전체를 소유하는 것보다 최상급 다이아몬드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 훨씬 좋다는 명언을 남겼다. 비슷한 의미로 절대주가가 비싼 잡주 전체보다 절대주가는 작더라도 우량하고 훌륭한 기업을 보유해야 한다. 절대주가를 보지 말고 상대주가를 봐야 한다. 상대주가 평가 방법은 나중에 개별적으로 깊게 다뤄볼 예정이다.



처음에는 절대주가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지만 요즘 절대주가에 작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투자 전략의 민첩성과 유연성이다. 소비를 할 때는 똑같은 100만 원이지만 투자 관점에서 보면 다른 100만 원이 된다. 만약 100만 원을 가진 사람이 100만 원짜리 주식 1주를 사면 그 주식이 움직이기만을 기다려야 하지만 10만 원짜리 주식 10주를 사면 중간에 다른 기회가 보일 때 5주는 남기고 5주를 팔아서 다른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 함정은 존재한다. 민첩하고 유연한 투자가 성공을 보장한다고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때로는 민첩하지 않고 유연하지 않은 엉덩이 무거운 투자가 더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3. 수급과 세력.


사실 친구에게 최근 하락한 종목에 대해 설명하면서 '수급이 꼬였다', '수급이 들어와야 한다' 말하다가 속으로 '그런데 수급이 뭐지?'라는 의문이 면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수급 ‘수요와 공급' 줄임말로 경제의 기본원리주가를 설명함을 알려준다. 수요와 공급이 존재해야만 시장이 형성되는데, 공포가 가득한 하락장에서도 주식을 려는 사람이 있고 탐욕이 가득한 상승장에서도 주식을 팔려는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장이 존재한다.  수급이 꼬였다거나 수급이 들어와야 한다는 말은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없어서 주가가 하락했으며,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급과 관련해 '세력'이라는 단어도 종종 등장한다. '작전 세력', '외국인 세력', '기관 세력'처럼 말이다. 세력이란 어떠한 속성이나 힘을 가진 집단을 뜻한다. 주식 시장에서 세력주가를 움직일  있는 힘을 가진 집단을 말한다. 개인 투자자를 세력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는 개인이 시장은 커녕 기업 하나 흔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작전 때문에 세력은 부정적으로만 묘사되지만 반드시 들이 이기는 것은 아니다. 요즘 같은 하락장에서는 남의 돈을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기관 세력이 힘을 쓰기 어렵고 환매 요청에 좋은 주식을 싸게 내놓기도 한다. 러한 시스템적 위기에서 개인은 좋은 주식을 싸   있는 기회가 있다.



또한 외국인 세력을 개인들이 역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기본적으로 외국인이 대한민국에 들어온다는 것은 자국의 좋은 매물을 두고 환율 리스크까지 감당하며 투자하는 것이다. 게다가 자금 규모가  외국인 세력은  알지도 못하는 중소형주에서 놀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만한 반도체, 자동차, 금융지주로 플레이를 한다. 따라서 이때도 외국인들이 펀드 환매 리스크나 환율 리스크로 좋은 우량주를 싸게 내던질  주워담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다윗이 골리앗에 맞서 싸우는 방법은 덩치를 키우는  아니라 골리앗이 스스로 스텝이 꼬일 때를 기다렸다가 약점을 치는 이다.



지금까지 누구나 들어봤을 법하지만 막상 설명하자니 어려운 개념들을 몇 가지 소개했다. 아마 당신은 이 글에서 소개된 용어를 전부 정확하게 알고 있을 수도 있고, 반대로 아예 처음 접하는 용어일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의 상식 수준은 다르다. 따라서 용어를 알고 있다고 자만할 이유도, 모르고 있다고 부끄러워할 이유도 없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자세는 이제라도 그 용어의 진정한 의미를 알았다면 그 개념을 자신의 투자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다. 증시, 지수, 시총, 주가, 수급, 세력의 개념을 다시 한번 스스로 점검하며 시장에 흔들리지 않고, 주가에 흔들리지 않고, 작전에 흔들리지 않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길 바란다.



<다음 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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