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닥에서 G마켓으로...
G마켓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고, 페이스북에 연결시켰더니 많은 분들이 들어와 주셨습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힘을 내서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회차에서 면접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입사했다는 것은 저 개인적으로는 중요한 일이지만 다른 분들은 재미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시 G마켓의 전후 사정을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G마켓의 전신인 구스닥(www.goodsdaq.com)은 주식처럼 상품을 인터넷을 통해 사고파는 "인터넷 상품거래소"라는 별칭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인터파크는 증권거래소의 주식매매시스템을 상품거래에 도입한 구스닥(goodsdaq.com)을 설립, 2000년 5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기사참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015&aid=0000206071
시스템에 대해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정리할 예정이지만 간략하게 말하면 일종의 구매 체결 시스템입니다.
증권거래소의 주식매매시스템을 그대로 채택, 특정상품의매도 , 매수자들로부터 호가및 수량을 접수받은뒤 가격 시간 수량 우선순위에 따라 거래를 체결시켜 주는 방식 입니다.
실제로 사자 주문, 팔자 주문, 체결이라는 용어를 회사 내부에서도 썼습니다. 상품이 일정한 확정 금액이 있는 것이 아니라 주식을 사고 팔듯이 사는 사람의 금액과 파는 사람의 금액이 맞으면 체결되어 완료되는 시스템입니다.
(기사 참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008&aid=0000059608
인터파크의 사내 팀으로 시작했던 회사는 2003년 초까지도 그야말로 듣보잡 사이트였습니다. 당시 E커머스에서는 인터넷 쇼핑몰의 인터파크와 이마켓플레이스의 옥션이 양대 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입사해 보니까 제가 구스닥에 이미 가입이 되어 있었습니다. 언제 가입한 거지? 당시에는 그냥 막 가입하던 시절입니다.
아무튼 2000년에 시작한 회사는 분사 이후 여러 가지 일들을 겪습니다. 사이트를 처음부터 만들다시피 한 Y 소장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결론은 무지 무지 힘들었다!
웹 개발자도 많지 않고 알바생들을 모아서 작업하던 시절부터 트래픽이 늘면서 사이트가 다운되고 주문이 실패해서 고생한 일들을 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겪은 일이 아니니 그냥 저냥 전설처럼 들었습니다.
2003년부터 조금씩 매출이 늘면서 투자도 조금 받고 모회사에서도 조금씩 지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2003년 10월 기존 구스닥은 지금의 G마켓으로 사이트를 변경하게 됩니다.
(기사 참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31&aid=0000030544
구스닥으로 시장에 진입할 당시 회사는 B2C의 비즈니스 모델로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이 모델은 기업 구매자 위주의 경매 모델로서 시장 참여자가 판매자와 구매자라는 엄격한 구분이 지어져 있는 모델입니다. 뿐만 아니라 회사는 경매 참가자에게도 일정 자격 조건을 둔 혼재된 경매 모델을 고수 해왔습니다.
(기사 참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30&aid=0000034778
이에 구스닥은 2004년,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C2C형태의 G마켓으로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물론 옥션과 같은 C2C 는 아니었습니다. 당시 옥션과는 다르게 개인 사업자로서의 Customer 서비스 였습니다. 개인 사업자들이 물건을 팔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e-marketplace라고도 합니다. 흔히 말하는 오픈 마켓입니다. 이 부분도 차후 총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픈마켓의 역사도 기대해 주세요)
G마켓이 어느 정도 이름을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제 주변 사람들은 저에게 물었습니다. 왜 A마켓도 아니고 B마켓도 아니고 G마켓이지? CI 하면서 goods, great, global 하는 것을 네이밍을 하기도 했는데 좀 웃겼습니다.
사내에서도 10대 의문점 중 하나였습니다. 도메인 산 게 그거다, 사장님 성씨가 G씨라서다 도 있었습니다.
(기사 참고)
기사를 찾아보니 초창기부터 그런 이야기는 있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30&aid=0000045996
아무튼 2003년 12월 공식적으로는 2004년 1월 G마켓 사이트로 오픈이 됩니다. 나중에 사명도 인터파크 G마켓으로 변경됩니다.
2003년 말 G마켓 역사에서 사명 변경 보다도 더 큰 일이 일어납니다. 바로 B사 머플러 입니다.
G마켓은 공동구매라는 서비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말이 공동구매이지 그냥 판매자를 섭외해서 상품 갯수를 정해 놓고 구매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공동구매로 올라온 중에 이 머플러가 있었습니다.
저는 입사 당시에 모르고 있었지만 당시 인터넷 카페 중심으로 B사 머플러에 대한 소문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었습니다. 원래 가격이 얼마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G마켓 에 등록된 이 머플러의 가격은 3만 원대였습니다. 아무튼 엄청 싸다, 안 사면 손해라는 이야기가 엄청나게 퍼졌습니다.
사이트 트래픽은 급속도로 올랐고 엄청난 사람들이 가입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여성들이 이 것을 사려고 엄청나게 가입을 했습니다. 물량을 대지 못해서 당시 고객센터 팀은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짝퉁 논란까지 일으킬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2003년 초 일일 주문 건수가 몇 천 건이 안되었던 사이트가 연일 그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나중에 G마켓에 HR과 인센티브에 대해서 정리를 다시 하겠지만 G마켓에는 건수 인센티브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일일 건수가 1천 건이 넘으면 10만 원을 전 직원에 무조건 주는 겁니다. 예를 들면 어제 3000건이었는데 오늘 4000건이면 10만 원을 그달 월급에 지급하는 겁니다. (물론 세금은 내야죠)
매일 매일 12시까지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백오피스 시스템에서 주문 건수를 볼 수 있는 마케팅 부서들이나 팀장들, 그리고 IT 부서 사람들은 그게 넘는가를 보는 것입니다. 저도 일부러 남아 있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제가 입사한 12월 22일에 8천 건을 넘었고 과연 2003년 안에 1만 건을 넘느냐 직원들이 기대에 차 있었습니다. 결론만 말하면 넘지는 못했지만 저도 참석한 연말 파티에서는 무용담들이 엄청났습니다. 판매자들을 유치하게 위해서 새벽 동대문을 뛰어 다닌 일, 머플러의 성공을 위해서 중국으로 출장 간 일들도 있었습니다. MD, CA 등 영업 담당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중에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2003년 말에 머플러는 G마켓이라는 사이트를 세상에 알려주었고, 개인적으로는 개발자로서의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G마켓 서비스 중에 제가 입사 이후 오픈했고 유지보수했던 C2C 서비스 인 경매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