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누구를 입에 담 든 글에 담 든 나는 너를 닮고 싶다
입을 여는 순간 입 안 가득 들어오는 공기에 네가 있다
그러니, 숨은 절로 쉬어지고 어떨 땐 과호흡을 한다
쓰러질 듯하다가 눈물이 난다 곁에 없다
참으로 부질없이 지리멸렬한 이 태도에 나도 내게 긴 한숨을 내쉰다
숨을 쉰다 그것밖에 할 수 없었음에 다시 쉰다
만질 수도 볼 수도 그릴 수도 생각할 수도 없어 나는 쉰다
가진 것이 숨뿐이라 이래도 되나 싶게 온 몸으로
온갖 것을 모두 한 번의 숨으로 빨아들이려 한다
이제야 너를 담고 너를 닮는다
들이마셔서 담고 그걸 머금어 닮는다
몇 년의 과정이 내게 걸렸든 나는 숨을 쉬어냈다
너는 오늘도 이유 없이 숨을 쉰다
나는 딱 한 번 이유 없이 숨을 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