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전혀 괜찮지 않지만 웃는다
내려간 입꼬리를 잡아 올린다
고향 바닷가에 떠있는 고깃배 위엔
가족을 잃은 어린 치어들이 서로를 감싸 안는다
어디에서 위로를 찾아야 그만 찾을 수 있을까
교가에 나오는 산에 가면 있을까
사람이 살던 곳을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평평한 땅으로 만든, 태어난 곳으로 갈까
전화기로 내가 어디쯤에 와있는지
좌표를 찍어본다
산사람이나 죽은 사람이나
이 좌표 안에 있으니
나는 살기도 하고 때론 죽어있기도 하다
바람이 불 때 들려오는 옅은 소리에서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한 인간들의 비명이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