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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강 Apr 09. 2022

나는 가끔 연민을 느낀다

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나는 가끔 연민을 느낀다

선거에 낙선한 후보에게도

승리에 도취된 당선자에게도

두 명을 혐오한 지지자들에게도

어제 죽어간 노동자에게도

내일이면 질 봄꽃에게도

종일 지저귀는 새들에게도

이따금 떠오르는 부모님에게도

연락이 끊겨버린 고향 친구들에게도

사랑한다고 말했던 옛사랑에게도

처절하게 연민을 느끼는 나에게도

이 모든 인간들에게

나는 가끔 연민을 느낀다

나는 연민이라고 쓰고

불완전한 삶의 투영이라는 주석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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