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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강 Apr 11. 2022

퇴근길

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처서를 코앞에 둔 

좁은 골목길 저녁에는

검은 비닐봉지 안에 들어있는

팔뚝만 한 맥주병들이 찰랑인다.

건물 사이의 바람들도

퇴근길을 재촉하고

나는 어떨 때 살아있는가

산 아래 산사의 속삭임이

더 이상 들리지 않고

맥주병 사이에 찰랑이다 쨍그랑

끊어진 오징어 다리를

어금니로 앞니로

다시 이어 붙이듯

입은 또 고된 노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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