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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강 Jun 06. 2022

도시의 저녁 식사

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창가의 담배 연기보다

나를 더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김치찌개 냄새.

나는 몇 층에서 올라오는지 모르는

그 냄새 아니 그 향기는

오래 머무르지 않고 내 위층의 사내를

잠 못 들게 합니다

사람 혼자 살기도 비좁은 이 방에서

문득 족히 4인 가족은 되어야만 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사내의 평일 한 낮을 떠올립니다

때아닌 도시의 허기를 가로질러 장을 보고

그 많은 재료를 손질한 끝에 그 사내는

 잉크를 찍어낸 가족관계증명서를 만들어 냅니다

사내의 식탁 위에는 차가운 수저 한벌이 외로이 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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