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발화의 가벼움을 가두는 것이
침묵의 무거움을 견디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을 나는 믿습니다
둥그런 지구가 돌 때
나는 불현듯 세탁기를 돌립니다
세상이 돌아가고 있을 때
저는 머리를 굴립니다
우리의 속도는 다르겠지만
부단히 저는 뒤쫓아갑니다
수상의 영예를 쟁취한 시인의
시를 읽고 휴지통에 넣어둡니다
내 것이 될 수 없으니 보지 않으렵니다
나는 완전히 나여서 남도 완전히 남입니다
오늘도 말의 무게를 느끼고 가벼이 펜을 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