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나 보다
봄이 오나 보다
창밖에 내리는 겨우내 살아남았던
나뭇잎파리 보다
어제 두고 온 계절 속 잃어버린
시간의 향기가 그립다
계절은 시간 속에 분리되어 가고
산산조각 쪼개지는 기억의 반복이
나이 들어감에 큰 웃음 짓는데
찬바람 기억이 남기고 간
그 웃음을
우리는
늘 거짓이라며
아침마다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잔 속
단맛 없는 설탕을 던지듯
습관적인 목 넘김을 지속하지만
오늘은 또 다른 향기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런데
그 향기가
결국
그 향기였다 라는 걸 느꼈을 땐
떨어진 미련의 나뭇가지를
부지런한 미화원 아저씨가 이미 담아간
다음이었다
그래도 참 좋다
이렇게 멀리서 바라보는
겨울꽃 나무의 향기들은
떨어지는 모습까지 보이진 않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냥
늘 멀리서 바라봄이
행복이 아닐까 하는 그 계절에 또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