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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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여행 어디로 가면 좋을까?’
위층에서 레이나(Raina)가 관광안내 팸플릿을 잔뜩 가져다 준다.‘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The Great Barrier Reef)', '울루루 에어즈락(Uluru, Ayers Rock)'… 굵직한 여행 상품부터 세세한 상품까지 무척 다양하다. 하지만 대게는 생각보다 먼 거리. 그리고 만만치 않은 비용.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결정한 곳은 바로 환상의 섬 ‘프레저 아일랜드(Fraser Island)’이다. 브리즈번에서 300 km, 차로 3-4시간 정도의 거리. 때마침 켄트에게 날아온 하비베이(Hervey bay, 휴양지로 유명하며 프레저 섬으로 들어가는 배를 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프로모션 숙박권. 아직 젊~기에 휴양보단 어드벤처를 원하는 우리에게 딱 맞는 여행지다.
그리하여 하비베이 3일, 프레저 3일 총 6일간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켄트와 레이나가 번갈아 가며 운전을 하였다. 이따금 가는 길로부터 약간 비켜난 곳이지만 휴식 겸 미니 관광도 하였다. 호주가 처음인 우리를 위한 세심한 배려와 고민의 흔적들... 고맙다. 글라스 하우스 전망대(Glass House Mountain Lookout), 누사 비치(Noosa Beach)를 거쳐 하비베이(Hervey bay)에 도착했다. 방은 요트가 정박해 있는 마리나 뷰(Marina view)였다. 우린 모두 테라스에 앉아 잠시 그 풍경을 감상하며 휴식했다.
우선 늦기 전에 근처 마트와 주류 매장에서 3일 동안 먹을 식료품을 구입해 두었다. 오늘 저녁은 장시간 운전으로 지쳤기에 밖에서 먹기로 하였다. 리조트에서 멀지 않은 레스토랑에서 피자, 치킨 샐러드, 갈릭 새우 라이스에 맥주를 곁들여 푸짐하게 먹었다. 기분 좋은 저녁 바람을 맞으며 휴양지의 여유로운 산보를 하고 나서 숙소에 돌아오자 켄트가 게임을 제안했다. “우노(Uno)”라는 카드게임이었다. 우노는 스페인어로 숫자 1(One)을 의미하는 말로 색깔과 숫자를 매치시켜 가진 카드를 모두 소진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마지막 한 장의 카드가 남았을 때 “우노!”라고 외치는 것이 이 게임의 포인트. 특별한 설명 없이 몇 번 게임을 해보면 남녀노소 나라 구분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여행 중에 만날 사람들과 해보고 싶은 맘이 절로 생긴다. 브리즈번 돌아가면 하나 구입해야겠다. 산책, 탁구, 수영, 바이올린 연습 등 그저 휴양을 위한 3일이었고 모두 제대로 휴양을 즐겼다.
(2014.11.03)
고고 프레저 섬으로!
세계 문화 유산으로도 지정되어 있는 지상 최대의 모래섬인 프레저 섬은 제주도와 비슷한 크기고 남북으로 길쭉하다. 섬의 대부분이 모래길이기에 4륜 구동 차량이 아니면 이동이 불가능하다. 이번 여행의 운전사이자 투어가이드 ‘커스티(Kirst)’가 4륜 구동 버스에서 내려와 반갑게 인사한다.
'커스티' 호 버스에는 국적 다양한 22명의 승객이 올랐다. 영국에서 온 친구들이 절반 정도로 많았고, 나머지는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등 유럽에서 온 친구들이었다. 동양인은 우리 4명이 전부. 드디어 버스가 간다. 곧이어 숲 속으로 들어가더니 버스는 모래길 위에서 유원지의 놀이기구처럼 좌우로 흔들린다. 커스티는 대략의 일정을 수다 퍼붓듯 방송해 주고서는 신나는 음악을 틀어준다. 모두 즐겁게 노래를 따라 부르며 그 흔들림에 몸을 맞긴다. 우리를 제외하고 대부분 동승자들은 20대인 모양이다. 이윽고 버스는 센트럴 스테이션(Central Station)에 도착했다.
어젯밤 폭풍우가 쏟아지더니 오늘 하루 종일 보슬비가 내리고 그치길 반복한다. 커스티가 점심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여행객은 센트럴 스테이션에서 프레이져 섬의 역사와 ‘딩고(Dingo)’ 관련된 정보를 훑어보았다. 딩고는 프레저 섬에 서식하는 늑대개로, 무리를 지어 다니고 특유의 야생성 때문에 조심해야 된다고 한다. 커티스가 세팅한 임시 식사 테이블. 샌드위치와 주스. 야외에서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며 먹는 식사라 더욱 맛있다. 이때 어디선가 나타난 딩고 한 마리. 무리를 벗어나 혼자 온 것인지 비에 털이 젖어 축 쳐진데다 비쩍 마른 모습이 그저 안쓰럽다. 음식 냄새를 맡고 왔으리라. 모두들 사진 찍어 대느라 분주한 가운데 딩고가 더욱 가까이 다가오자 커스티는 단호하게 겁을 주어 쫓아낸다.
첫 투어 코스 ‘왕굴바 크릭(Wanggoolba Creek)’. 곧게 뻗은 열대 우림의 나무들로 빼곡한 숲 사이로 흐르는 맑은 시냇물. 하얀 모래 바닥이 투명하게 비치어 냇물이 더욱 맑게 느껴진다. 우람하게 쭉쭉 뻗은 나무 기둥에는 배추처럼 생긴 다른 종의 식물이 기생하고 있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를 저 기생 식물처럼 나무에 재배를 해 볼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기생배추’라는 이름으로 ㅎㅎ. 이 아이디어는 기획 스토리를 작성할 때 다시 다뤄볼까 한다.
빗속 산책이었지만 30여분을 걷고 나자 후덥지근하다. 커스티 왈, "모두 수영할 준비되었나요?".
드디어 이 섬의 하이라이트 ‘맥켄지 호수(Lake McKenzie)’에 도착하였다. 여행지로 이곳을 결정한 이유도 이 유명한 호수 때문이었다. 여행 책자에 실린 화이트, 스카이, 블루를 가진 젤리 같이 투명하고 맑은 아름다운 호수를 기대했지만 날이 흐린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비 오는 흐린 날의 호수도 나름 운치 있었다. 조금 춥긴 했지만 수영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었다.
숙소는 4인 1실로 2층 침대, 공동 화장실과 샤워장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여행자들에게 익숙한 시설이다. 식당 ‘딩고바(Dingo bar)’에서 가벼운 저녁식사를 마치고 바로 잠들었다. 비 맞으며 돌아다녔던 탓인지 다소 피곤했다.
(2014.11.04)
7시 30분!
커스티가 버스 앞에서 우리를 반긴다. 섬이 크고 갈 곳은 많기 때문에 일찍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도 변함없이 모래길을 사정없이 달리는 버스. 날이 개었다. 창 밖의 보이는 풍경은 가슴을 설레게 한다. 햇살이 내리쬐는 울창한 나무 숲을 1시간 달렸을까? ‘유롱 비치(Eurong Beach)’에 도착했다. 육지로부터의 접근에 따라 리조트가 나뉜다. ‘허비 베이(Hervey bay)’ 출발은 섬 서쪽의 ‘킹피셔 베이(Kingfisher bay)’가, ‘레인보우 비치(Rainbow Beach)’ 출발은 섬 남동쪽의 ‘유롱 비치(Eurong Beach)’가 편리하다.
유롱 비치에 들어서는 순간 탁 트인 태평양 바다의 수평선과 마주한다. 그때부터 버스는 시속 80키로로 내달리기 시작하는데 해변 모래사장을 이렇게 시원하게 달릴 수 있다니! 바로 ‘75마일 비치(75 Mile beach)’ 모래 해변 하이웨이다. 중간쯤 지날 즈음엔 관광을 위한 경비행기 코스도 있다. 이따금 차창 밖으로 파도가 버스를 삼킬 듯 다가오지만 닿지 못하고 하얀 거품만 남기고 사라진다.
태평양 파도에 침식되어 뼈만 앙상하게 남은 ‘마히노 난파선(Maheno Shipwreck)’을 구경한 뒤 버스는 다시 북으로 한참을 올라 ‘샴페인 풀(Champagne Pools)’에 도착하였다. 갯바위들 사이의 웅덩이가 천연 풀장이 되었다. 성난 파도가 밀려와 풀장을 가득 채운 후 다시 썰물이 될 때마다 하얀 거품이 일어나는데 그것이 샴페인 거품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샴페인 거품... 흠 확실히 비슷하다.
다음은 ‘일라이 크릭(Eli Creek)’. 빗물이 숲을 타고 내려 바다로 흘러가는 작은 시냇물. 유량이 제법 많다. 200m가량 걸어 올라 가서 고무 튜브를 타고 내려오는 이 구름 탄 듯한 기분. 어린 시절 시골의 냇가에서 놀던 때의 즐거움이 떠올라 몇 번이고 내려오길 반복했다. 얼마 만에 느낄 수 있었던 추억이었을까. 어린 시절 소꿉장난을 하던 아이들처럼 그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마무리로 일몰을 보았다. 날이 좋고 구름이 적당히 있어 멋진 사진을 많이 찍었다.
(2014.11.05)
프레저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오늘은 커스티가 강력 추천한다는 “비라빈 호수(Lake Birrabeen)”에 왔다. 새하얀 모래와 투명하고 맑은 물이 아름답다. 태양 빛을 머금은 호수의 물결은 하얀 모래바닥에 투영되어 청초한 마블링을 만들어 낸다. 호수 바닥은 바람에 흔들린 물결이 만들어낸 천연의 패턴이 그려져 발의 촉감이 신기하다. 우린 그저 자연이란 그림 속에 하나의 작은 물고기처럼 녹아들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찾은 호수는 “와비 호수(Lake Wabby)”였다. 프레저 섬에는 크고 작은 담수호가 1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 만큼 독특하고 아름다운 호수가 많은데 특히 와비 호수는 그 접근하는 과정이 신비로움을 더한다. 해안가에서 모래산길을 2키로 남짓 걸어야 했는데 40분가량 걸었을까 언덕 너머로 뜨겁고 황량한 사막이 펼쳐졌다. 저 멀리 사막과 숲이 맞닿은 모서리에 보이는 시커먼 시원함. 바로 반달 모양의 호수 와비다. 너도 나도 급경사의 언덕을 내려가 호수로 뛰어든다. 한낮의 사막에서의 더위는 말끔히 사라졌다.
이제 돌아갈 시간. 3일간 투어를 담당했던 커스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다시 육지로 돌아가는 배에 올랐다. 멀리 수평선에서는 노을이 지고 있었다.
굿바이 프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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