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가 필요한 순간
<엄마네 식당>을 투고하게 된 건
합평회 작가님이 “작은 출판사에 관심을 갖을지도 모르겠어요.”라는 한 마디로 시작되었다.
그 한 마디에 용기를 얻은 나는
곧 출판사를 알아보며 원고계획서와 더미북을 정리해 보내기로 했다
그때, 참고한 사이트는 그림책 박물관인데,
이 사이트가 유용한 게
출판사별로 그림책을 볼 수 있고 출판사의 이메일 주소가 나와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놀랐던 건 그림책 출판사가 990개나 있었다
우리나라의 출판사가 이렇게 많았다니
(물론 활동을 잘하지 않는 곳도 많이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투고할 때, 무조건 내 원고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출판사별로 출간된 그림책을 보며 나의 글과 분위기가 맞는지 확인하고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중에서는 한국/전집/번역/원서 나뉘어 출판하는 곳도 많기 때문에
수고스러워도 출판사가 어떤 곳인지 파악해야 한다
나의 경우 출판사를 하나씩 살펴보며
그중 55개 군데 정도가 가능성? 이 있어 보여
하루에 5군데 정도 투고 메일을 보냈다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절대 단체 메일이나 참조 메일로 같이 보내면 안 되고
각각 따로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출간계획서와 더미북을 보내야 한다
그리고 답변을 기다리면 된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보통 원고가 마음에 들면 2-3일 안에 바로 답장이 오고
길면 일주일 정도 안에는 답장이 온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길어질 경우,
내 원고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50군데가 넘게 메일을 보내고
대부분은 답장을 거의 못 받았지만
몇 군데는 반려메일을 주셨고 (이것도 감사했다)
2군데 정도는 친절하게 이런 걸 수정하면 좋겠다는 조언도 해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그렇게 한 달쯤 지났을까?
어떤 출판사에서도 좋다는 답변을 받지 못하고
이번 원고도 내 컴퓨터 속에 조용히 저장되는구나 생각했다
‘아 역시 내 원고가 부족하구나’라고 마음을 정리하던 때
월천상회라는 출판사에서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메일을 받게 된다
그날 새벽 혼자 메일을 읽으며 느낌이 왔다
‘아, 이거 왠지 잘 될 것 같다!’
그 후, 대표님을 만나고
책을 쓰게 된 이야기를 나누며 출간하고 싶다는 제의를 받았고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좋다고 대답했다
나의 오랜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내가 항상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부족한 점은 많다)
내가 감히?
내가 뭐라고?
하지만 그날 이후 나에 대한 믿음이 커진 것 같다
매일 새벽 일어나 홀로 그림을 그리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꾸준히 하면 이룰 수 있음을
나도 뭔가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벅차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