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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한 행복 Oct 19. 2024

합평하기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과 나눈다는 것

처음 <엄마네 식당>을 가족 아닌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 건

한겨레 교육문화센터에서 천미진 작가님과 함께 수업을 들으면서부터 이다


한겨례교육에 다양한 아동.그림책 강좌가 있다

총 8주 동안의 수업으로

주로 합평 위주의 수업으로 이루어지는데

지금도 합평하면 떨리지만 처음 했을 때는 그야말로 벌거벗은 기분이었다


분명 내 글에 대한 평가인데

나에 대한 평가처럼 들렸고

칭찬이 아닌 지적에는 쉽게 상처도 받았다

(지금은 합평한 지 1년이 넘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단련이 되었다

내 글이 뭐 어때서? ><)



처음 <엄마네 식당> 원고를 보여드릴 때는 글만 가지고 갔다

글을 보시고 작가님은

“처음 원고이지만 잘 썼어요. 그런데 엄마의 이미지가 너무 희생적인 것 같아요.

요즘은 맞벌이도 많은데 시대상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네요. 다시 고민해 보세요. “


엄마의 모습이 희생적으로 보인다는 피드백 ㅠㅠ

아…

너무 현실적인 조언 앞에 나는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9개월 넘게 채색까지 거의 마친 상태였다는 것이었다


좌절을 했지만 그림을 마무리하며

완성된 글과 그림을 가지고 다시 합평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작가님은

“이거 작은 출판사에서 관심을 가질 수도 있겠어요.

한번 투고해 보세요. “라고 말씀하셨다

그 한 마디가 얼마나 힘이 되는지 나는 그 말에 바로 투고를 시작했다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과 나눈다는 것은 굉장히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자꾸 보여줘야 하는 이유는

남에게 보여준다는 생각만으로 내 글을 더 다듬게 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음으로써 나의 사고가 더 확장되게 된다

편하게 글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고 (나는 주로 남편에게 보여준다)

글이 다듬어지면 합평회에 참석하는 것도 추천한다

나의 글에 대한 피드백을 들으면서도 배우지만

다른 사람의 글을 통해서도 배우는 것이 많다

글을 혼자 가둬두기만 하면 실력이 많이 늘지 않는 것 같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합평할 때 주의하는 것은

지적보다는 칭찬을 하려고 하고

나라면 이렇게 했을 것이다라는 조언을 건네려고 노력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썼는데

내가 뭐라고 그 사람의 글을 평가한다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글을 보여주고 다시 다듬고

여러 번의 퇴고를 하며 글을 쓰고 있다


합평을 하고 나면

한동안 그 글을 보기가 싫어지기도 한다 (사실 자주 ><)

그럴 때는 잠시 덮어두었다가 한참 후에 다시 글을 열어본다

그럼 신기하게도 내가 고쳐야 할 부분이 더 잘 보인다


정리하자면,

1 글을 썼다면 보여주자

2 편하게 보여줄 상대가 있다면 좋다

3 글이 다듬어지면 합평 모임에도 참석해 보자

4 나눌수록 글이 다듬어진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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