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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받아쓰기

문장카드로 소환하는 기록들

by 조이


예전에 어느 작가님께서 내가 쓴 글을 캡처해 갔다고 하셨다. 글 쓰는 플랫폼에서 복사 기능이 안 되는 건 당연한데, 캡처까지 할 만큼 마음에 남는 문장이었다니 나로선 영광이었다.


이후 브런치팀에서 문장카드 서비스를 선보였다고 해서 사용해 보았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했을 때 종종 문장카드로 만들어보기도 했다. 문장이 더욱 근사해지는 느낌이다.


내가 브런치에 쌓아온 글은 무엇보다 소중한 내 삶의 흔적이다. 문장력은 부족하더라도 그때 나의 묵상과 다짐을 녹여낸 글이라 예전의 나를 다시 만나는 기분이 좋다.



그러다 유난히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있었다. 쓸 때보다도 더 와닿는 건 왜일까.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마음, 변치 않는 가치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일까. 혹은 더 간절해졌기 때문일까.


사람이 보이는 글을 좋아한다. 글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누구든, 그들을 바라보는 글쓴이의 시선과 그들과의 대화 속에서 느낀 점을 담은 글. 그 글이 감동으로 다가온다면 그 안엔 사랑이 있기 때문이라 믿는다.


문장카드에 옮겨낸 나의 글은 다짐에 불과할 뿐이다. 사람이 보이고 사랑이 드러나는 글을 쓰려면, 언제나 먼저 사랑의 마음으로 사람을 보아야만 가능하겠지. 그러고 보면 글쓰기는 정말 시선의 문제, 관점의 문제란 생각이 든다.


https://brunch.co.kr/@joy-writinglife/153


견고했던 둑이 무너지고, 주변의 물이 내게로 흘러 들어오고, 나의 수면이 높아질 때 내가 바라보고 싶은 풍경을 미리 떠올려본다. 그 밖의 많은 것들을 보게 되더라도, 진정 내가 보고 싶었던 게 무엇이었는지 잊지 않기를.


그러므로 끊임없이 기록할 것이다. 기록했던 글을 문장카드로 소환해서라도 기억할 것이다. 내가 사랑하고 싶은 것들을.




* 카드로 소환한 문장들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하나씩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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