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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랑비 Apr 13. 2018

역사에 길이 남는 지도자란

링컨, 정치라는 삶의 무게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Abraham Lincoln이 노예해방을 이룬 미국대통령이자 미국국민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이라는 정. 초등학교때 숙제로 읽었던 위인전. 아니면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상식을 위해 링컨이 게티스버그에서 했던 명연설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도만 알고 있었다.



링컨대통령이 추구하는 노예해방이라는 가치가, 헌법 제13조 수정안(The 13th Amendment)이 하원에서 통과되어 그 시대 사람뿐만이 아니라 그 다음세대, 이어지는 모든 시간에 태어나는 수도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헌법이라는 사실을 극적으로 그려낸 영화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링컨>이다.


4년에 걸친 미국 남북전쟁으로 엄청난 사상자가 나오고 종전으로 치달을 무렵이 배경이다. 헌법을 수정하지 않으면 모든 인간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신념과 이를 위해 목숨을 잃었던 장병들의 노력이 물거품되고 다시 남부는 목화밭에서 흑인노예를 부릴수 있는 원상태로 돌아갈거라 확신한 링컨대통령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수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반대하는 민주당(Liberals) 20표를 획득하는 4개월의 시간을 그렸다. 쉽게 보는 영화는 아니었다. 그러나 두시간 반이라는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수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라면 표를 매수하기도 해야지!

신화적인 영웅으로 추앙되는 링컨을 감독은 표를 얻는 과정에서 적법성에 문제가 있겠지만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고 고뇌하는 대통령, 이상적인 남편은 아니었다는 캐릭터를 부각시켜 인간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링컨과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정신병을 앓고 있는 영부인


영화를 보면 정치가 우리 일상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올곧은 사상을 가진 지도자가 동시대뿐이 아니라 후대에도 얼마나 영향을 끼칠수 있는지 실감나게 느낄 수 다.


국민들의 염원인 촛불집회의 결과로 헌법재판소에서 9명의 재판관들의 한표 한표가 우리 헌정사의 역사 한페이지를 바꿔버린 것처럼 1987년 민주항쟁으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고 민주주의 직선제가 실시된 우리나라처럼 미국에서도 노예해방을 위해 싸웠던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지 한 나라의 지도자가 그 나라의 정체성을 어떻게 공고히 할 수 있는지를 그린 영화였다.


정치는 우리 일상의 면면에 지금도 살아숨쉬고 우리를 알게 모르게 조정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한표 한표의 위력이 역사에 어떻게 기록되는지 우리의 한표 한표로 뽑은 지도자가 나라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게된 우리의 현실에 묵직한 울림을 주는 이야기다.


Now now now! Abolishing slavery by constitutional provision settles the fate, for all coming time, not only of the millions now in bondage but of unbron millions to come. Two votes stand in its way, and these votes must be procured.

지금 지금 지금! 개헌으로 하는 노예제폐지는 현재 묶여있는 백만명의 흑인뿐 아니라 태어나지 않은 다음 세대 모든 이들의 운명을 결정한단말이오. 두 표가 남아있소반드시 두표를 구해오시오!
링컨대통령의 형형한 눈빛이 영화끝까지 남아있다.


우리나라는 이런 지도자가 없었나 떠올려보니 '세종대왕님'이 계신거 같다. 어린(어리석은) 백성을 어여삐여겨(가여이 여겨)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님. 덕분에 어려운 한자대신 쉬운 한글로 공부를 할 수 있고, 한민족 자체의 문자가 생겼으며, 과학적이기까지해 학계에서도 인정받는 우수한 한글.


역사에 길이 남는 지도자는 동시대뿐만이 아니라 후대에 태어나는 수억명의 일상까지도 영향을 주는 사람이 아닐까.

링컨의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한다. 전장에 있는 링컨.
집무실에 거의 살다시피 했던 링컨대통령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실제 링컨대통령. 너무 비슷하게 분장한거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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