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기의 시대
아기가 태어나서 잘먹고 잘자고 원활한 배변활동만 해도 칭찬을 받는 시기가 있다. 시간이 좀 지나서 걷고 뛰고 말하기 시작할때 한 두마디만 해도 다들 까무러치고 집안의 분위기메이커라며 완벽한 리액션을 해준다. 엄마, 아빠와 말이 통하기 시작하고 심부름이 가능한 나이부터 아니 조금 더 지나서 우리는 트랙위에 올라간다.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트랙 위에 올려진다. 어떤 아이는 영어유치원으로 어떤 아이는 몇년 전부터 대기해야하는 공립유치원으로. 유치원이 12년에 걸친 학교 교과과정으로 트랙이 이어지고 트랙은 곧 대학, 취업, 직장, 결혼이라는 관문으로 이어진다. 결혼 후 출산의 과정을 겪다보면 어느새 육아전선에 뛰어든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기와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 우리는 계속 달린다. 스탠다드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런 트랙은 언제부터 생기게 된걸까? 누구집 아들은 얼마나 뛰어난지 과시하기 위해 생긴 엄친아, 엄친딸, 출발선부터가 달라서 생긴 단어 금수저. 다 서로를 비교 평가하고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단어다. 언제부터 우리는 모두가 모두를 평가하고 비판하는 경주마가 된걸까.
'사돈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
이런 말은 언제 나온걸까. 경주마인 우리위에 올라탄 기수는 성장과 발전을 위한 경쟁사회가 낳은 사회구조적 문제인지 사회 90%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대자본주인지 알 수 없다.
디즈니에서 만든 주토피아는 우리네 세상을 반영하는 영화다. 주토피아에서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다양해서 다들의 캐릭터가 살아있다. 누군가는 초식동물, 누군가는 육식동물. 초식동물은 초식동물대로 육식동물은 육식동물대로 인정할 수 있는 세상은 오지않는걸까. 우리는 획일적인 경주마가 아니다.
결혼이 인생을 사는데 필수요건이 아니라 선택사항으로 바뀌는 과도기 시대다. 사회가 더 직업의 자유, 표현의 자유, 선택의 자유를 인정하고 지지해줬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