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곧 만나자

by 조이랑

명랑아, 요즘 기분이 어때?

우리가 만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어.

엄마는 명랑이에게 더 많은 편지를 쓰고 싶었어. 하루하루 변하는 마음과 생각을 다 남겨주고 싶었거든. 그런데 생각처럼 잘되지 않더라. 무겁게 불러온 배는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것 조차 힘들게 만들었고, 금세 허리와 배가 뻐근해져서 자리를 옮겨야 했어. 그렇게 몇 번을 시도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러버렸네.


그만큼 우리 딸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뜻이겠지. 가끔 배 속에서 힘차게 느껴지는 네 발길질에 놀라서 “아얏!”하고 소리를 내지르기도 하지만, 그 순간 엄마는 안도해. ‘아, 오늘도 우리 명랑이는 잘 있구나.’하면서 말이야.


엄마와 아빠는 명랑이와 자연스럽게 만나길 기대했었어. 물론 그 과정이 엄마와 너에게 쉽지는 않을 거란 걸 잘 알았지만, 네가 스스로 세상에 나오는 시기를 정하도록 기다려주고 싶었어. 네 첫 번째 선택을 존중하는 일, 참 멋진 출발이 될 것 같았거든.


그런데 엄마의 작은 체구와 네 폭풍 성장(!)을 고려할 때, 수술이 더 안전한 방법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급히 일정을 정했고, 이제 그날이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어.


사실 엄마는 이런 큰 수술이 처음이야. 그래서 조금 겁이 나. 차가운 수술실과 수술 도구, 녹색 가운을 입은 사람들, 주렁주렁 매달린 마취제와 수액 주머니가 머릿속에 그려지면 가슴이 콩닥거려. 하지만 동시에 그곳에서 널 처음 만날거라고 상상하면 거긴 어느새 따뜻한 공간으로 바뀌곤 해. 넌 얼마나 예쁠까?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엄마는 너를 안는 장면을 수없이 상상하고 있어.


그동안 우리 집도 많이 변했어. 이곳에 방문했던 가족이나 친구들은 대부분 ‘집이 모델하우스 같다’고 했었어. 그 정도로 물건이 거의 없는 간결한 공간이었거든. 그런데 지금은 아기 침대, 아기 물품, 유모차와 카시트까지...... 널 맞이하기 위한 물건들로 가득 차 있어. 이 물건들을 바라볼 때마다 너와 함께 할 시간을 그려보곤 해. 침대에서 꼼지락거리며 잠든 너, 젖병을 물고 있는 너, 유모차를 타고 동네 산책을 하는 우리 가족.


병원과 산후조리원에 가져갈 짐도 미리미리 챙기고 있어. 혹시나 빠뜨릴까 싶어 수첩을 들여다 보며 하나씩 체크하고, 또다시 확인하곤 해. 물론 부족한 건 그때 가서 사도 되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너와 떨어지고 싶지 않거든.


이렇게 엄마와 아빠는 너를 만날 준비를 차곡차곡 하고 있어.

명랑아, 우리 곧 만나자.

그날, 엄마와 아빠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얼굴로 널 기다릴게.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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