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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은빛 Sep 25. 2019

1년 후 나에게

미래의 나에게 쓰는 편지

글감 :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 후 나는 어디에 있을까?


 오늘도 하나님의 은혜로 빛나는 너에게


안녕?

 2020년 9월, 가을 하늘에 감탄하며 오늘도 차 안에서 아침밥으로 달걀과 건포도 그리고 차 한 잔으로 출근을 하고 있을까? 건강이 안 좋아진 후 군것질을 줄이고 간단하게라도 아침을 꼭 챙겨 먹자는 다짐을 했는데 하루에 10분씩이라도 운동을 하자는 다짐을 했는데 여전히 그랬으면 좋겠다.


  이혼 후 가장 두려웠던 것은 이 이유를 알 수 없는 병들이 계속되어 일을 할 수 없고 아이를 양육할 수 없다는 것이었잖아.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내가 양육을 할 수 없으면 친권, 양육권이 조부모가 아닌 친부에게 가기에 시작한 습관들이기였지만 네가 건강을 되찾았길 바라.

 네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너를 지켜준 수많은 사람들과 오늘도 더 건강한 삶을 살고 있길 바라.


2017년 6월 아이 출산 후 딱 두 달.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이 연애부터 결혼까지 9년 동안 살아온 모습이 모두 연극이었음을 알게 되면서 그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 눈물 흘리기만 했던 나약한 네가, 2018년 이혼 후 조금씩 딛고 일어나서 진심으로 웃을 수 있게 된 네가, 2019년 새로운 것들을 도전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삶의 루틴을 만들던 네가, 또 1년이 지난 2020년의 9월은 조금 더 강해졌을까. 또 어떤 일들을 도전했을까 궁금해진다.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는 여전히 꾸준히 하고 있나 모르겠다. 시작은 잘 하지만 마무리가 약했던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름 6개월을 꾸준히 버티고 있었는데 1년 후에도 이 삶의 태도는 버리지 않았길.. 여전히 나에게 위로가 되고 더 나아가 남들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있길 기도할게.


 이번 달 공문을 보다가 교직 10년 안에는 대학원을 파견으로 가겠다고 다짐했던 기억을 끄집어냈었지. 1단계 영어점수 따기를 도전한다며 갑자기 영어책을 구매했는데 지금도 잘하고 있는 거지?  영어를 제일 어려워하고 싫어해서 2년 안에 친구가 살고 있는 미국에 꼭 놀러 가겠다는 1차 목표, 3년 안에 외국에서 한 달 살기를 하겠다는 2차 목표, 언젠가 아이와 함께 순례자의 길을 걷겠다는 3차 목표까지 세운 거창한 영어 공부하기도 꾸준히 하고 있길 바라. 아니 최소한 영어 울렁증이라도 완화되었길 바라.


 그리고 누구보다 치열하고 열심히 살지만 오늘도 출근길에, 하늘에, 들꽃에, 비에, 단풍에, 잠자리에, 아이의 웃음과 울음에 감사하고 행복한 너의 삶을 자랑스러워하길 바라. 널 사랑하는 내가 있음을 잊지 않길 바라.


2019년 9월 25일

             2020년에도 꽃길만 걸어갈 하은빛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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