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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쁨의 강물 Apr 21. 2022

프롤로그: ‘나’를 찾으러 떠나는 ‘너’에게

당신의 존재는 우연이 아니다. 당신은 대량 생산되지 않았고, 일괄 조립된 상품도 아니다. 당신은 창조주에 의해 신중하게 계획되었고, 특별한 재능을 받았으며, 사랑을 받으며 세상에 나왔다.
- 맥스 루케이도(Max Lucado), 미국의 목사이자 작가 -


웸믹이라는 작은 ‘나무 사람들’이 있었어. 그들은 모두 엘리라는 목수 아저씨가 만들었지. 웸믹들은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어. 아주 코가 높거나, 눈이 커다란 웸믹, 키가 크거나, 키가 작거나, 모자를 쓰거나, 외투를 입은 웸믹도 있었지.


웸믹들은 날마다 똑같은 일을 하며 살았어. 금빛 별표가 든 상자와 잿빛 점표가 든 상자를 들고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만나는 이들마다 서로 별표나 점표를 붙이며 하루를 보냈지.


재주가 뛰어난 웸믹들도 별표를 받았어. 무거운 것을 번쩍 들어 올릴 만큼 힘이 세거나 높은 상자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웸믹들, 어려운 단어를 줄줄 외거나, 노래를 아름답게 부를 줄 아는 웸믹들에겐 앞다투어 별표가 붙었지.


온몸이 별표로 가득해서 번쩍거리는 웸믹도 있어. 별표를 받을 때마다 너무나 기분이 좋으니 하나라도 더 받으려고 애를 쓰는 거야. 하지만 웸믹들 중에는 재주가 없는 이들도 있었어. 그들은 언제나 잿빛 점표를 받았지.


펀치넬로도 그중의 하나였어. 그는 남들처럼 높이 뛰어보려고 애를 썼어. 하지만 늘 넘어지고 말았지. 그러면 웸믹들이 달려들어 너도나도 점표를 붙였어. 점표를 잔뜩 붙인 펀치넬로는 이제 밖에 나가기가 싫어졌어. 또 점표를 받을까 봐 두려웠던 거야. “점표를 많이 받을 만해.” “펀치넬로는 좋은 나무 사람이 아니라니까.” 그러다 보니 펀치넬로 스스로도 이렇게 말하게 되었어. “아무래도… 난 좋은 나무 사람이 아닌가 봐.”


그런데 어느 날 펀치넬로는 우연히 어떤 웸믹을 만났어. 그녀는 지금껏 본 그 누구와도 달랐어. 그녀의 몸에는 별표도, 점표도 아무것도 없었어. 그냥 깨끗한 나무일뿐이었어. 그녀의 이름은 루시아였지.


루시아에게 웸믹들이 표를 붙이지 않았던 건 아니야. 그녀의 몸에 표가 붙지 않았을 뿐이지. 어떤 이는 루시아에게 점표가 하나도 없다고 칭찬하며 별표를 붙였고 어떤 이는 별표가 하나도 없다고 비웃으며 점표를 붙였어. 하지만 별표도, 점표도 이내 떨어지고 말았던 거야.


‘나도 정말 저렇게 되고 싶어. 어떤 누가 주는 표시도 받고 싶지 않아.’ 펀치넬로는 속으로 생각했어. 그리고 마침내 엘리 아저씨를 찾아가기로 마음먹었어. 펀치넬로는 좁은 길을 따라 언덕 위로 올라가 커다란 작업장 안으로 들어섰어. 모든 게 너무나 커서 펀치넬로의 나무 눈이 동그래졌지. “아무래도 그냥 집에 가야겠어.”


“펀치넬로 야?” 깊고 힘 있는 목소리였어. “저를 아세요?” “물론이지. 내가 널 만들었는 걸.” 그러고는 펀치넬로의 몸에 잔뜩 붙은 점표들을 찬찬히 보며 말했어. “흠.. 나쁜 표를 많이 받았구나.” “저도 이런 표를 받고 싶진 않았어요. 엘리 아저씨. 전 정말 열심히 노력했어요.” “얘야. 내게 변명할 필요는 없단다. 나는 다른 웸믹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상관하지 않는다.”


“정말요?” “물론이지, 너도 그럴 필요가 없단다. 누가 별표나 점표를 붙이는 거지? 그들도 너와 똑같은 나무 사람들뿐이란다. 펀치넬로,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단다. 난 네가 아주 특별하다고 생각해.”


“제가요? 특별하다고요? 뭐가요?  저는 빨리 걷지도 못하고, 높이 뛰어오르지도 못해요.  제 몸은 여기저기 칠이 벗겨져 있고요. 이전 제가 당신에게 왜 특별하지요?” “왜냐하면, 내가 널 만들었기 때문이지. 너는 내게 무척 소중하단다.”


“어째서 루시아의 몸에는 표가 붙지 않나요?” “루시아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보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그 표는 네가 붙어 있게 하기 때문에 붙는 거란다.” “뭐라고요?” “그 표는 네가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할 때문 붙는 거야. 네가 나의 사랑을 깊게 신뢰하면 할수록 너는 그 표들에 신경을 덜 쓰게 된단다.”


작은 나무 사람이 문 밖으로 나갈 때 엘리가 말했어. “기억하렴, 내가 너를 만들었고 넌 아주 특별하단다. 나는 결코 좋지 못한 나무 사람을 만든 적이 없어.” “그 말이 맞을지도 몰라.”

바로 그 순간, 펀치넬로의 몸에서 점표 하나가… 땅으로 떨어졌어.


점표를 붙인 사람은 바로 나다. 별표를 붙이는 사람도 바로 나다. 그 누구도 내 몸에 함부로 점표를 붙일 수 없고, 내 대신 그 누구도 내 몸에 별표를 붙여줄 사람은 없다. 누군가 붙여준다고 해도 내가 인정하고 긍정하지 않으면 그저 하늘에 빛나는 별 일 뿐이다. 그 별도 자기 힘으로 빛나지 않고 남의 빛을 반사해서 희미하게 빛나는 별 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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