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처음 시작할 때 우린 서툰 걸음을 내디딘다. 그리고 이렇게 저렇게 시도도 해보고 어설프게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 나는 당연히 처음은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다. 처음은 아주 신중하게 온 정성을 다해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긴 걸음의 첫출발이고 무한한 미래의 방향을 정하는 키다.
글도 처음에 임시로 대충 써놓고 나중에 고치지 하고 놔두었다가 정작 제대로 손보려 하면 막막할 때가 많다. 여기 조금 저기 조금 따로따로 수선하다가 전체의 흐름은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처음부터 새로 쓰는 것이 나을 것 같이 생각된다.
결혼도 좀 부족해도 살면서 서로 알콩달콩 맞춰가지 하고 생각하지만 그 조금의 격차를 맞추려다 보면 인생이 지지고 볶는 과정으로 도배가 될 것이다. 처음부터 잘 보고 서로의 준비가 되었을 때 이 정도면 훌륭하게 살아가겠다 할 때 결혼해야 한다. 그래도 미친다.
배우는 것도 그렇다. 처음이라고 해서 일단 쓰윽 훑고 지나가자 하지만 잘못 배운 기초는 다시 고치는 과정이 더 오래 걸린다. 물론 시작에 너무 힘을 빼서 나가 자빠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그건 인연이 아닌 거라고 생각해야 하나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시작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제는 시행착오를 거쳐서 어떤 미래를 기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매일 오늘이 시작이고,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