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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샐리 Jun 02. 2020

좋은 대화를 시작해보세요

나의 크라우드 펀딩 도전기

콘텐츠를 홍보하는 사람에서 만드는 사람으로


저는 어떤 것을 매력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일련의 고민과 과정, 결과까지 고민하는 마케터라는 직업을 좋아했습니다. 그 중 제가 제일 즐겁다고 생각했던 일은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알리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소셜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브랜드 마케팅, IP 마케팅 등 스토리텔링이 조금 더 중요한 분야에 몸을 담았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량적인 척도만큼이나 정성적인 척도도 중요했던 터라 의미를 새기며 일을 해왔는데 어디선가 본 한 문장이 머릿속에저 지워지질 않더군요. 


'정량적으로 봤을 때 나는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가?' 


그 문장이 머릿속을 휘저은 까닭에 무엇보다 숫자가 중요한 '커머스 사업부'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기에서도 마케팅은 계속 하게 되었지만 그동안과는 다른 생활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의미보다는 결과가 중요하기에 그동안 맥락을 짜기 위해 데이터를 봤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보고 맥락을 만들어 매출을 내는 데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6개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상품이 기획되고 제작되며 판매까지 이루어지는 것을 보니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배운 능력들로 상품 제작부터 판매까지 모두 다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괜찮은 대화'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2020년 1월, 강남역 근처 카페에서 해봄이 제게 재미있는 일을 해보자고 했습니다. 그는 요즘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눈을 빛냈습니다. 두세 시간 진득하게 고민을 나누다가 내게 이 프로젝트에 누가 필요할 것 같느냐는 질문을 했고  '대화의 경험'을 디자인 할 사람이 있으면 적격일 것 같아 UX/UI 디자이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그날의 대화가 정리되고 집에 돌아 가는 길에 같이 재미있게 해보자고 연락을 남겼습니다. 살면서 '괜찮은 대화'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품을 만드는 일까지 해본다면 일을 함에 있어서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게 프로젝트의 시작이었습니다.


이 카톡에서부터 시작된 프로젝트 닷과의 인연



17,280시간 동안 '질 좋은 대화'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대화는 개인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늘상 하는 것이 대화이긴하지만, 상황마다 나눌 수 있는 내용은 정말 다르기에 '대화를 나누는 상황'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매일 3개씩 질문을 스프레드시트에 쭉 적어보았고, 1월부터 6월까지 매주 화요일 밤마다 2시간 씩 화상미팅을 하며 준비한 내용에 대해 날카롭게 평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제 서로에게 질문을 해보기도 하고 기껏 모아놓은 질문을 모조리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몇 번이나 반복하면서 ‘좋은 질문’들을 찾아냈습니다 그렇게 프로젝트 닷은 6달 동안 좋은 대화를 위한 질문지를 구성하는데에만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간으로 따지면 720일, 17,280시간 동안 '질 좋은 대화'에 대해 생각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질문'이란 대체 뭘까요?


저희 카드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등학생부터 사회인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질문을 고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너무 자극적이거나 과하면 안되고, 그렇다고 유치하거나 뻔하면 다른 대화 카드와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무거운 질문과 가벼운 질문 그 사이에 즐거움을 담아낼 수 있어야 했습니다. 여러 방향으로 고민을 하다가 다시 프로젝트의 시작점부터 차근차근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이 카드는 밀도있는 대화를 통해 섬세하게 상대의 가치관과 생각을 파악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좋은 질문은 좋은 답변을 끌어낼 수 있어야하며, 상황에 맞는 질문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닷은 좋은 답변을 중심으로 질문을 가다듬었습니다.


어떤 사람들과 카드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컬러 구분을 했습니다. 절친한 사람들과 카드를 사용한다면 모든 색을 다 사용할 수 있겠지만, 첫 만남에 일부 질문을 하긴 어려울 것이라 예상하여 보다 쉽게 카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질문을 4가지의 상황으로 나누었습니다. 질문의 농도에 따라 평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질문은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정리했고, 비교적 가볍게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질문은 흰색과 파란색으로 정리했습니다. 


접혀져 있는 건 모두 수정해야했습니다..



우리 상품의 방향성을 찾았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카드가 어떻게 보여졌으면 좋겠는지를 고민했습니다. 이쯤이 브랜딩의 시작이었습니다. 저는 상품의 장점을 짚으며 구체적인 방향성을 정리하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여러 질문 카드 중 하나를 뽑아 대화를 시작한다는 룰에서 착안하여 ‘한 번 사는 인생, 내 마음대로 골라 재미있게 살자’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떠올렸고, 여기서 카드를 고르는 행동에 집중해 ‘Pick your CARD’라는 상품명을 정했습니다. 구체적인 성/연령대를 한정짓지 않고 '소셜 모임을 좋아하는 남녀'에 집중하여 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인지 고민했습니다.

우리의 카드는 _________다
-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대화형 보드게임'
 - 혼자 또는 여럿이 모여 밀도 높은 대화를 할 수 있는 Talk Play Toolkit
 - 독특한 120개의 질문과 함께 은밀한 취향, 다채로운 경험, 놀라운 신념을 확인할 수 있는 것


브랜드의 방향성이 정리되니 그 다음 단계는 꽤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이시대의 쿨함을 좋아하는 다람은 시중에 나온 대화 카드와 달리 ‘요즘 감성’을 담은 프로덕트 디자인들을 뽑아 우리의 눈을 개안시켜줬고, 이네는 우리의 방향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로고를 만들어 아이덴티티를 확립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봄은 이 프로젝트의 초기 시작과 지금의 방향이 잘 맞는지 꾸준히 확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팀 이름인 프로젝트 닷이 나왔습니다. 카드 앞면에 있는 점에서 착안해 '대화에 방점을 찍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만들었습니다. 


이제부터는 프로젝트 닷 팀원들  캐릭터 뒤에 있는 닷이 보이실 겁니다.



화면에 있는 것을 실물로 옮겼습니다


상품의 디자인이 결정되고 나서는 상품의 구성을 정리했습니다. 다람은 충무로 인쇄소를 돌아다니며 수입 지류 샘플을 확보했고 이네는 구성을 통해 얼마에 판매할 수 있을 것인가를 확인하였습니다. 저는 판촉물을 만들어봤던 경험을 살려 구성품 후보를 리스트업하고 업체들을 셋팅했습니다. 생각보다 화면 속에 있는 상품을 실물로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적당한 그라데이션을 유지하면서, 컷팅이 쏠림 없이 잘 나오면서도 소량 제작이 가능한 곳을 찾아놓고 오프라인에서 직접 모여 하나씩 만져보며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다람과 샐리가 모은 샘플을 직접 만져 보며 제작 스펙을 확정했습니다


늘 그랬듯 '경험'에 초점을 맞추어 최고의 카드의 재질과 패키징을 선정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는데 타 브랜드의 대화 카드 대비 훨씬 비싼 가격대의 상품이 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두의 합의 끝에 수익보다는 경험을 택했습니다. 기획의 시작이 대화의 경험을 좋게 하기 위한 상품이었기 때문에 카드를 처음 만나는 경험 또한 허술하게 가져갈 수 없었습니다. 많이 사용하더라도 손때와 찍힘이 덜한 카드와 튼튼하면서도 펀쿨섹시를 담음 철제 케이스,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노트까지 상품들이 하나 둘 확정되었습니다. 2번의 샘플 작업을 거쳐 프로토 타입을 손에 얻게 되었을 때, 비로소 프로젝트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무광이었으나 후에 유광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프로토 타입과 함께하는 최종, 진짜 최종, 레알 최종


만져지는 상품이 생겨난 덕에 실제 모임들에 가서 카드를 사용하며 실제 플레잉을 해보았습니다. 저희끼리 괜찮았다고 생각했던 질문들은 이 과정에서 또 한 번 손을 거치게 되었습니다. 어순이 이상하진 않은지, 전반적인 느낌은 어떤지, 스티커가 있는게 좋겠는지, 어떻게 사용하고 싶은지 등 이야기를 나누며 마지막 개선점을 찾았습니다.

결혼식이 끝나고 친구들을 모아 카드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초반에 룰카드를 제작할 때는 기획 의도를 살려 카드의 활용법을 3가지 정도로 좁혀 적었었는데 FGI를 통해 카드를 보는 사람에 따라 활용법이 정말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평범한 룰카드가 아닌 '지속해서 룰을 추가할 수 있는 룰카드'를 만들었습니다. 구구절절한 룰을 룰카드에 담는 것이 아니라, 룰을 노션에 옮겨 적고 QR코드를 찍으면 확인 할 수 있도록 플로우를 만들었고 실제 사용해본 사람들의 사용 방식을 지속적으로 추가하여 수십개의 룰을 한 곳에서 모아 볼 수 있도록 하게 되었습니다.


면접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피드백도 받았습니다


 사람들의 의견을 받을 수록 상품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스프레드시트에는 벌써 9번째 탭이 생겼고 프로젝트 닷 내에서 열띤 토론 끝에 최종에 한 걸음 더 다가갔습니다. 

    

진짜 최종을 찾아 헤매는 여행



잘 하는 것에 재미있는 것을 더해 홍보 할 예정입니다


펀딩에 올릴 메시지를 몇 주에 걸쳐 정리하고,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올라와있는 카드란 카드는 모두 검색해봤습니다. 많은 레퍼런스를 확닌함과 동시에 픽유어카드의 매력을 최대한 보여주기 위해 채광 좋은 스튜디오도 빌려봤고 괜찮은 카페도 찾아봤습니다. 하나같이 익숙하지 않은 일들이었지만 나름대로 즐거운 일들이었습니다. 펀딩을 시작하게 되면 '즐거웠었다' 하고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하며 행복회로를 돌렸습니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 올라온 카드게임들은 모두 확인해봤습니다


노션마스터 해봄과 디케터(디자인 하는 마케터)가 여럿이니 저희가 잘 하는 것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노션을 통해 지금까지의 상품 개발기를 올리고 카드의 멋쁨을 보여주기 위한 공식 인스타그램을 개설하기로 했습니다. 공식 인스타그램이 궁금하시다면 @project.dot_ 을 찾아와주세요.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서일까요. 펀딩을 시작하고 만 하루만에 목표 금액을 100% 달성했습니다. 그렇게 텀블벅 메인에 큐레이션 되기도 했고, 멋진 능력을 가지고 있는 친구는 영상을 통해 저희 카드의 활용법에 대해 환기해줬습니다. 

유튜버 채채님이 직접 리뷰도 해줬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저희가 만든 대화 카드의 매력을 알리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사용해봐야 매력을 알 수 있다는 피드백도 많았고요. 그래서 100% 펀딩 달성 기념으로 펀딩 후원자 분들을 대상으로 저희가 만든 샘플 카드를 나눠드리기로 했습니다. 늦은 밤까지 팀원들과 이벤트를 기획했습니다. 이벤트는 6월 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니 가장 먼저 카드를 사용해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꼭 신청해주세요. 설문지 바로 가기



저희 팀의 다음 목표는 텀블벅 메인 배너에 노출되는 것입니다. 더 많은 분들이 저희 카드의 기획 의도를 보고 한 번이라도 '질 좋은 대화'에 대해 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혹시 텀블벅 사이트에서 픽유어카드가 보인다면 아는 체와 함께 열렬한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실 매력적인 분들께 미리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오늘 시점의 펀딩 현황입니다, 진심을 다해 감사함을 전합니다

'좋은 대화'가 이제 곧 시작됩니다


이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면 당신도 우리만큼이나 좋은 대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픽유어카드와 함께 사람들을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지 준비하는 시간을 줄여보세요. 프로젝트 닷이 6개월 간 준비한 좋은 대화의 물꼬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좋은 대화'를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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