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울한 마음과 싸울 필요가 없어

너는 너의 편이 되어야지.

by 예정

오랜만에 느끼는 지독하게 우울한 마음이었어

얼굴이 엉망이야

눈도 너무 부어서 잘 떠지지 않아

몸 여기저기가 아픈거 같아 누워있었는데

시계를 보다 일어났어

잠을 깨고 아이들을 보내고 거의 두 시간이 지나있었지.

씻고 입에 먹을걸 우겨넣고

이제 나와서 커피 마셔.

책을 읽고 도서관에 반납도 해야하고

약도 먹고

또 오늘을 잘 살아야겠어


이제야 인정이 되네

며칠동안 피로를 넘어서는 그 무기력함과 근육통들.

우울감 때문에

스트레스 때문에

깨어져 버린 내 일상의 루틴들 말이야.

아침마다 다독이며 하루를 살았건만

해가 지면 무너지는 몸과 마음을 어쩌지 못했던 거 말이야

달달한 음료도 차가운 아이스크림도

명쾌한 커피도 깨지 못한 그 불편함들이

이제야 알겠어.


아파도 돼

그래도 돼

그럴만하니까

못난 나를 탓하지 말고

괜찮아.

그런 날도 다 지나가고 있어.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감정에게 말을 걸어.

힘들어도 돼.

울어도 돼.

더이상 나 자신과 싸우지 말자고.

아프지 않게.




오늘 나는 실패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무너지지 않았다.
나는 오늘 다시 시작한 사람이다.

-251p.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여름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