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너의 편이 되어야지.
오랜만에 느끼는 지독하게 우울한 마음이었어
얼굴이 엉망이야
눈도 너무 부어서 잘 떠지지 않아
몸 여기저기가 아픈거 같아 누워있었는데
시계를 보다 일어났어
잠을 깨고 아이들을 보내고 거의 두 시간이 지나있었지.
씻고 입에 먹을걸 우겨넣고
이제 나와서 커피 마셔.
책을 읽고 도서관에 반납도 해야하고
약도 먹고
또 오늘을 잘 살아야겠어
이제야 인정이 되네
며칠동안 피로를 넘어서는 그 무기력함과 근육통들.
우울감 때문에
스트레스 때문에
깨어져 버린 내 일상의 루틴들 말이야.
아침마다 다독이며 하루를 살았건만
해가 지면 무너지는 몸과 마음을 어쩌지 못했던 거 말이야
달달한 음료도 차가운 아이스크림도
명쾌한 커피도 깨지 못한 그 불편함들이
이제야 알겠어.
아파도 돼
그래도 돼
그럴만하니까
못난 나를 탓하지 말고
괜찮아.
그런 날도 다 지나가고 있어.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감정에게 말을 걸어.
힘들어도 돼.
울어도 돼.
더이상 나 자신과 싸우지 말자고.
아프지 않게.
오늘 나는 실패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무너지지 않았다.
나는 오늘 다시 시작한 사람이다.
-251p.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