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책을 읽듯이..
아침 출근길.
더위가 한 풀 꺾인 듯 시원한 바람이 지나가는 아침이었다.
햇빛을 피해 나무 그늘을 따라 걷다가
나를 앞질러 지나가는 행인의 뒷모습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왼쪽 팔을 흔들흔들.. 반대쪽 팔은 미세하게 흔들릴 뿐, 움직임의 차이가 느껴졌다
오른쪽 어깨가 불편한 걸까?
한쪽으로 기울어진 뒷모습.
조금은 어색한 걸음걸이를 뒤따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인생도 다들
조금은 비틀어져 있고
기울어져 있지 않은가.
내가 알고 있는 내 모습이 남이 보는 내 모습과 다를 것이라는 생각.
조금 비틀어지고, 기울어진 어느 부분이 불편함과 통증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다들 그렇게 산다고.. 통증도 불편함도 안고 살아간다.
나만이 알고 있는 그 감각들을 안고
각각의 모습으로 각각의 길로.. 그저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평범하게 지나가는 하루 중에 문득, 책의 한 페이지를 펼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어떤 풍경과 장면을 보면서 느끼는 생각과 마음이
한 줄의 문장처럼 나열되어 읽어지는 느낌.
‘지금의 순간을 글로 표현한다면 이런 이야기를 쓸까..’
금방 잊혀져 버릴 이야기가 되겠지만, 혼자서 저자가 되어 주절주절 적어 내려 간다.
인생이 하나의 책과 같고,
책이 하나의 인생 같다.
기록하지 않고 넘겨버리는 일상의 이야기들이 기억의 무덤 속에 쌓인다.
늘어가는 페이지처럼 미간에 주름이 늘어간다.
‘나는 살아있다’는 인식조차 가끔은 잊어버리고
책장을 넘기는 것처럼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