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조종 모드의 두 얼굴, 효율성과 통제력 상실
요즘 들어 부쩍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에 손이 자주 간다. 괜히 날씨 탓을 해본다. '더워서 그런 거야...' 그런데, 오늘은 문득 일상적으로 흘러가는 이런 소소한 '자동 조종 모드' 상태가 시간을 좀먹고 있고, 나쁜 것을 넘어 '위험'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샤워를 하고. 아침은 먹는 둥 마는 둥, 출근길에 오르는 그 모든 과정이 마치 '반쯤 잠든' 상태에서 이뤄지고 있지는 않은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회사 앞이거나 이미 업무에 몰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마치 버튼을 누르면 저절로 움직이는 기계처럼, 우리의 많은 일상은 자동 조종 모드(Autopilot Mode)로 흘러간다.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기보다는, 익숙한 습관과 무의식적인 반응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퇴근 후 집에 와서 소파에 앉아 TV 켜고 정신없이 리모컨을 돌리며 '무엇을 보고 싶었다라..?" 생각하는 순간.
식사를 하면서 스마트폰 화면에만 몰두하다가, 어느새 그릇은 비워지고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음을 깨달을 때, 가족과 대화하면도 머릿속으로는 내일 할 일을 계획하거나, 상대방의 말에 대해 미리 반박을 준비할 때,
매일 같은 출퇴근 길, 어느 지점에 어떻게 지나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때... 상대방을 향한 마음과 태도과 습관적으로 올라올 때...
이런 경험, 한 번쯤은 다들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이 '자동 조종 모드'에서 보낸다. 바쁘고, 복잡한 지금의 시대에 이것은 일종의 자기 보호이고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우리는 이 자동 조종 모드에서 벗어나 의식적인 순간을 마주했을 때, 종종 후회와 공허함을 느끼곤 한다. '조금 더 따뜻하게 대할걸...', ' 점심 식사 때 같이 대화 좀 많이 할걸...', ' 오늘 아침 상쾌함을 좀 더 음미할걸.... 너무 빠르게 지나쳐왔네...' 하는 아쉬움들. 자동 조종 모드에 있을 때는 삶의 소중한 신간들이 그저 '지나쳐버리는 시간'이 되어 버린다. 그에 따른 '효율성'도 필요하지만 때론 잠시 자동 조종 모드 상태를 꺼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삶의 노래는 언젠가는 끝날테니.... 실제로 2010년 연구에 따르면 자동 조종 모드 상태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마음은 불안과 우울, 스트레스 상태로 치닫는 다고 한다. 그래서 방황하는 마음은 행복하지 않은 마음이라고 논문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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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조종 모드는 우리 뇌가 효율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필수적인 메커니즘이다. 만약 우리가 모든 순간, 모든 행동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하나하나 판단해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인지가 고갈되어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운전대를 잡고 브레이크를 밟는 작은 동작 하나하나, 숟가락으로 밥을 떠먹은 움직임 하나하나를 처음 배우듯 의식적으로 해야 한다면, 우리는 아마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자동 조종 모드는 뇌의 에너지를 줄이고, 복잡한 세상에서 우리가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는 진화적인 선물과도 같다. 뇌는 익숙한 패턴을 자동화해서 새로운 정보나 중요한 문제해결에 더 많은 자원을 할애할 수 있도록 한다. 인간의 생존, 학습, 그리고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다. 그런데 문제는 요즘 시대의 다양한 환경이 자동 조종 모드가 과도하게 작동하도록 자극하고 방치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유익한 것도 통제되지 못하면 우리 삶에 해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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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신경과학은 우리가 자동 조종 모드에 있을 때 뇌의 특정영역이 활성화되면서 서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그것이다. 이 신경망은 우리가 특정과제에 집중하지 않을 때, 즉 멍하니 있거나, 공상에 빠져있거나, 과거를 미래를 떠다닐 때, 주로 활성화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 등 주로 자기 자신에 관한 생각들이다. 쉽게 말해 자동 조종 모드에 있을 때, 우리 뇌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서 나 자신에 대한 생각과 행동이 일어나는 것과 관련된다.
이것과 반대되는 신경망 활성화도 있다. 과제-긍정 네트워크 또는 중앙 집행 네트워크라고 불리는 데, 이 신경망은 우리가 특정 과제에 의식적을 집중하고 있을 때, 즉 문제를 풀거나, 골똘히 하나의 주제를 숙고하 ㄹ때,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현재 순간에 주의를 기울일 때 활성화된다. 집중력, 의사결정, 문제해결 능력과 관련이 깊다.
연구에 따르면, 숙련된 명상가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의 활동이 줄고 과제 긍정네트워크 또는 중앙집행네트워크의 활동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명상을 통해 뇌는 무의식저으로 방황하는 모드에서 벗어나 현재 순간에 집중하고 의식적으로 행동하는 능력을 더 잘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2024년 마음챙김의 뇌를 종합적으로 리뷰한 신경과학 연구는, 마음챙김은 디포트 모드 네트워크의 연결성을 감소시키고 전전두엽의 피질을 두텁게 하며, 편도체의 활성화를 낮추는 것을 보고하였다. 또한 2011년 호젤의 연구는,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의 뇌를 관찰해서, 명상 수련이 좌측 해마 내 회백질 밀도의 증가, 대상피질, 측두두정엽 접합부, 소뇌 밀도의 증가를 보고했다. 명상에 대한 이ㅈ러한 신경과학 연구는 명상이 학습과 기억 과정, 감정 조절, 자기 참조적 처리 그리고 관점 수용과 관련된 뇌 영역의 변화와 관련 있음을 보여주고, 자동 조종 모드에서 빠져나오는 것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명상이 단지 기분 좋은 경험을 넘어, 우리의 뇌 기능을 변화시켜 삶을 더 의식적이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도록 뇌의 구조와 질을 바꾸고 이는 우리의 행동과 삶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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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요한 것은 자동 조종 모드를 완전히 꺼버리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언제 사용할지, 언제 끌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자율 주행 모드로 운전할지, 수동으로 운전할지를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는 기어버튼을 꼭 쥐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는 손가락 사이에 바람이 빠져나가 듯 술술 다 빠져나가고 만다.
요즘 과도하게 머릿속 생각으로 빠져들거나, 숏츠에 휘말리거나, 즐거운 것이지만 통제력을 놓친 것이 있다면, 오늘 하루 잠시 멈춰 서서, 아주 짧은 시간만이라도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 보자. 지금 이 순간 '숨'에 집중해 보자. 그렇게 술술 빠져나가는 시간과 에너지의 물고를 막고 원하는 곳으로 흐르도록 조정해 보자.
오늘의 아주 짧은 명상 1분 호흡 알아차린다.
잠깐 눈을 감고, 의식적으로 호흡을 관찰해 보자. 그저 들어오고 나가는 숨을 느껴본다.
잠시 숨을 고른다.
다른 생각이 침범해도 괜찮다. 다시 호흡으로 돌아온다.
이 과정 속에 잠시 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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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멈춤으로 짬짬이 느껴지는 평화로움이 쌓이면 충만감이 된다. 이 충만감은 삶의 통제력과 자율성으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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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ölzel, B. K., Carmody, J., Vangel, M., Congleton, C., Yerramsetti, S. M., Gard, T., & Lazar, S. W. (2011). Mindfulness practice leads to increases in regional brain gray matter density. Psychiatry research: neuroimaging, 191(1), 36-43.
Killingsworth, M. A., & Gilbert, D. T. (2010). A wandering mind is an unhappy mind. Science, 330(6006), 932-932.
Treves, I. N., Pichappan, K., Hammoud, J., Bauer, C. C., Ehmann, S., Sacchet, M. D., & Gabrieli, J. D. (2024). The mindful brain: A systematic review of the neural correlates of trait mindfulness. Journal of cognitive neuroscience, 36(11), 2518-2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