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못한 여행

내가 있는 곳이 바로 멋진 여행지가 된다

by 조이캄JoyCalm

예정대로라면 내일부터 시작하는 3일 간의 워크숍 참여를 위해 지금쯤이면,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을 시간이다. 아마도 기내방송 안내를 들으며 안전밸트를 매고 여행기분 가득한 내 시끌벅적 소음 속에서 눈을 감고 그 소리를 따라가며 명상하고 있을 터였다.


그러나 지금 나는 동네 한 모퉁이 음악 찻 집에서 떠나지 못한 여행의 헛헛한 마음을 추수리고 있다.

공항을 향하던 전철 안에서 제주 워크숍 팀으로부터 급한 연락이 왔다. 날짜 소통에 오류가 있었단다. 내일이 아니라 한 달 후란다.

여러 감정과 생각이 일어났다. 곧장 전철에서 내려 집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현실세계에서는 제주를 향할 이유가 없어졌지만, 몸과 마음의 세계에서는 여전히. 제주를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몇 정거장을 더 가서야 내릴수있었데, 그대로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커피집에 들러 한참을 있어야 했다. 제주로 향하던 몸과 마음이 집으로 돌아갈수있도록 잠시 멈추는 시간이 필요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반응하는 마음 재잘거림도 듣고, 일어나는 감정도 살폈다. 관련된 사람들의 심정도 헤아려보고, 앞으로의 일도 숙고하며 마음챙김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제주로 향하던 몸도 마음도 제자리로 돌아와,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오늘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즉각적인 마음챙김은 참 도움이 된다.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좋지못한 상황이 이미 벌어지고 있을 때, 흔히 스트레스 반응이라는 것이 몸에서 일어난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장이 뛰고 비난하고 싶고 시야가 좁아진다. 소소할 지라도 무의식적으로 몸마음은 통제력 상실을 경험하기에 방어기제 회로가 작동한다.


이때 주의를 몸마음으로 향하고 몸마음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알아차리며 멈춤을 시행한다. 몸마음의 스트레스 반응과 방어기제가 가라앉거나 지나가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다. 분출된 스트레스 호르몬이 흡수되도록 몸마음에게 시간을 준다. 이것이 몸마음에 대한 실시간 마이크로 마음챙김이다.

잃은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게 마련이다. 제주로 향하던 몸마음을 돌려 집으로 향하던 , 여행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일까, 평소 멀찌기서 지나만 다녔던 동네 찻집에 들어섰는데,..와우!너무도 멋진 주인장이 오래된 엘피판으로 재즈를 들려준다. 공간가득 채우는 리듬이 헛헛한 몸마음에 스민다. 코닿을 곳이 집이것만 마치 저 멀리 길을 돌아나가면 내가 좋아하는 애월 푸른바다가 펼쳐져 있을 것만 같다.


특별한 어딘가를 가지 않아도 이 순간에 마음을 두어보면 지금 여기가 바로 내 삶의 멋진 여행지가 되곤한다. 호기심 가득 여행 길을 걷듯 내 삶을 그렇게 여행하고 싶다. 가볍게 즐겁게...


워크숍 일정 변경으로 생긴 뭉텅이 시간을 아낌없이 알차게 써야겠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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