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의 거짓말은 없다

진심 앞에서 우리는 누구의 편인가

by Joyce C

'그건 너를 위한 거짓말이었어.'
이 문장은 어쩐지 그럴싸해 보이는 변명 같다.
사실을 감춘 건,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상대를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
거짓말을 택한 그 순간...
정말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먼저 생각했던 걸까?
아니면 그 진실을 말하고 나서 감당해야 할 내 감정을 먼저 떠올린 것은 아닐까?

병원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의 가족은 그에게 사실을 숨기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지금 말하면 더 상처받을 거야.'
'모르는 채 이대로 지내는 게 더 행복할지도 몰라.'
그렇게 말하지만, 사실 진실을 말하지 않는 이유는 하나다.
진실을 입에 올리는 순간 고통스러운 감정을 감당해야 하는 건 나이기 때문에.
진실을 감추는 일은 언뜻 상대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실체는 내가 덜 아프기 위해서,
내가 불편하지 않기 위해서,
그래서 선택한 지극히 이기적인 선택일 수 있다.

거짓말은 그 본질부터가 진실로부터의 회피다.
어떤 이유로 포장하든, 거짓말은 결국 누군가의 선택권을 박탈한다.
특히 '선의'라는 이름을 입은 거짓말은 더 무섭다.
그건 상대의 삶을 대신 결정하려는, 은근한 권력의 행사이기도 하다.
'이건 네가 몰라도 되는 일이야.'
'이건 내가 대신 판단해 줄게.'
그 말속에는, 진실을 감당할 기회를 아예 빼앗아 버리는 침묵의 폭력이 숨어 있다.
누군가에게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그의 아픔을 나도 함께 지겠다는 것이다.
그가 흔들릴 때, 도망가지 않고 곁에 서 있겠다는 다짐이다.
거짓말이 쉽고 빠르다면 진실은 무겁고 느리다.
진실은 상처를 줄지언정, 동시에 준비할 기회를 준다.
특히 삶의 끝자락에서,
사람은 스스로 마무리할 권리를 가진다.
어떤 말도 어떤 눈물도
그 시간만큼 진실한 건 없다.
그 진실을 빼앗는 것은, 선의의 이름을 가장한 폭력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선의의 거짓말은 없다고.
거짓말을 하는 순간, 우리는 타인을 위하는 척하지만 실은 늘 자신을 먼저 위한다.
진심은 때때로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고,
말하는 이를 흔들리게 하고,
듣는 이를 무너지게 만든다.
하지만 그 모든 불편함을 무릅쓰고 나누는 진실만이 서로를 끝까지 지켜줄 수 있다.

그러니 누군가를 정말 위하고 싶다면,
진실을 택해야 한다.
그 진실을 함께 견딜 용기를 택해야 한다.
그것이, 그것만이 선의보다 더 깊은 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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