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디 Mar 11. 2018

클라이언트를 200% 만족시키는 방법

서비스 진행여부는 첫 문의에서 99% 결정된다

에이전시 특성상, 수익구조가 좀 불안정한 편이에요. 프리랜서도 그렇고 “일이 들어올 때” 가 있고, 그렇지 않을때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한번 문의가 들어오면, 최대한 잘 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 것 같아요. 저도 그래서 일을 할 때 가장 신경 쓸 때가 클라이언트가 처음 문의를 주셨을때 혹은 처음 미팅을 할 때에요.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클라이언트에게 나를 최대한 어필할 수 있는지 얘기해볼게요.  


1) 견적문의는 견적을 얘기하는게 아니더라.

처음 클라이언트가 견적을 문의해주실 때가 있어요. 만약 중개사이트나 플랫폼으로 들어온다면, 사이트 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작업이 필요한데, 얼마나 진행되고 얼마일까요?” 라는 형식으로 많이 물어보세요. 그럴때 필요한 부분에만 답하는게 아니라 클라이언트가 내면에 듣고싶어 하는 얘기가 어떤건지 한 번 생각해보면 좋아요. “네. 이건 몇일 걸리고 얼마에요” 라는 답변이 아니라, 예를 들어 클라이언트가 회원가입 절차에 대한 디자인 고민을 가지고 있다고 해볼게요. 이렇게 답할 수도 있어요.  

대화를 잘 이끌어 나가는 것도 아주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되요. 아니 처음에 무슨 할 얘기가 그렇게 많아?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상대방이 말을 먼저 하지 않더라도, 이 사람이 말을 하고 싶은 부분이 어떤 걸까,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 라고 생각하는 능력이요. 머릿속으로 “계산”해서 말하는게 아니라 상대방 입장에서 진정성 있게 생각해보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진정성은 꼭 전달되더라구요.  


이렇게 얘기가 오고가게 되면, 견적에 대한 애기는 아주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4)편에 적었듯이, 저는 충분히 돈을 투자해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고객분들과 만나는걸 선호해서 애초에 "어? 가격대가 좀 비싸네?" 하고 떠나가는 고객들은 굳이 붙잡지 않으려고 해요. 제 경험상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을 주게되면 클라이언트는 충분한 금액은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어요. 차라리 더 투자하더라도 내가 간지러웠던 부분을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2) 가장 핵심적인 포트폴리오는 디자인이 아니라 내 자신이더라.

2월에는 밀라노에 있는 디지털 에이전시와 디자인 회사들을 만나기 위해 잠깐 이탈리아에 다녀왔는데요. 거기에서 만난 한 에이전시 대표와 각자 일하는 삶에 대해 소소하게 얘기를 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제가 “클라이언트가 너와 왜 일하는 것 같아?” 라고 물어봤는데 그 대표는 “Because I am attractive” 라고 하더라고요. 피식 웃었는데, 당연한 말이어서 인정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극적으로 말하면, 어떤 클라이언트는 디자인 작업물을 보지도 않고 같이 일하기 원할 때도 있어요. “사람”을 보고 가는거죠.

밀라노에서 참여했던 디자인 세미나

외적인 요소도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보여지는 일을 하는 디자이너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꼭 화려하고 아름다워야 한다는게 아니라 제 자신의 Identity를 충분히 겉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도 디자이너의 한 역량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미팅 할 때만큼은 정말 저는 제가 쓰는 펜 하나, 노트하나 아무거나 쓰지 않으려고 해요. 명함을 건넬 때 보여주는 명함 케이스 같은 것까지도요.  클라이언트의 나이대라던지 성향을 대충 짐작해 입는 옷까지 자기 전날 미리 챙기고요. 잘 보이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그래야 제가 일상의 내가 아니라 대표로서 무기를 장착(?)해 온전히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서요.


꼭 멋있고 예뻐야 한다는건 아니에요. 잘 꾸며야 한다는 것도 아니고요. 이래야 클라이언트가 좋아해 라는 특별한 성격이나 성향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근데 내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능력을 입증해 보이려고 하지 않아도 "어 저사람은 뭔가 있는 것 같아.” “같이 일해보고 싶다.” 처럼 내가 어필할 수 있는 매력포인트를 찾는 건 어떤 디자인 포트폴리오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3) 내 작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사는것이더라.

제가 생각했을 때 서비스디자인, 혹은 UX/UI 디자인은 다 그려서 액자에 걸린 완성된 작품을 파는게 아니라고 느꼈어요. 결과물이 어떤지 모르지만 그 결과물은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이 아니라 상대방이 그려줬으면 하는 것을 그리는거 더라고요.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디자인을 만들어서 자 이게 이렇고 이런의미가 있으니까 이걸로 결정하세요.”라는 식이 되면 안된다는 거죠. 정말 결정적인 부분은 컨설턴트로써 내 의견을 제공하는건 당연해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디자인, 스타일, 의도가 어떤건지 듣는 게 너무 당연하지만 디자이너로써 이게 더 예쁜데, 더 좋은데 라는 생각을 하기 쉬워서 동시에 정말 어려운 부분이기도 해요.


그래서 클라이언트의 만족도를 높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커뮤니케이션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는지일 수도 있어요. "이렇게 해달라고 했는데 왜 결과는 이렇게 나왔죠?” 라는 식으로 나오면 정말 힘들고 지치죠. 저는 디자인 시작부터 과정까지 소통을 정말 많이 하는 편인데요, 처음에는 정말 충돌도 많고 갈등도 많다가 요즘에는 정말 서로 만족도가 많이 높아진게 확실히 보이더라고요. 다음 편에는 구체적인 작업 TOOL을 언급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만족도를 높히는 법에 대해 얘기해볼게요.


최근들어 클라이언트 분들과 좋은 관계를 더욱 많이 만들 수 있는게 가장 보람차고 뿌듯해요.



P.S  

원일레븐 디자인 스튜디오를 오픈하게 되었어요. 넓지는 않아서, 6명정도 혹시 시간되시는 분들 있으시면 초대해서 이런저런 얘기 같이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하는데요. 디자이너, 개발자 또는 그 외에 어떤 일을 하시는 분들도 좋을 것 같아요. 위치는 서울역 부근 4월 1일 일요일 저녁시간이 될 것 같은데 관심 있으신 분들 개인적으로 메일(hyoo22284@gmail.com) 주시면 자리 마련해 볼게요 �  


감사합니다.

이전 04화 클라이언트와 지R같은 상황 피하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