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하고 있는 글은 프리랜서 시절에 있었던 일을 회상, 정리하며 적은 글이에요.
올 한 해는 에이전시로 많은 일이 있었네요.
이제 조금 자리가 잡혀 다시 글을 적어봅니다.
UX 공부편은 제가 성장하는데 있어 정말 핵심적으로 중요하다 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아 총 3편에 나눠서 연재 할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현재 디자인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렸을 때 부터 미술을 했거나, 디자인을 꾸준히 공부 했냐고 여쭤보시더라고요. 제가 디자인을 처음 접한 건 대학교 1학년 때 학교 커리쿨럼을 보면서 였어요. 그때는 디자인이 뭔지도 UX가 뭔지도 전혀 몰랐죠.
저는 연세대학교 언더우드국제대학 정보인터랙션디자인과에 재학중이에요. 줄여서 IID (Information and Interaction Design) 라고 많이 불러요. UI UX를 포함한 사용자 경험에 대해서 공부하는 전공이에요. 뭔지도 몰랐는데 대학교에 오자마자 디자인 전공을 선택한 이유는 딱 한가지. “재미있어 보여서” 였어요.
학창시절엔 내신점수, 모의고사등급, 원하는 대학교 레벨로 머리에 가득 찬 사람이었어요. 근데 그렇게 딱 원하는 대학에 들어왔는데, 그리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오기 위해서 피터지게 공부했는데 근데 과연 내가 대학교 와서도 이렇게 살고싶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대학에 들어와서 또 원하는게 A+를 목표로 하면서 누가 들어도 그럴듯한 이름의 회사나 대학원에 가는걸까? 그리고 그걸 진정 좋아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멈출 수가 없었어요.
답변은 “아니” 였죠.
“좋아보여서”, “재미있으니까” 라는 말이 사회적으로 너무 쉽고 간단하고 쿨해보일 수 있죠. 그런데 한 사람이 몇 년을 그런 방식에 익숙해져 살아왔는데 갑자기 “재미있으니까” 라는 이유 하나로 선택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울 수 있는지 말하고 싶어 얘기를 길게 했어요. 근 10년이라는 시간을 공부잘해서 인정받는 아이로 스스로 생각하고 내 삶의 보상과 자존감은 좋은 성적에서부터 올 수 있었는데 갑자기 그 모든 걸 버리고 단순한 재미를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UX에 대한 공부방법이든 그 외에 다른 어떠한 분야에 대한 공부도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건 특정한 공부가 나에게 흥미롭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거에요. “공부로 못 느낄 만큼.” 단순히 요즘 UX가 난리더라, 이직이 잘되더라, 대세더라 그런 사회가 정한 이유 말고요. 모두들 알죠. 다만 선택하고 따라가기가 정말 무겁고, 어렵고 힘들죠. 그래서 정말 그런 용기를 조금이라도 냈고 선택하셨다면 정말 응원 해 드리고 싶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인생에 그런 분야 하나쯤 있는 건 정말 큰 행복일 수도 있다 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꼭 A+라는 보상때문에, 혹은 다른 이유때문에 공부하는게 나쁘다고 생각하는건 아니에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모르지만 재미에 한 번 도박을 걸어본 결정적인 이유는 다른 세계에서는 언제나 나는 잘하려고 애써야지만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지만 적어도 여기만큼은 처음부터 그냥 이 자체가 즐겁고 행복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였던 것 같아요. 왜 그런사람들 있죠, 그냥 자연스럽게 잘하는 사람들. 어떤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보상도, 주변시선도, 사회적평판 등등 다른 어떤 부수적인 것이 동기가 되는게 아니라 그냥 그 자체가 이유인 그런 공부, 일을 꼭 찾고 하고 싶었어요.
'Do Schools Kill Creativity' 로 유명한 Ken Robinson 이 쓴 책 'The Element' 에서도 비슷 한 얘기가 나와요. 한 학생이 수업시간에 집중을 못하고 정신이 산만해서 교사가 부모님을 불렀어요. 학교가 아니라 병원에 데려가야 할 것 같다고요. 그런데 그 부모는 그 아이를 병원이 아니라 학원에 데리고 가요. 춤을 배우는 학원으로요. 그리고 그 아이는 커서 우리가 지금도 즐겨보는 뮤지컬들의 대 안무가로 성장해요. 움직여야만 살아있는 걸 느끼는 사람이었던 거죠.
UX 공부를 어떻게 했어요? 혹은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하나요? 의 질문은 참고는 할 수 있지만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명문대학교에 진학 해 최고의 UX 강의를 들으세요, 단어를 300개씩 외우세요 라는 식의 스타일에 답변에 너무 의존적이거나 큰 기대를 하지 않았으면 싶어요. 왜냐면 어쩌면 대부분은 보이지 않는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거대한 마케팅에 불과 할 수도 있거든요.
“나”로 부터 시작해 비롯되는 확신과 의지가 다양한 방법론들보다 선행되어야 해요. 외부적인 동기가 아니라 내적 동기가 탄탄해야 하는거죠. 그래야 다른 사람의 방법론들을 따라 쫒아가는 게 아니라 내 스스로 나만의 방식을 만들 수 있어요. 공부자체가, 그 일자체가 그냥 내 스스로 느껴질 만큼 자연스럽고 그래서 매일하게 되고, 반복하게 되는 선 순환 구조를 만드는거죠. 그리고 그 반복이 언젠가 나를 탁월함의 경지에 오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음 글에서는 대학교에 다니면서 UX 에 관해 배웠던 것이 개인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어떻게 실제 일을 하면서 적용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공유 해 볼게요.
P.S
혹시나 디자인, 프리랜서, 1인기업과 관련해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메일로 고민 남겨주세요. 힘이 닿는 데 까지 답변 해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