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포비아 (Phonephobia) 라는 단어를 혹시 들어보셨나요? 말그대로 음성통화를 꺼리는 현상인데요
다양한 맥락에서 뜻이 다를 수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일을 할 때 클라이언트에게 걸려오는 전화를 꺼리게 되는.. 어떤 말을 할지 모르는..
어떤 수정사항을 요구할지 모르는.. 그런 두려움이 생각나더라고요.
저같은 경우에 실제로 디자인 작업을 할 때 보다 그 외적인 것들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이 더 큰 것 같아요.
그 중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이구요.
분명히 클라이언트가 말씀하신 방향으로 작업을 했는데 "아니 이건 제가 생각한 방향이 아니잖아요..!” 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고, 이건 분명히 수정사항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인데 “이거랑 이거랑 아 저것도 좀 수정해주시고요” 할 수도 있고, 자정이 다 되가는 시간에 갑자기?! 전화가 올 수도 있고요..
이런게 반복해서 생기다 보니까 전화벨소리가 울리면 저도 모르게 어느새 긴장과 스트레스부터 받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은 클라이언트와 커뮤니케이션 할 때 조금이나마 스트레스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해요.
1)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메일로 하자
저는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 외국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고, 학교도 국제대를 다녀서 그런지 친구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해야 하는게 아니면 기본적으로 메일을 쓰는게 예의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한국 업무 정서는 늘 그런건 아닌 것 같아서 클라이언트와 막상 일을 하게 되면 카카오톡이나 전화로 얘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어느정도 맞출 수는 있는데 카카오톡을 쓰게 되면 (지금 나는 다른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답장을 바로 해줘야 할 것 같은 부담이 있고, 전화는 구두로 말한 내용을 다시 또 다 옮겨 적어야 하니까 힘들더라구요.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처음 상담전화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은 메일로 통일하고 있어요.
저는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작업하는 동안 서로 지킬 수 있도록 작업 시작 전 "작업안내" 슬라이드를 만들어 안내사항을 만들어 공유하고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 사생활이 업무적으로 너무 드러나는게 싫기도 하고 업무상 안드로이드/IOS 디자인을 각각 확인해야 하기때문에 폰을 따로 나눠서 사용하는데요. 메일로 커뮤니케이션하게 되면 업무용 폰을 들고 나오지 못한 경우에서도 피드백을 바로 확인 할 수 있고 급한 경우 일처리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카톡이나 전화로는 피드백 주신 내용을 제가 한번 더 메모를 해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을 메일로는 깔끔하게 한번에 확인할 수 있어서 좋구요.
젊은팀이랑 일하면 이런게 잘 통하는데 대부분 조금 연륜이 있으신 대표님들의 경우에는 바로 전화를 주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럴때는 얘기를 일단 전부 듣고 대표님께 정중하게 "지금 말씀해주신 내용을 제가 다 메모를 하지만 이런 경우 누락될 수 있어서 메일로 전달해주시는게 나중에 피드백이 반영되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기도 좋다” 라고 말씀드리면 대부분 이해하시고 메일로 정리해서 보내주세요.
메일로만! 커뮤니케이션 하는건 절대 아니에요. 메일로 피드백을 확인하고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상황이나 중요한 얘기의 경우 전화통화를 꼭 해요. 하지만 자잘한 사항들까지 매번 톡과 전화로 업무흐름이 깨지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2) ASANA로 타임라인 공유하기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나면 클라이언트가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 바로 타임라인과 프로세스 일거에요. 이제 어떻게 진행되나요? 언제 볼 수 있나요? 등의 문의를 많이 받는데요 물어보시기 전에 미리 정리해서 알려드리면 좋겠죠. 저 같은 경우에는 클라이언트에게 공유하는 툴은 ASANA를 활용하고 있어요. 이부분도 마찬가지로 “작업안내”에 한번에 정리해서 프로젝트가 시작하는 날짜에 바로 공유해요.
ASANA가 좋은 점은 프로젝트마다 캘린더로 타임라인을 공유 할 수 있고 내부적으로 메세지와 보드를 만들어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클라이언트도 바로 요청사항을 보드 안에서 바로 작성할 수 있어서 쌍방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했어요.
3) 디자인을 공유할 때는 INVISION으로 더욱 생동감있게 전달 하자
디자인을 전달할 때 저는 PNG 파일만 넘기는게 좀 그렇더라구요. 어떻게 해석했는지 그 의도도 같이 공유해야 하는데 이미지만으로는 그게 다 전달되는 것 같지 않아서요. 그래서 디자인 공유는 되도록이면 화상회의를 해서 스크린쉐어를 꼭 하면서 보여드리는 편이에요. 그게 아니더라도 이미지파일과 함께 꼭 인비전 링크를 첨부해서 직접 앱 또는 웹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작업해요.
컴퓨터로 보는거랑 실제 디바이스에 입혔을때는 좀 다를 수 있잖아요 모바일로 인비전링크를 통해 들어가면 IOS/안드로이드/웹 마다 각각 조금씩 어떻게 다르게 보이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서 더 미묘한 차이도 잡아낼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인비전에서는 COMMENT MODE가 있어서 디자인에 대한 피드백을 해당 화면에서 바로 남길 수 있어 따로 문서를 작성하지 않아 편해요.
4) HANGOUT 화상회의로 업무능률을 UP 시키자
오프라인 미팅을 하는게 가장 좋지만 스케줄상 힘든 경우도 많고 DIGITAL PRODUCT의 경우 대부분 다 온라인으로 공유하기 때문에 화상회의로 거의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보통 일주일에 2번정도 팀과 회의스케줄을 잡고 대부분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은 그 화상회의에서 해결하는 편이에요. 사실 커뮤니케이션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은 절대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 자꾸 불필요하게 해야하기 때문 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어 한창 A프로젝트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데 B프로젝트 전화가 길어져 업무 포커스가 흐려지는게 싫더라구요. 저 같은 경우에 팀과 커뮤니케이션 해야하는 시간을 정해놓으니 훨씬 더 그 부담을 줄일 수 있었어요.
5) 자료는 한번에 GOOGLE DRIVE에 업로드 하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파일 관리인데요, 여러가지 경로로 받은 파일은 구글 드라이브로 한번에 공유 하면 좋아요. 드라이브 쉐어링이 되면 메일로 보내주신 자료도 드라이브에 바로 업로드를 부탁드리고 있어서 제가 반복해서 자료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어요.
6) 견적에는 커뮤니케이션비용까지! 고려해야한다.
미국같은 경우에는 클라이언트와 미팅하러간다면 가는 곳까지드는 교통비, 주유비 등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그런 부탁하기 어렵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눈에 보이지 않는 커뮤니케이션비용을 따로 고려할 수 있도록 트래킹하는걸 추천해요. 저같은 경우에는 엑셀표를 만들어서 그때마다 작업하는 프로젝트의 비용과 실제 작업소요시간/ 커뮤니케이션비용까지 적고 있는데요. 커뮤니케이션 비용에는 회의, 오프라인미팅, 미팅하러가는 이동시간까지 포함시키고 있어요.
이렇게 되면 프로젝트에 따라서 이런 프로젝트의 경우 내 작업시간을 얼마나 할당해야하지? 를 좀 더 정확하게 가늠할 수 있고요, 프로젝트 별로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경우를 미리 사전에 예측해볼 수도 있어요. 무조건 견적이 높은 프로젝트를 좋은 프로젝트라고 할 수 없는 부분이 실제로 커뮤니케이션 비용까지 계산해보면 내가 생각했던 시간보다 견적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시간적인 비용을 썼다는 걸 알 수 있더라고요.
P. S 류디네 스튜디오 방문 후기!
저번에 잠깐 번개 모임을 올렸었는데요, 너무나 감사하게 좋은 분들과 정말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신청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기회가 되면 다시한번 번개모임 만들어볼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