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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희 Nov 24. 2023

무망지인(毋望之人)

시즌 1-5


무망지인(毋望之人)

무망지인은 어려움에 쳐했을 때 뜻밖의 도움을 주는 사람을 의미한다. 

우연히 만나서 잠깐 인연을 맺었던 사람이 가장 필요한 때에 나타나 도움을 줬던 NC 인턴 시절.


MMO RPG가 처음이었던 내가 무과금 게임 플레이를 하기 위해 ‘아데나 노가다'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효율 좋은 사냥터에서 몬스터를 잡아서 경험치를 쌓고 레벨업을 해야지 캐릭터가 강해지고 새로운 스킬을 배울 수 있었던 게임이었다. 하지만 레벨업을 할수록 잡아야 하는 몬스터의 수는 수십 배가 되었고, 경험치 1프로를 올리기 위해서 약 8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돈을 쓸 수 없으니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게임을 할 시간이 없어서 평일 저녁은 퇴근 후 4시간씩, 주말은 이틀 내내 PC방에서 12시간씩 게임을 하던 중에 게임을 더 하고 싶어도 아데나가 없어 빨간 물약도 못 사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했다. 다행히 곧바로 게임에 접속한 선배님이 채팅으로 말을 걸어오셨고, 사정을 듣자마자 노하우 전수와 함께 아이템을 보내주셨다.


선배님이 알려주셨던 꿀팁들


스토리 텔링으로 목차 없이 PPT를 만들라는 미션을 받았을 때는, 스타벅스 파트타임 입사 교육을 같은 조에서 단 하루 함께 했던 민영언니가 판교까지 와준 것도 모자라 PPT 작성 강의와 스토리텔링(흐름)을 도와주었다. 그렇게  우연히 만났던 인연들의 도움을 받아 7주의 인턴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고, 20대 유저를 위한 마케팅 제안 문서는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수료식에서  발표를 하게 되었다.


<과제 리스트>

- 리니지 만화책 14권 전권 읽고 독후감 쓰기

- (2008년 이후 무려 6년 만에 등장한) 리니지 8번째 클래스인 전사로 3주 안에 무과금으로 만렙 찍기

- 리니지 콘텐츠 분석과 신규 BM 제안

- 리니지 IP 활용 마케팅 기획

- 20대 유저를 위한 마케팅 제안


시간이 흘러 7년 후, 경력직으로  NC에 입사할 수 있게 도움을 준 분들 역시 인턴시절  우연히 만났던 분들의 도움이 있었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면접을 본 부서의 1차 면접관이었던 실무자, 2차 면접관이었던 실장님 모두 내 인턴 경력을 본 후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동료분들께 나에 대해 기억하는지 물어보셨다고 한다.


어리바리했던 나를 제대로 지도해 주셨던 당시 과장님,

모르는 걸 물어보면 친절하게 알려주셨던 당시 대리님께서 7년이 지나도 나를 잊지 않고, “무조건 뽑아야 한다”라고 적극적으로 밀어주셨고 생생하게 인턴시절에 내가 어떻게 일을 했는지, 최종합격으로 올렸으나 당시 팀 분위기 상 불합격의 고비를 겪게 된 나는 몰랐던 비하인드 썰까지 풀어가며 강력 추천을 하셨다고 했다.


7년 전, 인턴 마지막 근무 날,

사업실 전체에 그동안 감사했다는 메일을 작성했었다. 


'인턴 경험을 밑거름으로 게임업계에서 조만간 제 이름을 들으실 수 있도록
크게 성장하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추신을 덧붙였었다.


결코 짧지 않았던 7년의 시절동안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 준, 

잠깐 인연을 맺었던 선배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내가 받은 도움을 나 역시 언젠가 후배들에게 베풀겠다 스스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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