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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Oct 17. 2021

목표는 세웠는데...

코치로 사는 이야기

"저는 기준이 높다는 얘길 많이 듣습니다. 사람들이 그래요. 왜 쓸데없이 기준을 높게 잡아놓고 도달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자신을 채찍질하냐고. 근데 전 기준을 낮게 두고 나는 괜찮다고, 낫다고 여기는 것보다 기준을 높게 두고 늘 성장을 향해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근데, 거길 한 번에 가려니 너무 힘이 듭니다. 기준을 낮춰야 할까요?"


고속터미널 역을 나갈 때마다 높이 뻗은 계단에 언제 올라가나 막막해지곤 합니다. 그럴 때 쉽게 올라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한 발을 내딛을 바로 앞에 있는 계단만 보는 거죠. 올라가야 할 그 지점을 바라보고 걸으면 "언제 다 올라가나.." 하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물론 에스칼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때론 걸어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 있으니까요. 그때마다 바로 앞 계단 하나만 바라보고 걷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어느새 다 올라왔다는 걸 깨닫게 되죠.


기준이 높을 수 있습니다. 높아도 되고요. 높을수록 더 좋을 수도 있죠. 그런데 그 높은 기준에 한 번에 도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가능성이 98% 이상입니다. 100층 높이의 건물을 한 번에 올라가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다못해 엘리베이터도 한 층씩, 에스칼레이터도 조금 힘을 덜 들일뿐 한 계단씩 올라가는 것은 다를 바가 없죠.


때로 우리의 목표는 생각보다 너무 높이,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한 걸음, 작은 실행은 목표만큼 멀지 않을 수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목표를 세울 때는 도달목표와 실행을 위한 행동 목표가 함께 필요합니다. 그리고 실행을 위한 행동 목표는 당장 시작할 수 있을 만큼 작은 것일수록 좋습니다.


성적 평점을 4.0 이상 받고 싶은 한 대학생이 있었습니다. 평점 4.0 이상은 도달 목표라고 할 수 있죠. 그에게 질문합니다.


"평점 4.0은 그 성적을 받기 위해 당신이 어떤 행동을 했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성적일 텐데요, 원하는 성적을 받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기를 원하나요?"


그는 매일 방과 후에 도서관에서 3시간 이상 공부를 하면 4.0의 학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 그럼 방과 후 3시간씩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것이 실행목표가 되겠구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당장 도서관에 가서 3시간씩 공부하겠다고 마음을 먹죠. 실제로 한 3일쯤은 도서관으로 달려갑니다. 그리고는 깨닫게 되죠. '아, 3시간이 생각보다 길구나.' 덧붙여 '아, 내가 목표를 잘못 잡았구나.' 하며 자신에 대한 한심함을 표현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 번 더 묻습니다.


"방과 후 도서관에서 3시간 이상 공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은 무엇일까요?"


어떤 사람은 도서관 의자에 앉는 것이라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일단 책을 펼치는 것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도서관 입구에서 출입증을 찍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제 이 작은 행동이 바로 매일매일의 실행목표, 바로 눈앞에 놓인 금세 발을 디딜 수 있는 하나의 계단이 되는 것이죠. 정리하면, 4.0이라는 도달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도서관 입구에서 출입증을 찍겠다는 행동목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도서관 입구에서 출입증을 매일 찍고 들어가다 보면 어느 날은 3시간 이상씩 공부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고, 그런 내가 모여 4.0이라는 학점도 받게 되는 것이죠.


실제 이런 학생이 있었습니다. 도서관 입구에서 출입증을 찍겠다는 행동목표를 세우고는 2주 만에 다시 코칭을 받으러 오는데 "코치님~~" 소리를 지르며 뛰어 들어오는 겁니다. 무슨 일이냐고 묻기도 전에 "제가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매일 도서관 입구에서 출입증을 찍고 들어가면서 어느 날은 10분을 앉아 있다 나오기도 하고, 또 어느 날은 2시간 넘게 앉아서 공부를 하기도 했답니다. 들어가긴 했으니 매일매일 성공경험을 쌓아갔지요. 그러던 어느 날, 정말 너무 공부가 하기 싫어서 '오늘은 진짜 도서관 입구에서 출입증을 찍고 바로 다시 출구로 돌아 나와야지!' 결심을 하고 도서관엘 갔답니다. 그런데 그날 따라 도서관에 들어가려는 줄이 길었대요. 바로 다시 돌아 나오겠다는 결심은 줄을 서 있는 동안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바뀌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결국 그날 3시간 이상 공부를 하고 나오는 짜릿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코치에게 들려주려니 소리를 지르며 뛰어들어올 수밖에요.   


도달목표는 우리에게 동기부여를 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에요, 동기부여는 되었는데 실행이 안 되었던 그간의 다양한 목표들도 있지 않나요? 그러면서 '나는 의지가 약한가 봐..' 하며 애먼 나를 탓했던 경험.


진짜 의지가 약했던 걸까요? 도달목표만 찍어놓고 행동목표를 세우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요? 이제 우리가 세운 목표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보세요. 멋지고 좋은 목표에 행동도 포함되어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행동목표로 첫 번째 계단을 만들어 보세요. 가능하면 한 발에 오를 수 있도록. 너무 높은 목표를 세워 한 발에 오를 수 없다고 좌절하지 말고, 한 발에 오를 수 있는 목표로 쪼갠 후, 한 계단 한 계단 꾸준히 오르는 자신을 칭찬해 보면 어때요?


#도달목표 #행동목표 #실행목표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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