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던 인생 점 하나, 캐나다 (1)

46년 인생 중 1년 반의 찬란함

by 은마마

캐나다행을 결정하고 준비하던 미국에서의 마지막 여름 어느 날, 큰 아이가 얘기를 한다.


"엄마, 00이네 캐나다에 갔나 봐?"


00 이는 중국에서 큰 아이와 유치원부터 초등 2학년까지 3년 동안이나 같은 반이었던 베프중의 베프였다.


그런 00 이가 캐나다엘 갔다는 것이다.


"시애틀에서 갈아탔나 봐? 00이 SNS에 시애틀 공항 사진이 올라와있어. 캐나다로 간대."


00의 엄마 E는 나보다 2살이 어린 친구였다.

베프였던 아이들에 비해 서로 다른 아파트에 살았던 터라 엄마들끼리는 많이 친하진 않았지만, 큰 아이가 미국에 간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만나자고 연락을 해 왔었고 결과적으로 미국에 오기 전 마지막으로 만났던 친구로 남아있었다.


우리가 미국으로 온 지 2년쯤 후였나, 그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있었다.

미국에서의 생활이 궁금하다고. 중국의 삶을 접고 다른 곳으로 옮길까 하는데 미국을 좀 알아보고 싶다고.

내가 살고 있는 모습과 현실, 이민의 실제적인 어려움까지 다 나누었더랬다.


그러고는 서로 사는 게 바빠 연락을 주고받질 않았는데, 큰아이를 통해 캐나다로 간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연락을 해 보았다.


문자를 보내자마자 바로 전화가 왔다.


"언니! 우리 캐나다 왔어요. 어제 도착했고 시애틀에서 갈아타느라 하룻밤 잤는데, 그렇지 않아도 연락해 볼까 하다가 그냥 캐나다로 들어왔어요~"


"그랬구나! 반가워라! 캐나다 어디야?"


"우리 에드먼튼이에요~"


"어머나! 우리도 12월에 에드먼튼으로 준비하고 있어!"


우연도 이런 우연이, 인연도 이런 인연이 있을까.


어젯밤에 도착해서 아직 시차 때문에 정신이 없다면서도 우리는 한 시간을 넘게 통화를 했다.


2023년 8월, E의 가족은 그렇게 캐나다에 가 있었고, 우리 가족은 그 해 연말에 같은 도시로 옮겨가게 되었다.


중국에서 같은 도시에 살며 아이들을 같은 학교에 보내던 두 가족이, 머나먼 캐나다 시골 도시에서 다시 만나게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짧았던 캐나다의 삶이 찬란하고 행복한 인생의 한 점으로 남아 있는 건,


이런 보석 같은 우연과 인연으로 진하게 물들어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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