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햄버거 먹을까? 서브웨이는 어때?" 기교 없이 담백한 내가 좋아하는 프랭크 버거를 새해 첫 점심메뉴로 골랐다. 새해 첫날이니 살짝 망설인 후 키오스크 화면에서 제로 콜라를 누른다. 친구가 한창 좋은 아들을 제외한 3 식구가 둘러앉아 즐겁게 햄버거를 먹던 중 콜라컵이 남편의 손에서 미끄덩 휘청대더니 순식간에 미끄러져 나와 테이블 위에서 쏟아진다. 순간이다. 모두가 벌떡 일어났지만 구석 자리에 갇힌 나는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내가 입고 있던 딸아이의 코트가 살신성인의 정신을 발휘하여 그 많은 양의 콜라를 온몸으로 받아낸다. 내가 웃음이 터지는 포인트이지만 애써 참아낸다. "괜찮나?" 묻는 남편의 물음에 평정심을 유지하며 "안 괜찮아. 이거 단비 옷이야."
콜라를 온몸에 엎질러도 화도 안 내고 웃음까지 참아내는 나는 진정 착한 아내라며 스스로 뿌듯해한다. 자리를 옮기고 알바생에게 자리 정리를 부탁한다. 새로운 자리에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식사를 이어가는데, 우리가 앉아 있던 자리에 앉은 그 뒤에 들어온 손님이 콜라를 쏟는다. 참았던 웃음이 터져 나온다. 새해 첫날부터 재미난 에피소드가 쌓인다. 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