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복병

14. 범인은닉죄

by 조병인

광주목 곤지암에 사는 유 씨라는 아낙이 주상에게 탄원서를 올렸다.

글을 올린 유 씨는 살인용의자 이득시를 집에 숨겨준 신백의 처다.


유 씨가 사정을 밝히고 꼭 도와주기를 간청한 것은 두 가지였다.

첫째. 남편과 득시는 서로 친척 사이임을 내세워 남편을 석방해 주기를 간곡히 청했다.

《大明律》의 「형률(刑律)」은 포망편(捕亡編)에 지정장닉죄인조(知情藏匿罪人條)를 두어 범죄자를 숨겨주고 관청에 신고하지 않은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대명률》의 「명례율(名例律)」에 친속상위용은조(親屬相爲容隱條)를 두어서 일정한 범위의 친속(親屬) 간에는 서로 숨겨주는 것을 용인하도록 되어 있는 것을 알고 임금에게 선처를 요청한 거였다.

둘째. 만약 남편의 죄를 용서할 수 없다면 자신이 대신 처벌을 받게 해 주기를 청했다.

밤중에 찾아와 닷새만 숨겨달라고 사정하는 득시를 냉정하게 내치려는 남편을 자기가 억지로 설득해 득시를 숨겨준 것이라고 적었다.

탄원서를 읽어본 주상은 승정원을 시켜서 신백을 구금하고 있는 무원에게 내려주었다.


무원은 ‘유 씨의 요청을 들어줄 수 있는지 검토해 보라.’는 뜻으로 여기고 대명률을 펼쳐서 친속상위용은조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조문의 입법취지는 간단명료한데 적용기준이 매우 복잡했다.


첫째. 동거하는 대공(大功) 이상의 친속 및 외조부모·외손·처부모·사위와, 손부(孫婦)·남편의 형제 및 형제의 아내가 죄가 있을 때 서로 숨겨 주는 것을 용서한다.


대공은 자신이 죽으면 아홉 달 동안 상복을 입을 친족이다. 사촌형제(종형제), 출가 전의 사촌자매(종자매), 장남을 제외한 모든 아들의 아내(중자부), 맏손자를 제외한 모든 손자(중손), 맏손녀를 제외한 모든 손녀(중손녀), 조카며느리(질부), 남편의 조부모, 남편의 백숙부모, 남편의 질부 등이 대공복을 입는다.


둘째. 소공(小功) 이하의 친족을 숨겨준 자는 보통 사람의 죄보다 3등을 감한다. 무복지친(無服之親)은 1등을 감한다. 모반(謀反)보다 죄가 무거운 경우는 이 조문을 적용하지 않는다.


소공은 자신이 죽으면 다섯 달 동안 상복을 입을 친족이다. 할아버지 형제의 내외(증조부·종조부·종조모), 아버지의 사촌형제 내외(종숙부·종숙모), 6촌 형제(재종형제), 4촌 형제의 아들(종질), 형제의 손자(종손) 등과, 외가로 외할아버지·외할머니·외아저씨(외삼촌)·이모 등이 소공복을 입는다. 시집간 여자의 경우는 남편의 형제, 남편형제의 손자, 남편 사촌형제의 아들, 남편형제의 부인(동서) 등이 소공복을 입는다. 무복지친은 자신이 죽었을 때 상복을 입을 수 있는 촌수를 벗어난 친척이다.


따라서 법조문의 면죄 기준에 따르면 고종사촌을 숨겨준 신백의 경우는 지정장닉죄인조 적용의 예외에 포함되지 않았다.


신백의 죄를 그의 처가 대신 받게 해 줄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설령 부인의 간청을 따른 것이라도 죄인을 집에 숨겨준 죄는 가장의 몫인 데다 가장의 죄를 가족이 대신 받게 할 수 있는 근거도 없었다.

하지만 무원은 신백의 죄를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는 사유를 찾아볼 생각으로 신백을 불러서 득시를 숨겨주게 된 경위를 물었다.


신백은 눈물을 훔치며 이득시를 닷새동안 집에 숨겨주게 된 연유를 털어놓았다.

-저는 득시가 사람을 죽인 사실을 모르고 집에 들여서 숨겨줬습니다. 만약 득시가 살인범인 줄 알았으면 즉시 관아에 신고했을 것입니다.

신백은 아내가 득시를 숨겨주자고 자신을 조른 사실을 끝까지 숨겼다. 자신은 어차피 붙잡힌 몸이지만 아내까지 죄를 받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무원은 신백을 다그치는 대신 나장들을 신백의 집에 보내 신백의 처 유 씨를 데려오게 하였다. 밤중에 불쑥 찾아온 핏줄을 냉정하게 내치려는 남편을 설득한 유 씨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을 신백의 신문조서에 적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


오후 늦게 관군들과 함께 유 씨가 도착했다.

무원이 보아하니 행색은 남루해도 심성은 착해 보였다.


무원은 유 씨에게 남편은 풀려날 수 없다는 사실과 친속상위용은조의 적용범위를 알아듣게 설명해 주었다.

유 씨는 절망적인 눈빛으로 무원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남편의 죄를 대신 받게 해 달라는 요청도 들어줄 수가 없소. 하지만 남편의 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득시가 집으로 찾아간 날 있었던 일들을 하나도 빼지 말고 자세히 말해주시오.

유 씨는 무원의 자상한 어조에서 일말의 기대를 희망을 느꼈는지 무원이 자기 집에서 닷새를 머물다 떠나간 과정을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자세하게 털어놓았다.

그날 낮에 신백은 검단산에 가서 땔나무를 해가지고 돌아와 식구들과 저녁을 먹고 있었다.

-멍! 멍! 멍!, 멍! 멍! 멍!. 으르릉! 으르릉!

집에서 기르는 검둥이가 손님의 방문을 알렸다.

신백은 밥숟가락을 내려놓고 마당으로 나갔다.

-안녕하셔요. 형님. 저 득시입니다. 강화 사는 외사촌이요.

사립문 바깥에 건장한 사내가 시커먼 어둠을 덮어쓰고 서 있었다.

-아니 이 밤중에 자네가 여길 웬일인가.

득시는 신백과 외사촌 고종사촌 사이다. 득시의 어미가 신백의 고모고 신백의 어미가 득시의 외할머니다. 신백은 서른 살이고 득시는 스물여덟 살이다.

-어서 안으로 들어오게. 마침 저녁을 먹던 참이니 들어가서 같이 한 술 뜨세.

신백은 어렸을 때 고모 집을 가서 득시와 함께 동네 개울에서 미역도 감고 송사리도 잡던 추억을 떠올리며 득시를 안방으로 들였다. 말이 안방이지 까치둥지보다 조금 더 컸다. 서까래가 알몸으로 보이는 천정은 득시의 상투가 닿을 정도로 낮았다.

저녁을 먹자고 방에 들이기는 하였지만 막상 득시에게 나눠줄 밥이 없었다. 보릿고개 한복판인 5월 중순이라 하루 세끼를 멀건 죽으로 때우는 처지에 손님을 먹일 밥이 어디 있겠는가?

신백은 자기가 먹던 죽을 다른 사발에 절반쯤 덜어서 득시에게 건넸다.

득시는 미안해하는 기색도 없이 신백이 넘겨준 죽을 한 입에 들이켰다.

곁에서 함께 죽을 먹고 있던 유 씨의 눈길이 득시의 행색을 홅었다.

등잔불이 침침한데도 입고 있는 옷과 상투와 수염이 거지꼴에 가까웠다. 그뿐만 아니라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고 손등이 엉망으로 긁혀있었다.

-서방님 입으신 옷이 왜 그러세요? 손등은 또 왜 피투성이고요.

신백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득시의 손등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이런 몰골을 해가지고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실은 제가 법을 어기고 숨어 다니다 여기까지 이르렀습니다. 죄송하지만 며칠만 숨겨주시면 그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득시는 도성에서 주먹패들을 끌어 모아 못된 짓을 하고 다니다 관원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고 하였다.

-사정은 안 됐네만 청을 들어줄 처지가 안 되네. 내줄 방도 없고 먹여줄 식량도 없네.

신백은 득시의 부탁을 일언지하에 거절하였다. 아무리 친척이라도 죄를 짓고 도망 다니는 사람을 숨겨줄 마음이 없었다.

-바깥 기온이 어지간하니 헛간도 상관없습니다. 끼니는 뒷산 골짜기에 올라가서 가재를 잡아다가 끓여 먹으면 되고요. 오월 가재는 배때기에 알을 잔뜩 달고 있어서 된장을 풀어서 팔팔 끓이면 쇠고기보다 맛있습니다. 도성의 남산 골짜기에도 가재가 많아서 올해도 서너 차례 잡아다 끓여 먹었습니다.

-자네를 숨겨줬다가 내가 잡혀가면 우리식구들은 누가 먹여 살리나?

신백은 차마 내키지 않았지만 죄인을 숨겨주고 죄를 받을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 그러시면 오늘만 여기서 자고 내일 아침에 일찍 떠나겠습니다.

-오늘은 밤이 늦었으니 건넛방에서 자고 내일 날이 밝는 대로 떠나 주게.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신백의 아내 유 씨가 끼어들었다.

-여보. 이 밤중에 어렵사리 찾아온 사람을 그렇게 내치는 게 어디 있어요. 모르는 나그네가 재워 달래도 들어주는 것이 도리일 텐데 하물며 핏줄이 재워달라면 냉큼 재워주는 것이 동기간의 도리 아니에요?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세요. 지금 득시 서방님의 마음이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핏줄’과 ‘동기간’이라는 두 단어에 신백의 착한 천성이 허우적거렸다.

유 씨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하며 남편을 설득했다.

-잠은 당신하고 건넛방에서 주무시고 식사는 우리 식구 먹는 대로 드시면 닷새 금방 지나가요. 끼니마다 반찬이 부실하니까 가재도 좀 잡아다가 끓여 먹고요. 애들도 가잿국 좋아하잖아요. 게다가 우리 집은 외딴집이라 지나가다 들여다보는 사람이 없잖아요. 서방님을 숨겨줘도 누가 알고 당신을 잡아가겠어요. 다섯 달도 아니고 닷새라잖아요.

신백은 고개를 뒤로 젖히고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동기간의 도리’를 내세워 자신을 압박하는 아내를 설득할 묘책을 궁리하는 것 같았다.

결국 신백은 득시의 부탁을 받아들였고 유 씨가 말한 대로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그 사이 유 씨가 중들이 입고 다니는 가사 한 벌을 구해다 득시에게 주었다. 중 옷을 입으면 숨어 다니기가 쉬울 것으로 여기고 뒷산의 절에 올라가 주지가 오래 입어서 다 낡은 것을 얻어온 거였다.

처음에 약속한 대로 닷새째 되던 날 득시는 죽으로 아침을 먹고 신백의 집을 나섰다.

-그동안 신세가 많았습니다. 형님. 형수님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잠도 푹 자고 계곡에서 때도 벗겨서 그런지 헤진 가사를 입고 사립문을 나서는 행색이 멀끔해 보였다.

-은혜 같은 거 생각지 마시고 서방님 몸이나 온전히 지키셔요. 붙잡혀서 옥에 갇히지 마시고요.

유 씨는 마음이 몹시 불안했다. 금방이라도 숲 속에서 관군이 튀어나와 득시를 오랏줄로 꽁꽁 묶을 것 같았다.

-언제까지 그렇게 불안하게 살 건가. 그냥 죗값을 치르고 집에서 발 뻗고 자는 게 낫지 않겠는가?

신백은 득시가 자수해서 법대로 벌을 받고 여생을 마음 편히 살기를 바랐지만 즉석에서 헛말이 되었다.

-여름에는 산이고 들이고 먹을 것이 많고 숨을 데도 많아서 잡힐 일이 없습니다. 제 걱정은 마시고 안녕히 계세요. 조카들도 잘 있어라. 또 올게.

-아저씨, 안녕히 가셔요.

-컹!컹! 컹!컹!컹!

검둥이도 꼬리를 흔들며 득시를 배웅했다.

-잘 있어라 검둥아. 네가 있어서 그동안 심심치 않았다. 또 보자.

유 씨는 신백과 나란히 서서 득시의 뒷모습을 멀거니 바라보았다. 한창 젊은 나이에 죄를 짓고 이리저리 쫓겨 다니는 득시의 신세가 마치 사냥꾼에게 쫓기는 들짐승 같았다.

신백과 아내 유씨는 득시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에 집안으로 들어왔다.

***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하더니 득시가 떠나고 열흘이 채 안 되어서 사달이 생겼다.

식구들이 점심을 막 먹고 났는데 갑자기 관군 십여 명이 들이닥쳐 신백을 오랏줄로 꽁꽁 묶었다. 신백은 아내의 통사정을 냉정하게 뿌리치지 못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돌이킬 수 없는 과거사였다.

관군들이 남편을 끌고 갈 때 그녀는 속수무책으로 아이들과 함께 맨발로 마당에 서 있었다. 엉겁결에 남편을 잃고 외딴집에 홀로 남겨진 유 씨는 앞날이 캄캄했다. 홀로 아이들을 먹여 살릴 일을 생각하니 눈물만 쏟아졌다. 그리 똑똑하지도 못하면서 잘난 척하다가 생과부가 된 자신이 죽고 싶도록 미웠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여보! 당신이 안 된다고 할 때 가만있었어야 하는 건대. 어쩌자고 바보같이 죄인을 숨겨주자고 졸라서 당신이 붙잡혀가게 만들었단 말입니까. 나는 얼간이예요. 멍청이예요. 얘들아, 아버지가 붙잡혀 갔으니 이제 우린 어떻게 산다냐. 이 불쌍한 것들. 아이고아이고. 내가 천치야. 내가 등신이야.

어미가 슬프게 우니 아이들도 따라서 울음을 터뜨렸다.

열네 살 먹은 장남은 어미의 손을 잡고 엉엉 울었다.

옆에서 코를 훌쩍이던 동생 네 명이 동시다발로 ‘엄마’를 부르며 울부짖었다.

해가 저물어 날이 어둑해졌는데도 유 씨는 저녁밥을 지을 수 없었다. 자신이 잘못해서 남편이 잡혀갔다는 죄책감이 가슴을 짓눌렀다. 남편 없이 혼자서 아이들을 먹여 살릴 생각을 하니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아이들도 어미의 마음을 아는지 아무도 밥을 달라거나 배가 고프다는 말을 안 했다.

밤이 늦어 자리를 펴고 눕기는 하였으나 유 씨는 잠이 오질 않았다. 오랏줄에 꽁꽁 묶여서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남편의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날이 밝으면 관군들이 다시 와서 자신도 똑같이 묶어서 관아로 데려갈 것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상책일 것 같았다.


날이 밝기 전에 새끼줄을 가지고 뒷산에 올라가 나무에 목을 매자.


유 씨는 상체를 일으켜서 곤히 잠든 아이들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기는 글렀는데 나마저 없어지면 불쌍한 팔 남매는 떼거지가 되겠지.


유 씨의 마음이 흔들렸다. 결심이 갈라졌다.

유 씨는 죽으려던 생각을 거두고 아이들을 위해 독하게 살았다.

날마다 산나물을 뜯어가지고 장터에 나가 팔아서 자식들의 허기를 채워줬다. 산속에 들어가 칡도 캐고 땔나무도 직접 하였다.

어렵지 않은 일이 하나도 없었다. 모든 게 익숙지가 않다 보니 부상이 잦았다.

-주상께 올린 탄원서를 써준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주겠소?


유 씨는 임금에게 남편을 풀어주기를 청하는 탄원서를 올리게 된 경위를 자세히 들려주었다.


유 씨는 그날도 남편이 쓰던 지게를 둘러메고 땔나무를 하러 산속에 들어갔다. 나무에 붙은 채로 말라죽은 삭정이들을 잔뜩 모아서 지게에 얹었다. 언덕길을 조심조심 내려오다가 발을 헛디뎠다. 좌우로 몇 차례 비틀거리다가 개울로 처박혀 지게 밑에 깔렸다.

결국 이렇게 죽는구나 하고 기구한 팔자를 원망하고 있는데 근처에서 약초를 캐고 있던 젊은이 세 명이 비명을 듣고 달려와 목숨을 구해줬다.

유 씨는 젊은 약초꾼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약초꾼들은 아녀자가 깊은 산속까지 홀로 땔나무를 하러 온 연유를 물었다.

유 씨는 살인을 저지르고 찾아온 친척을 집에 숨겨줬다가 남편이 붙잡혀간 이야기를 들려줬다.

약초꾼 한 명이 임금에게 탄원서를 올려보라고 권했다. 가까운 친척을 숨겨준 경우는 죄를 면할 수도 있다며 자기가 법을 좀 아니까 대신 써주겠다고 하였다.

유 씨는 약초꾼들을 집으로 데려갔다.

탄원서 대필을 약속한 약초꾼은 마당에 멍석을 깔아달라고 하였다.

약초꾼은 휴대용 먹물과 세필(細筆)을 꺼내서 글을 적기 시작했다. 중간중간에 유 씨에게 궁금한 것들을 물어가며 탄원서를 완성해 주었다.

-관아에 가져다주면 목사가 알아서 주상께 올릴 것이오.

-세상에 이렇게 고마운 일이. 어디 사시는 뉘시온지.

유 씨는 나중에라도 은혜를 갚을 생각으로 이름과 사는 곳을 물었다.

약초꾼은 한양 훈도방에 살고 이름은 ‘사재’라고 하였다.


무원은 사재가 선행을 했다고 생각했다. 유 씨에게 사재를 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남편의 죄를 배우자가 대신 받게 할 수 있는 법조문이 없소.

무원은 나장을 시켜서 옥에 갇힌 신백을 데려오게 하였다.

남편을 본 유 씨는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연신 목울음을 삼켰다.

남편은 아내에게 자식들의 이름을 차례로 호명하며 일일이 안부를 물었다.

아내는 아이들이 모두 철이 들었다는 말로 남편을 안심시키고 집에서 가져간 옷보따리를 풀었다.

유씨가 남편에게 옷을 건네는 사이 무원은 두 사람이 서로 하고 싶은 말을 편히 주고받을 수 있게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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