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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거운 꿀벌 May 14. 2024

나는 고급 MBA 과정 중인 CEO다

기가 막힌 삶의 배움의 현장

출처 Pinterest

작성일 2023.12.25.


직원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이 모든 사업의 힘든 부분이듯 우리 회사에도 그런 일들이 무한정 반복되고 있다. 그래도 다행이고 감사한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직원들의 교육,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컷 가르쳐 놓고 이제 좀 손이 익었다 싶으면 수많은 이유로 떠난다. 여기서 식당과 김치 사업을 7년간 하면서 한달에 나가고 들어오는 직원을 5명만 잡아도 얼추 420명이다. 인사 관리, 직원 교육의 일은 정말 힘이 빠지는 일이고 분노, 실망, 황당으로 내 밑바닥을 수없이 확인하는 시간들인 것 같다. 


정말 내가 이러다 미치는게 아닐까 할 정도로 거품을 물고 미친듯이 안되는 현지어로 지지고 볶았던 초기 몇년의 시간들이 있었다. 매일 수십번을 무너지고 폭발하고를 반복하면서 스스로 비참해지는 자리까지 가고보니 어느새 그 안에서 나도 모르는 '저력'(이 부분에 대해 아래에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이 키워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출처 Pinterest


초반 몇년은 대부분이 문맹이어서 나의 유아수준의 현지어로는 교육 효과가 3초였다. 매뉴얼이나 서류가 무용지물(내가 만들수 있는 실력도 없었거니와 만들어도 직원이 읽을수가 없으니)이니 매일 똑같은 말을 수없이 반복하며 나는 서서히 미쳐가는 듯 했다. 바로 앞에서 직원 이름을 서너번 불러도 쳐다보지 않고 어떤 지시를 하면 알겠다고 하고는 바로 다른 행동을 해서 사고가 나는 일이 모든 직원에게 일어나는 일상이었다. 내 주변에서 매일 벌어지는 일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정말 영화처럼 설정을 해야지만 벌어질수 있는 일들을 보면서 어느 순간에는 내가 마치 사장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트럼프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카메라는 켜 있지 않았지만 나는 정말 사장 수업을 무료로 받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래서 더욱 이런 경험과 깨달은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다.


수많은 직원들을 받고 보내면서 많은 에피소드, 다양한 직원들을 경험했고 그 안에서 사람에 대해 경영에 대해 나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고 배워가고 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아침에 회사로(거주하는 2층에서 회사인 1층으로) 가는 중에 마치 내가 아주 수준 높은 아이비리그 경영수업을 받으러 가는 학생과 오버랩이 되는 것 같다. 그 발걸음은 매일 반복되는 문제들, 새로운 문제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해 머리를 싸맨 CEO의 발걸음이기도 하지만 여러 주제를 공부하며 시험과 논문과 발표를 준비하는 학생의 발걸음이기도 하다.


매일 지치고 분노하게 하는 이런 문제들 가운데 어느 순간에는 이런 문제들이 나를 전문인으로 만들기 위한 기가 막힌 세팅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전문인이라는 정체성과 자부심, 자신감, 열정이 조금씩 생겼다.




출처 Pinterest


맨 땅에(아무 것도 모르고, 아무 체계도 없고,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는 상황) 헤딩을 하는(실수를 통해 하나씩 배워가는) 반복된 시간들 가운데 어느새 조금씩 체계를 잡아가게 된 것이 정말 매직과 같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보면, 이게 무슨 회사고 김치공장인가 하겠지만 말이다.


수많은 어려움 중에 직원을 교육하고 관리하면서 내가 얻은 저력을 뽑아보자면 이렇다.

1. 수많은 문제를 만날 때 내가 사람을 다루는 전문인 양성 학교에서 아주 수준 높은특별 교육을 받는 자부심, 기대감, 열정을 주었다. 실제로 문제들을 겪어가면서 깊은 통찰과 해결책을 배우고 있다.


2. 좋은 직원을 붙잡거나 문제가 있는 직원을 내보내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가다보니(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그만둔 직원들이 다시 오는 경우도 있고(선별해서 소수만 받는다) 일을 하면서 직원들이 좋은 방향으로 변화되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급이 다른(?) 좋은 직원들이 들어오기도 한다.(이것은 회사의 레벨과 직원의 레벨이 같이 맞춰지는 현상인 것 같다)    


3. 무능한 직원들이 많다 보니 내가 시스템을 만들어야만 돌아가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계속 시스템 만드는 것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어서 시스템 개발자가 되가는 것 같다. 결국 내 역량만큼 회사가 큰다는 것인데 외부의 문제를 통해 내가 더 커져야 하고 커질수 있는 부분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앞으로 이런 부분들을 경험과 배운 내용들을 더 나누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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