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일지 8

존재 자체로

by 쁘미
정신과병원 여자 폐쇄병동에서 간호사로서 근무하면서 얻은 지혜, 소중한 날들, 깊은 인연들을 담은 글입니다.


정신과일지 8 - 존재 자체로


"면담 가능해요?"

"선생님 지금 바쁜데,, 조금만 기다려줘요"

"아이씨! 왜 면담 안 해주냐고!! 짜증 나는데 어쩌라고요!!"


5분 간격으로 간호사실에 계속 찾아오고 당장 상담해주지 않으면 발로 문을 차고 짜증을 폭발해 버리는.. 막무가내의 청소년 환자가 있었다.

이 친구 때문에 업무마비에, 라운딩도 제대로 못하고 다른 환자랑 이야기하고 있으면 왜 내 얘기는 안 들어주냐면서 계-속 찾아오는... 한동안 나를 너무 힘들게 했던 환자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간호사실에 찾아오는 횟수도 급격히 줄고 눈 마주치면 생긋 웃으며 인사를 하고 Verbal manage(언어적 치료)가 되어 물어보니-



"엄마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줘요. 사랑해 줘요. 어떤 말이 아니라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으로 나를 쳐다봐줬어요. 이제 다 괜찮아요. 행복해요"



사람을 변화시키고 일으키는 것은 별게 아니라 진정한 사랑이었다. 존재 자체로 받은 그 사랑을 더 넓게 나누는 사람이 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