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흔들 다리에서> 그림책을 앍고
#마마쿠쿠 #그림책으로철학하는엄마들 #philosophywithmoms
흔들흔들 다리에서 / 기무라 유이치 글 / 하타 고시로 그림 / 김소연 옮김 / 천개의 바람
(출판사 소개글)
토끼 한 마리가 통나무 하나만 간신히 남은 다리로 뛰어오른다.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달아나는 토끼의 뒤를 쫓아 여우도 재빠르게 다리에 오른다. 여우가 눈앞에 있는 토끼를 막 붙잡으려는 순간, 둑이 무너지며 다리가 흔들흔들 흔들린다.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통나무 다리가 기울어 둘 다 강으로 빠지게 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옴짝달싹 못하고 통나무 다리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 여우와 토끼. 할 수 있는 거라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일뿐이다. 형제 이야기, 추운 겨울을 보낸 이야기, 즐거웠던 이야기 등을 말하며 어느새 적이라는 것을 잊고 서로를 염려하는 토끼와 여우. 둘은 무사히 통나무를 건널 수 있을까?
1. 함께 읽기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라는 질문으로 서로의 생활을 이야기 나눕니다. 어느새 59번째 모임을 하다보니, 서로의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고 서로 꽤 친해진 느낌입니다. 이 공간은 온라인이지만 자신의 생각을 나누기에 안전하고 편안한 곳입니다. 적어도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되는 모임인 것 같아서 퍽 행복합니다. 그렇다고 우리끼리만 어울리는 곳은 아닙니다. 언제나 새로운 이들을 맞이하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열린 곳입니다.
오늘은 '흔들흔들 다리에서' 그림책을 읽었습니다. 그림만으로도 상황이 이해되고, 캐릭터들의 감정이 느껴지는 생생한 그림책이라 읽고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흔들흔들 다리 위에서 여우와 토끼가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누군가 움직이면 다리가 균형을 잃고 강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둘이 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 운명 공동체가 된 것이지요. 노을이 지는 저녁 갑자기 찾아온 까마귀 떼를 견디고, 긴긴밤을 견디며 서로를 알아간 둘. 새벽의 바람이 훅 불어와 흔들흔들 다리를 벗어나게 되지요. 그리고는 다시 여우는 토끼를 잡아 먹어야 하는 자연스러운 상황이 됩니다. 둘은 어떻게 될까요?
2. 인상적인 장면 나누기
먼저 인상적인 장면과 그 이유에 대해 나눴어요.
균형잡기 어려운 인생과 닮은 그림책 같다, 때로는 적과의 동침을 해야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아이러니가 있는 삶이다. 절대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은 관계도 밤을 같이 지새야 하는 사이가 될 수도 있으니 더 복잡하다.
그런데 꼭 균형을 잡고 사는 것만이 좋은 걸까? 조화로운 상태, 사이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이 균형잡힌 삶일까? 균형이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3. 더 자세히 생각해보기
잘 지내고 조화로운 것만 balance일까? 착착 맞는 것만 좋은 균형일까? 꼭 잘 지내는 것만 balance일까?
그냥 조금 어긋나도 괜찮은 상태라 그것이 균형잡힌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관계도 있지 않을까?
균형이라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과 평화해야 한다. 모든 이와 잘 지내야 한다. 사이 좋게 지내며, 싸우지 않아야 한다. 일과 육아의 배분이 적절히 이루어져야 한다. 일도 잘 하고, 육아도 잘 해야 성공적인 균형잡힌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렇게 사는 것이 균형잡힌 삷일까? 과연 그렇게 사는 것이 가능할까?
생각해보면 2,30대까지 그런 균형잡힌 관계를 유지해야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어떤 관계는 굳이 잘 지내지 않아도 되는데, 굳이 균형을 잡고 살려고 애썼나 싶어서 후회된다. 아무리 애를 써도 나혼자만 균형을 잡으려고 해도 안 될 수도 있고, 노력으로 균형잡히지 않을 수 있는 것 같다. 꼭 균형잡힌 관계를 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균형을 맞추려고 애쓰면 살지 않을 때 편안함,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걸 알게 되서 좋다.
하지만 가족간의 관계처럼 균형을 잡아야 하는 것들도 분명히 있다. 그럴 땐 어떻게 균형을 잡아가야 할까?
시소를 탈 때 평형이 유지되려면 타고 있는 두 사람이 무게가 다를 때, 한 쪽이 힘을 빼줘야 한다. 균형을 맞추는 것은 바들바들 애를 써야 하는 것 같다. 노력의 방식,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엄마가 화났을 때 눈치를 보면서 아이가 행동하면서 균형을 맞추려고 하지 않을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할 때는 서로의 방법을 존중해야 한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이들이 싸울 때 서두르며 억지로 사과하게 한 것이 진짜 균형잡은 것인가? 나는 편한데, 정말 아이들에게도 그럴까? 얼른 화해해. 진짜 화해가 된걸까? 돌아보게 된다. 겉으로봐서는 너무 균형을 (한치의 오차도 없는) 맞추려고 하는 노력이 과하기 때문에 (나의 방식과 다를 수 있다) 적당한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 그 때 필요한 것은 존중, 공감, 이해, 역지사지, 역지감지, 그 사람이 되어 살아보기, 기대감을 내려놓는 것, 내가 가진 관계에 대한 환상을 버리기, 자녀에 대한 환상적인 기대를 포기해야 할 거다. 조금 불안하더라도 균형잡는 시간이 필요하다. (주말부부처럼 너무 오래 떨어져 있으면 좋지 않다. 서로의 삶에 익숙해지면 함께 하는 것이 어색해진다.) 혼자만의 시간 + 가족간의 시간이 균형을 맞아야 한다. 한 사람만 희생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도 불균형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남편의 삶도 불균형하지 않을까?
자연 생태계의 불균형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나의 삶에는 어떤 균형감이 필요할까? 등에 대해 더 이야기 나누었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살기도 힘들고, 알 수 없는 자연재해, 펜데믹과 싸워야 하고, 너무 격한 세월을 만나지 않을까, 다음 세대가 갈수록 더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는데, 우리는 이 불균형한 삶에서 잘 버티고 살아야 할 거다.
4. 생각을 정리하기
(ㅈㅎ) 균형이란. 참 어렵다. 더 알고 싶다. 나의 해방일지 라는 드라마를 보면 해방클럽에서 행복한 척 하지 않기, 불행한 척 하지 않기, 솔직하기. 3가지 규칙을 가지고 있더라. 이 규칙을 균형을 잡아가는 삶의 태도로 잡아보는 건 어떨까 싶다. 그러다보면 솔직한 내 모습으로 균형을 맞춘 삶을 살지 않을까.
(ㄷㅈ) 엄마가 아픈데 웃고 있는 사긴을 보면서 짜증이 났다. 웃을 수 없는 상황에서 왜 웃지? 늘 좋은 것만 보이고 싶은 강박이 있는 건 아닌가? 좋은 모습만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 좋은 모습이 아니어도 보여주고 줄 수 있는 친구는 얼마나 되지? 웃지 않는 사진도 찍자. 사진에도 웃을 때만 찍지 말자. 균형을 맞추자 = 솔직하게 살자. 거짓웃음을 많이 하지 말자.
(ㅁㅈ) 인생이 그런 거 같아, 각자 처해진 상황도 조건이 다르고, 사람의 마음가짐도 다 달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나.. 평생 고민하고 찾아가면서 살 것 같다. 어릴 때 평균대 건너기.. 손을 벌려도 보고 뛰어도 보고 노력한다. 그렇게 여러 모양으로 살다보면 끝까지 건너가지 않을까?
(ㅅㄹ) 마마쿠쿠는 나에게 균형이다. 많이 배우고, 나는 또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게 된다. 나 이런 사람이구나, 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면서 균형을 찾아가고, 힘을 빼기도 한다. 서로 이야기 나누면서 균형을 잡으며 살아가게 된다. 나이 들어서 균형을 더 잘 잡아가는 것 같다.
(ㅊㅁ) 인생에 최소한 적어도 한 번은 균형이 온다. 사실은 여러번. 인생은 불균형과 균형의 상태의 연속일 거다. 우리가 잘 살려고 노력하고, 삶을 정리하려고 노력하면, 균형은 맞이할 날이 온다. 그러니까 불균형한 상태에서 자유하자. 그리고 내 안에 불균형하면서 균형인 척 하는 것은 뭘까 생각한다. 너무 덮어버리려는 것은 무엇인지... 인생은 그런거지.. 하고 쌓아두는 것이 맞는 건지. 너무 행복한 척, 너무 불행한척 말고 솔직하게 살 가자.
오늘도, 우리는 균형이라는 개념을 삶으로 가져와 이리 저리 생각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