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훔치는 도둑, 눈 깜짝할 사이>를 읽고
2023-11-09 <시간을 훔치는 도둑, 눈 깜짝할 사이/츠카모토 유지>
'엄마는 시간도둑이야. 내가 재미있게 노는 시간을 빼앗아가! 하라는 것이 많아.' (지안이, 7살)
양치하고 밥먹고 옷입고 기본적으로 해야할 것들이 있는데, 아이들은 자기가 집중한 시간이 전부라 여기고 엄마를 '시간도둑'이라고 한다. 친구와 노는 시간은 빨리 가고, 잔소리듣는 시간은 천천히 가고, 같은 시간인데도 왜 이렇게 다른건지 묻습니다. 표준적 시간을 크로노스라고 한다면, 주관적 시간은 카이로스겠지요. 어쩌면 우리는 크로노스의 시간에 살고 있다고 말하지만, 카이로스의 시간을 누리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마다, 상황마다, 나이에 따라 다 시간을 다르게 인식하고 있으니까요.
너무 행복한 순간에는 '시간아 멈춰라.'
즐거운 시간에는 '시간이 너무 빨리가, 잡고 싶어.'
힘든 시간에는 '제발 시간이 갔으면, 가라..'
하지만 시간은 잡고 싶다고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저 째깍째깍 흐를 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할까요?
- 시간은 관리가 되는 걸까요?
-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라는 것이 있는 걸까요?
- 스스로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하는지에 대한 방법이 있나요?
- 의미없는 시간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 지루하고 힘든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이 있을까요?
- 즐거운 시간만 있다면 어떨까요?
- 지금 여러분의 시간은 빠르게 흐르나요? 천천히 흐르나요?
- 시간을 대하는 태도는 어떠해야 할까요?
이 질문을 두고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있을까?
있다. sns 파도타고 보내는 시간, 연예인들의 기사를 타고 가다보면 한 시간이 지나있기도 하고, 의미없는 대화만 오가는 만남도 있고(주로 자기자랑, 돈 자랑, 타인을 욕하는 것 등), 가성비 따지면서 쇼핑 검색하는 것들...
없다. 그런 시간들조차 어떤 경험으로 자기의 미래에게 영향을 주는 것 같다. (허투루 보낸 시간을 다시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하고), 어쩌면 그런 허투루 보내는 시간도 나에게는 필요한 시간이었을 것 같다. 그리고 어떤 것은 내가 그것을 선택해서 했다고 생각하지만 그저 나에게 다가온 시간들일 수도 있다. 후회한 시간조차 의미가 있으며, 그 모든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구성해간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후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시간을 대하는 태도는 어떠해야할까?
- 자기개발을 하라고 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이 시간 관리다. 그러다보니 아이 재우다가 같이 잠들면 그 밤의 시간들이 너무 아쉽고 아까웠다. 하지만 요즘은 개운하게 잘 잔 밤을 충분히 의미있게 여기고 낮 시간을 잘 활용하자고 생각한다.
- 시간을 너무 관리의 차원으로 여기면서 과업을 해야하는 것, 물질적으로 인식하는 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모든 시간을 목적와 목표 달성으로 보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쓸데없이 낙서하고 있고! 핸드폰 하고 있다고 타인의 시간을 함부로 판단하고 잔소리하던 것을 잠시 멈춰서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사람이 쉬고 있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 지나간 시간은 지나가게 해준다. 불필요하게 과한 후회를 하지 않는다. 어쩌면 지나간 시간과 잘 작별하는 것이 나이드는 과정에서 중요한 면인 것 같다. 20대 젊음과 지금을 비교하면서 내가 이랬는데.. 라고 집착할 필요는 없다.
-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한 번 가면 그만이다. 반짝이던 청춘과 젊음을 누리지 못했다면, 지금이 가장 젊은 때이니 즐기자.
- 아이들은 어린 상태에서 찬란한 젊음으로 나가고 있고, 나는 성숙한 어른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 모든 때가 좋은 것 같다.
- 내가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원하는 사람과 만나고, 나를 즐겁게 하는 것들을 할 수 있다. 나이들면서 거절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지혜롭게 결정하게 되면서 시간을 더 잘 보낼 수 있게 되었다.
- 시간 관리를 하려고 하지말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어떤 것에 더 마음을 쓰고 할지 결정하고 해보자. 시간을 너무 강박적으로 사용하려고 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나를 채찍질하거나 자책하지 말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도 좋다.
- 그러면 어때, 그런 때도 있지, 뭐 어때 라고 생각한다.
- 멀리 본다. '미래가 나의 현재를 결정한다.'
- 쓸데없는 시간! 이라는 말은 신중하게 해야할 것 가탇.
- 시간도둑이 되지 말고, 아이의 시간에 욕심도 내지 말자. 자연스럽게 시간은 흘러가야할 것 같다.
- 어려운 시간들도 지나가고, 좋은 시간들도 지나간다. 시간은 지나간다.
- 시간에 어떤 마음과 감정을 담느냐가 삶인 것 같다.
오늘은 시간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는데,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우리 마마쿠쿠에서 자주 강조하는 '오늘을 살자.'라는 이야기가 오늘도 흘러갔던 것 같아요. 오늘이 없이 내일이 없잖아요. 그 시간들, 나와 아이들의 시간, 각자의 시간들을 존중하고 자유롭게, 그리고 무엇보다 다정하게 대해주어요. 특히, 우리 엄마들은 더더욱, 나 자신의 시간을 자연스럽게 흘려주어요. 무엇을 하고 무엇이 되는 것보다 지금 여기 엄마의 존재만으로도 충분하대요. '엄마가 잔소리를 많이 하고, 화를 내도 엄마가 좋아. 엄마니까.' (은수, 6살)